(1) 남을 파괴하는 살인죄

이 계명은 사람을 살해하는 외부적 결과만 금함이 아니다. 이것은 살인의 원인이 되는 심리(미움)부터 저지시키는 명령이다. 하나님은 행동의 결과를 유발시키는 그 내부적 원인을 먼저 문제시하신다. 그러므로 “살인하지 말라”는 이 말씀에는 ‘미워하지 말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으며, 따라서 하나님은 미워함도 살인죄로 간주하신다. 이 사실은 예수님의 계명 해설에서 밝히 나타났다. 그는 말씀하시기를, “옛 사람에게 말한바 살인치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히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고 하셨다(마 5:21–22). 그러므로 율법은 신령한 관찰로 생각되어야 한다(롬 7:14). 사도 요한도 말하기를,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마다 살인하는 자니 살인하는 자마다 영생이 그 속에 거하지 아니하는 것을 너희가 아는 바라”고 하였다(요일 3:15). 이 말씀을 분석하면, 사람이 남을 미워하는 때에 “죽이는 독”(약 3:8)이 그의 온 인격에 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독은 마귀적인 것(창 4:5–7; 요 8:44)이어서 그 자신이 이성(理性)을 잃고 비인간화되어 어두워짐으로 외부적인 살인까지도 문제시하지 않게 된다.

(2) 자아를 파괴하는 살인죄

이것은 자살(自殺)과 낙태(落胎)이다.

(1) 자살의 흉악성.

사람의 죽고 사는 것은 하나님의 권한에 속한 것이고 인간 자신이 주장할 것이 아니다(삼상 2:6; 눅 12:20). 고전 6:19–20 참조. 가룟 유다의 자살을 그 대표 적인 것으로 생각해 볼만하다. 마 27:5; 행 1:18 참조. 성경은 그 죽음을 저주받은 죽음으로 진술하고 있다(행 1:25). 특별히 “제 곳으로” 갔다는 말씀은 가룟 유다가 지옥으로 갔다는 것이다. 크로솨이데(Grosheide)는 여기 “제 곳”(τὸν τόπον τὸν ἴδιον)이란 문구를 “사단의 나라”라고 해석하였다.6그런데 바르트(K. Barth)는 유다가 구원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성경적이 아니다. 그의 말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이런 범죄자(자살한 자)는 하나님의 자비를 저항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비 측에서는 예수에게 나타난 대로는 이런 죄를 저항하여 그것을 패배시켰다.” 7

바르트의 이 같은 말은 예수님의 말씀과 반대된다. 예수님은 가룟 유다가 망하였다고 분명히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곧, “내가 저희와 함께 있을 때에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저희를 보전하와 지키었나이다 그 중에 하나도 멸망치 않고 오직 멸망의 자식뿐이오니”라고 하셨다(요 17:12).

(2) 임신 중절의 참상.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태아를 낙태시키는 것은 죄가 아닌 듯이 잘못 생각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태아도 생명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든지 낙태시키면 안 된다. 더욱이 패륜의 열매로 된 태아를 수술하여 버림은 삼중 죄악(제6, 제7, 제9 계명을 범함)이다. 이와 같은 무서운 죄가 현대 사회에서 문제되지도 않고 있으니, 죄악에 대한 불감증까지 겸한 부패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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