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연못에서 있었던 기적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찬양인 "어두운 밤에 캄캄한 밤에"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날 이스라엘 성지순례 여정 중에는, 최근에 발굴된 "다윗의 도시"의 하부에 있는 여부스 산성 옆의 히스기야 터널을 차가운 물을 밟으며 지나면 나오는 빛의 장소로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감격적인 곳입니다.
540m 정도 길이의 빛 하나 없는 캄캄한 히스기야 터널을,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벽을 더듬으면서 지나갈 때는 마치 나도 앞을 못 보는 사람처럼 어색하고 불편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터널의 막바지에는 저 멀리서 희미한 빛이 보이기 시작하며 터널 벽면과 천장, 그리고 바닥을 흐르는 물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눈을 뜨게 된 것이지요. 정말 감격적입니다. 이 캄캄한 터널 안에서 부르는 찬양이 "어두운 밤에 캄캄한 밤에", 즉 "실로암"이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고고학적으로 밝혀진 실로암은 어떤 곳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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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암 연못은 오랜 세월 동안 기독교인들의 성지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심지어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상태임에도 말입니다. 요한복음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맹인을 고치셨던 장소가 '실로암 연못'이었습니다(요 9:1-11).
요한복음 9:7, 이르시되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 하시니 (실로암은 번역하면 보냄을 받았다는 뜻이라) 이에 가서 씻고 밝은 눈으로 왔더라
전통적으로는, 그리스도인들이 성지순례하던 당시의 실로암 연못에는 연못과 비잔틴 시대의 왕후였던 '유도시아'(주후 400-460년)가 신약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의 기적을 기념하기 위하여 세운 교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6월까지는 예수님께서 기적을 행하시던 시대의 진짜 실로암 연못의 위치는 의문에 쌓여 있었습니다.
흔히 '다윗의 도시'라고 불리는 예루살렘의 성전산(Temple Mount)의 남쪽 끝 부분의 발굴지에 대형 수도 공급용 파이프를 수리하던 중에, 고고학자 론니 라이크와 엘리 슈크론이 아주 오래된 두 개의 돌 계단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 심도있게 연구한 결과, 그 두 돌 계단이 사실은 2차 성전 시대, 즉 예수님께서 사역하시던 당시의 연못을 기념하는 건물의 일부분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두 고고학자들이 발견한 연못의 구조물은 길이가 약 68.5m 정도이며 각 모서리는 90도보다 더 크게 깍여져 있었으며 사다리꼴 모양이었고, 기드론 골짜기를 향해 나 있었습니다.
실로암 연못은 왕의 정원으로 알려진 고대 '다윗의 도시'의 근처에 있으며 5세기 경에 건축되었던 교회의 흔적으로부터 남동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의 성지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사역하시던 시대에 실로암 연못은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을까요? 이 연못의 물은 기드론 골짜기에 위치한 '기혼 샘'으로부터 공급되기 때문에, 정결예식을 행하기 위한 목욕탕인 '미크베'로 사용되기에 아주 적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 성의 주민들에게 신선한 물을 공급하는 아주 중요한 근원이기도 하였습니다(또 다른 물 공급 연못은 베데스다 연못임). 일부 학자들은 실로암 연못이 로마 시대의 양식으로 지어진 수영장으로 사용된 연못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실로암 연못의 원래 목적이 무엇이든지간에, 이 곳은 예수님께서 맹인을 고치신 장소로써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그리고 성경적 고고학의 분야에 있어서는 성경의 기사가 사실임을 증거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성지에 있는 많은 장소들과 마찬가지로, 실로암 연못의 기원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시기 적어도 700여년 전의 역사적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주전 8세기 후반의 왕이었던 남유다의 히스기야 왕은 앗수르 제국의 산헤립에 의해 예루살렘이 포위 당할 것을 예상하였습니다.
