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9세기 경, 엘리사 선지자는 수넴에 사는 부유한 가정의 집을 자주 찾았었습니다. 이 부부의 집은 모레산의 아래쪽 비탈에 있었고, 당대의 국제무역로인 "해안길"(Via Maris)에서 3.3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이 무역로는 지중해변을 따라 연결되는 이집트에서부터 다메섹까지 이어지는 주요한 길이었습니다. 당시 유대에는 중요한 세 개의 무역로가 지나고 있었습니다.
* 세 무역로 : 해안길, 족장의 길(브엘세바-갈릴리호수), 왕의 대로(오늘날 요르단 쪽의 고지대로 연결되는 무역로)
- 바보같은 제자의 삶, 누가복음 6장 27절-36절, 주일예배설교
- 가장 유명한 설교가 선포된 가장 아름다운 교회인 팔복교회, 성지순례
- 가버나움(כפר נחום),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의 본부이자 책망 받은 도시
- 누가복음 7:11-17, 죽은 자를 살리시다 - 오늘의말씀묵상
수넴
엘리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여행을 하지 않았을 때에는, 수넴의 북서쪽으로 약 33km 정도 떨어진 갈멜산(왕상 18:19, 왕하 2:25, 4:25)에 머물렀습니다. 그가 갈멜산을 중심으로하여 이곳 저곳을 여행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다녔을 때, 국제해안도로인 해안길을 따라 여행했습니다. 따라서 수넴은 갈멜산에서 약 하룻길 정도의 거리에 있었을 것이며, 엘리사가 긴 여행의 끝에 휴식을 취하기에는 적합한 장소였습니다.
그래서 엘리사는 정기적으로 여행을 마칠 때마다 수넴의 부부 집에 머물렀으며, 특별히 자신을 위해 만들어 둔 그들의 집 지붕의 방(왕하 4:9-10)에서 쉬었습니다. 엘리사는 그들이 베푼 친절에 대한 응답으로, 자녀를 주실 것임을 예언하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다음해 봄에 이들 부부에게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몇 해가 지나지 않아, 이 아들은 병에 걸려 어머니의 품에서 죽게 됩니다. 이 때 수넴 여인은 하인을 갈멜산의 엘리사에게로 보냈습니다. 엘리사는 단 몇 시간만에 수넴까지 왔으며, 전체적인 시간을 고려해 볼 때 이 아이는 약 24시간 정도 죽은 상태였을 것입니다.
나인성
나인성은 오늘날 '닌' 혹은 '네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작은 마을입니다. 원래 히브리어 이름은 '나임'(pleasant, נעים)이며, 뜻은 "기쁜", "즐거운"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엘리사의 사건 이후 약 800년 후인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역하시던 때에는, 더이상 수넴이라는 마을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학자들에 의하면, 대부분의 수넴성 주민들은 바로 근처의 나인성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수넴성의 여인의 아들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일에 대해, 나인성의 사람들은 기억을 하고 있었을 것이고 대대로 전해 왔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나인성으로 가까이 가셨을 때, 큰 무리가 성에서 나오는 것을 보셨습니다. 하지만 이 큰 무리는 예수님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도시 외곽의 공동묘지로 가는 장례 행렬이었습니다. 그리고 죽은 사람은, 앞서 수넴의 사건과도 같은 한 과부의 외아들이었습니다.
누가복음의 저자인 누가는, 예수님께서 이 과부에 대한 '동정심과 안타까운 마음'(스플랑크니조마이, σπλαγχνίζομαι)을 가지셨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곧 이 소년은 다시 살아나서 자신의 어머니에게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누가복음 7:13, 주께서 과부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울지 말라 하시고
수넴 여인과 나인성 과부의 차이점
수넴 여인은 갈멜산의 엘리사를 데려오기 위하여 하인을 보냈습니다. 반면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이 나인성의 과부에게로 다가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인성의 과부를 불쌍히 여기시고 관에 직접 손을 대심으로써 살려 주셨습니다. 엘리사는 간절한 기도를 통하여 아들을 살렸지만, 예수님은 오직 자신의 능력으로 아들을 살렸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엘리사의 기적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나타나 있지 않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기적에 대한 반응으로는 큰 무리가 하나님을 찬양함으로써 마무리 됩니다. 나인성의 사람들은 과거 수넴에서 엘리사가 죽은 아들을 살리신 것과 같이, 위대한 예언자가 자신들에게 오셔서 죽은 아들을 살리셨다고 놀라했습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예언자의 기적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예언자보다도 더 위대한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정체성을 나타내셨습니다.
나사렛 근처의 나인성
나사렛에서 약 8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나인성은, 마을 중간에 교회가 서 있습니다. 이 교회는 1880년에 프란체스카 수도회에 의해 세워졌으며, 예수님께서 나인성의 과부를 살리신 기적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가도 근처의 다볼산이나 나사렛, 므깃도 등은 방문하여도 나인성은 방문하지 않습니다. 둘러 가는 경로이기에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교회 외에는 더 살펴볼 만한 장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거 엘리사의 이적을 넘어서서, 과부의 아들을 살리신 사건으로서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과 함께 사역을 기념하는 장소임은 분명합니다.
오늘날도 나인성을 방문해 볼 수 있습니다. 이스르엘 평야의 바로 옆에 있는 산의 언덕에 위치한 나인성은 수넴으로 알려진 곳의 바로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근처에는 "아풀라"(Afula, עפולה)라는 사통팔달의 도시가 있습니다. 이곳에 맛있는 식당도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단체 성지순례가 아닌, 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성지순례를 할 때, 충분히 묵상하고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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