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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공부/이스라엘 성지순례

가버나움(כפר נחום),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의 본부이자 책망 받은 도시

by 구약장이 2021.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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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릴리에서 베푸신 예수님의 사역들은, 대부분 가버나움이라는 도시와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었으며, 도시 규모도 컸습니다. 또 베드로의 집이 있었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복음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배경이 되는 가버나움이라는 도시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가버나움(כפר נחום),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의 본부이자 책망 받은 도시

 

 1.  가버나움의 뜻과 주의 긍휼사역

   이스라엘의 북부 지역에 있는 갈릴리 호수의 북서부에 위치한 가버나움은, 주변에 벳세다, 타브가(오병이어기념교회), 베드로수위권교회 등과 가까운 곳에 있는 유적지 중에 한 곳입니다.

   히브리어로는 "크파르 나훔"(כפר נחום)이라고 부릅니다. "크파르"(כפר)라는 말은 "마을, 도시"라는 뜻이며, "나훔"(נחום)이라는 말은 구약의 선지자 이름과도 동일한데 "긍휼, 자비, 위로"라는 뜻입니다. 원래는 "나흐"(נח)라는 단어에서 온 말인데, 나흐의 뜻은 "장례식에서 조문하고 위로하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결국 가버나움, 히브리어로 크파르 나훔은 "자비, 긍휼, 위로의 도시"였으며, 예수님께서 이곳을 갈릴리 사역의 중심지로 삼으신 목적과도 관련 있습니다. 주님의 긍휼 사역-질병 치유, 하나님나라의 전파, 배고픈 자들 먹이심, 소외된 자들을 위로하심, 귀신들린 자들을 고치심-과 마을의 이름이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지는 곳입니다.

 

가버나움(כפר נחום),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의 본부이자 책망 받은 도시
가버나움의 항공사진

 

 2.  가버나움의 역사

   예수님께서 사역 하시던 당시의 가버나움은, 갈릴리 호수(혹은 게네사렛 호수) 주변의 지역들에 있던 주요한 상업적 마을들 중에 하나였습니다. 아마도 이 마을들 중에 가장 큰 곳이었을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추정합니다. 약 1,500여명의 어부들이 살고 있었으며,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를 잡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갈릴리 호수의 풍부한 물고기 뿐 아니라, 이 마을은 당시에 남쪽의 이집트로부터 북쪽의 시리아의 다메섹까지 연결하는 중요한 무역로인 "비아 마리스"(해안길, Via Maris)가 통과하는 위치에 있었던 마을이 가버나움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각종 무역상들을 위한 여관이나 편의 시설들도 풍부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붐비었던 장소였을 것입니다. 오늘날의 가버나움 유적지에도 비아 마리스를 나타내는 흔적의 돌이 남아 있습니다.

   가버나움은 주전 2세기부터 주후 13세기까지 약 1500여년 동안 번성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마을이 급격하게 쇠락하고 1,800년대까지는 조그마한 어촌 마을로 남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유적지로만 남아 있습니다.

   마을 자체가 늦게 형성되었기에 구약 성경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신약 성경에서는 매우 중요한 마을로 등장합니다.

 

가버나움(כפר נחום),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의 본부이자 책망 받은 도시
 그리스 정교회 소속의 가버나움 교회

 

 3.  신약 성경 속의 가버나움

   예수님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고 나사렛에서 자라나셨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도 많은 말씀을 전하셨지만, 특별히 가버나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가버나움을 중심으로 갈릴리 지역을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천국을 가르치셨으며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그래서 가버나움은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의 본부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도시입니다.

   마태복음 4:13에서는 예수님께서 나사렛을 떠나 광야에서 시험을 받으셨고, 그 이후에 갈릴리에 가서 사셨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4:13, 13 나사렛을 떠나 스불론과 납달리 지경 해변에 있는 가버나움에 가서 사시니

   가버나움에서 예수님은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 등의 모든 어부들과 세리 마태를 만나셔서 제자로 부르셨습니다.