포위 당할 동안에 예루살렘 성의 식수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히스기야는 전략적인 토목 공사 계획을 세웠는데, 그 계획은 남유다의 전 시대를 통틀어 매우 획기적이고 기념비적인 것이었습니다. 히스기야는 성벽 바깥에 위치한 기혼 샘으로부터 물을 끌어 오기 위하여 다윗의 도시 아래에 약 540m 길이의 지하 터널을 파도록 명령하였으며, 이 터널의 물을 모으는 연못을 만들도록 하였습니다. 몇 년의 시간이 흘러, 히스기야 터널은 예루살렘 성에 신선한 물을 공급하는 주요 식수 통로가 되었으며 수세기 동안에 다른 연못들을 이 곳에 파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여러 연못들 중에 하나가 2차 성전 시대에 예수님께서 맹인을 고치셨던 실로암이었습니다.
실로암 연못은 이사야 8:6에서는 '실로아(실로아흐, שִׁלֹחַ) 연못'으로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이사야 8:6, 이 백성이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을 버리고 르신과 르말리야의 아들을 기뻐하느니라
그리고 이 연못은 이스라엘의 메시아를 위한 중요한 장소였습니다. "실로암"(실로암, Σιλωάμ)이라는 말의 뜻은 "보내었다"는 뜻입니다. 실로암 연못에 대한 여러 랍비들의 전승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메시아의 연못"이라는 전승입니다. 실제로 이 연못은 왕들과 제사장들이 사용하였으며 메시아이신 예수님에 의해 사용되었습니다.
중기 청동기 시대인 고대 이스라엘의 시대이자 고대 가나안 시대 동안에는, 기혼샘으로부터 오늘날 실로암 연못이 있는 곳까지 여러 수로들이 만들어져서 물을 공급하였습니다. 이 연못은 또한 다윗왕이 자신의 정원들을 만들었던 장소들 중에 하나인 것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이 연못의 물은 매우 깨끗한 샘물이었으며 이 지역의 유일한 샘물로 이루어진 연못이었습니다. 그래서 흔히 생명의 강으로 표현되기도 하였습니다.
시편 46:4, 한 시내가 있어 나뉘어 흘러 하나님의 성 곧 지존하신 이의 성소를 기쁘게 하도다
히스기야 왕은 "히스기야 터널"로 알려진 새로운 지하 터널을 통하여 기혼샘의 물을 실로암 연못까지 공급하였습니다. 그는 아마도 주전 8세기 경에 이 터널을 재건하였을 것입니다(왕하 20:20). 이틀에 한번씩 물이 흐르는 간헐샘이었던 기혼샘은 예루살렘의 동쪽면에 위치해 있는데, 이 샘은 성 밖에 있었고 기드론 골짜기쪽의 비탈길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실로암 연못의 원래 모습은 약 16미터의 길이에 5.5미터의 넓이, 그리고 6미터 정도의 깊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분적으로는 바위를 깎아서 만들어지고 또 일부분은 석조 건축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주전 586년, 예루살렘은 바벨론 제국에 의해 파괴되었으며 70년 뒤에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으로 다시 돌아왔고 이 때 실로암 연못을 재건하였습니다.
느헤미야 3:15, 샘문은 미스바 지방을 다스리는 골호세의 아들 살룬이 중수하여 문을 세우고 덮었으며 문짝을 달고 자물쇠와 빗장을 갖추고 또 왕의 동산 근처 셀라(실로아흐, שִׁלֹחַ) 못 가의 성벽을 중수하여 다윗 성에서 내려오는 층계까지 이르렀고
실로암 연못은 예수님께서 맹인을 고치시기 훨씬 이전부터 예루살렘에 신선한 물을 공급하던 중요한 연못이었습니다. 북쪽 지역에는 베데스다 연못이, 남쪽 지역에는 실로암 연못이 예루살렘의 식수를 담당했었습니다. 이처럼 예루살렘 주민들의 생명과 연결된 중요한 연못에서, 예수님께서는 한 맹인에게 빛을 비춰 주셨습니다. 그리고 영혼의 생명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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