 

 4.  현대의 가버나움

   오늘날에는 유적지로 남아 있는 가버나움은, 현재 프란체스카 수도원과 그리스 정교회에서 각각 다른 지역에 기념 교회를 세운 상태입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가면, 그리스 정교회에서 세운 교회는 거의 방문을 하지 않으며, 주로 프란체스카 수도원에서 세운 교회를 방문합니다.

 

가버나움(כפר נחום),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의 본부이자 책망 받은 도시
가버나움의 회당

 

고대 회당

   예수님께서 "나는 생명의 떡이다"(요 6:35)라고 하신 말씀은, 바로 이 가버나움에 있는 회당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요한복음 6:35,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

   지금 남아 있는 회당의 흔적은, 아랫부분에는 검은색의 현무암으로 지어진 회당의 터가 있고, 그 위에 새로운 회당 건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고고학자들에 의하면, 아랫쪽의 검은색 터가 예수님 당시의 회당이라고 합니다(갈릴리 호수 주변은 화산활동으로 생겨난 지형들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같이 검은색 현무암이 많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버나움의 회당에서 정기적으로 복음을 전하셨고(요 6:59, 눅 4:33), 여기에서 귀신 들린 사람을 고치셨으며(막 1:21-27)), 가버나움에서 로마 백부장의 하인을 고치셨습니다. 아마도 이 백부장이 이후에 가버나움 회당을 새로 지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눅 7:3). 또 예수님은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고쳐 주시기도 하셨습니다(눅 8:41-53).

   예수님께서 사역하셨던 시대의 원래의 회당은 지진으로 인해 거의 파괴가 되고 주후 200년대 초기에 새로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이 회당은, 가버나움 지역에서 흔히 발견되는 현무암이 아닌 흰색 대리석으로 지어졌다는 것을 오늘날에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에는 아직도 회당을 짓는데 후원한 사람들을 기리는 헬라어와 아람어로 쓰여진 비문이 있으며, 곳곳에 각종 회당 조각과 파편들을 볼 수 있습니다.

 

가버나움(כפר נחום),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의 본부이자 책망 받은 도시
가버나움의 집터들과 베드로기념교회

 

베드로의 집터와 베드로기념교회

   고고학자들은 벳세다 출신의 베드로가 이곳 가버나움에서 옮겨와 살았다라고 추정하는 초기 기독교인의 집터를 발견하게 됩니다. 실제로 예수님은 베드로의 장모의 열병을 이곳 가버나움에서 고쳐 주셨으며(마 8:14-16), 베드로의 가족들은 가버나움에서 사는 동안 이 집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집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붕을 뜯고 침상채 달아 내린 중풍병자를 고쳐 주신 집으로 추정됩니다(눅 5:19). 이후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후에는, 이 집이 예배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계속적인 건축을 함으로써, 실제로 가버나움의 다른 집들과는 구분이 되는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주후 5세기 경에는, 성지 유적 보존 차원에서 이 집터의 외곽에 팔각형의 교회가 세워졌으며, 여러 돌에서 헬라어, 아르메니아어, 에스트랑글로, 라틴어 등의 글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지금은 이 집터 위에 프란체스코 수도회에서 베드로기념교회를 세워 둔 상태이며, 교회에 들어가면, 가운데에 유리로 된 부분을 통하여 아래쪽에 있는 고대의 교회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가버나움에서 예수님께서 많은 기적과 말씀을 보여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이 마을의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여 결국 저주를 받게 됩니다.

마태복음 11:23, 가버나움아 네가 하늘에까지 높아지겠느냐 음부에까지 낮아지리라 네게 행한 모든 권능을 소돔에서 행하였더라면 그 성이 오늘까지 있었으리라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하여 막혔지만, 과거에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가면 반드시 들르는 장소가 가버나움이었습니다. 가버나움을 가는 길에 베드로물고기로 점심 식사도 하고, 가버나움을 순례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오병이어의 기적이 있었던 타브가,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베드로수위권교회까지 걸어서 순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차를 타고 언덕위에 있는 팔복교회까지 순례하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버나움에 가면, 2천년 전 우리 주 예수께서 직접 걸어 다니셨던 그 길과 그분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빨리 모든 복잡한 일들이 마무리되어, 우리 주님께서 발로 밟으셨던 그 땅을 다시 밟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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