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는 매일성경 본문이 사사기로 바뀌게 됩니다. 사사기 말씀 묵상에 앞서서, 사사기에 대한 전반적인 서론을 살펴보는 가운데, 사사들에 대한 성경의 적나라한 평가와 핵심주제 그리고 구원사 등을 요약한 내용을 ESV 성경에서 발췌했습니다.
사사기 서론 (2)
사사들에 대한 평가
사사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두 사람들도 미덕의 본보기를 보인 인물들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서, 처음에 기드온은 바알 제단을 허물고, 또한 그 곁에 서 있던 아세라 상을 찍어 버리는 등 용맹스러운 행동을 보입니다. 그 이후에 기드온은 하나님의 명령이 그대로 실현된다는 것에 대해서 표적을 보여 달라고 졸라 댔습니다(6:36~40). 이것은 기드온이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거나, 또는 적어도 두려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가리켜 줍니다. 생애의 마지막 시기에, 기드온은 에봇을 만들었습니다. 그 에봇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우상 숭배의 대상으로 악용되었습니다. 따라서 그 에봇은 기드온 자신과 기드온의 집안, 나아가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올무가 되었습니다(8:24~27). 삼손은 나실인 서약과 관련된 주요한 금지 사항들을 모두 위반했습니다(13:7. 참조, 민 6:1~21). 먼저 삼손은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를 마셨습니다(14:10). (이 구절에서 히브리어 명사 מישתה '미쉬테'는 특별히 술을 마시는 잔치를 뜻합니다). 또한 짐승과 사람의 시체에 접촉했습니다(예, 14:8~9, 19, 15:15). 그리고 스스로 빌미를 제공해 주어, 블레셋 사람들이 자기의 머리털을 자르게 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16:17~19). 뿐만 아니라, 여호와를 믿지 않는 블레셋 여인과 결혼했습니다(14:1~20). 나아가 적어도 두 명의 다른 블레셋 여인들과 성적인 관계를 가졌습니다(16:1, 4).
대체로 사사기는 사사들이 자신들의 사역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이 진정으로 회개하고, 또한 이방 신들을 버리도록 이끌었다고 묘사하지 않습니다. 분명히 사사들은 나중에 남유다 왕국에서 몇몇의 왕들이 여러 가지 개혁 조치를 취했던 것 같은 행동을 보여 주지 못했습니다. 사사들 가운데 오직 기드온 한 사람만이 단지 사역 초기에 이와 같은 노선에 가장 가까운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6:25~32). 그러나 생애의 마지막 무렵에, 기드온은 이와 같은 행위와는 정반대되는 방향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었습니다(8:24~27).
사사기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는 달리, 신약 성경에서는 기드온과 삼손 및 다른 사사들에 대해서 다소 이상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다윗과 사무엘과 선지자들과 더불어, 기드온과 바락과 삼손과 입다를 언급합니다(히 11:32). 곧 “그들은 믿음으로 나라들을 이기기도 하며 의를 행하기도 하며 약속을 받기도 하며 사자들의 입을 막기도”(히 11:33) 했다고 소개합니다. 사실상 히브리서에서 믿음의 영웅들로 언급되는 이 사사들은 믿음을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자신들의 신앙과 행위를 통해서 그들이 항상 일관되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때때로) 사사들은 자신들의 믿음을 입증해 주었습니다. 곧 그들과 그들의 믿음을 사용하셔서, 하나님은 나라들을 정복하셨습니다. 하지만 사사기는 사사들이 지닌 성품의 다른 측면들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사사기는 그 당시 대부분의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와를 저버리고, 그 대신 가나안 사람들의 풍습을 따르는 삶을 살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사사들이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영적인 상태를 항상 개선시킨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사사들의 책임만은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의 이스라엘 백성은 진정으로 회개하는 모습과 삶을 보여 주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은 경건한 지도자가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 일조를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여러 가지 결점을 지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사들은 때때로 영웅적으로 행동했습니다. 사사기는 사사들의 업적을 과장하거나 미화시키지 않습니다. 사사기의 이야기들은 사사들 개인에 대해서 다루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사들의 역할은 주로 하나님의 백성에게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와 신실을 베푸는 데 도구로 쓰임을 받는 것입니다. 주로 이방 민족들의 군대와 싸워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는 것을 통해서, 사사들은 자신들의 그와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는 일에 쓰임을 받는 하나님의 모든 종들은 각자 결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여러 가지 취약점을 지니고 있던 사사들도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 사용하셨습니다. 곧 불순종과 배교 행위가 지배하던 사사 시대의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자기의 계획을 이루어 가셨습니다. 인간의 실수에 의해서, 하나님은 결코 방해받지 않으십니다.
핵심 주제
이스라엘의 배교 행위
이스라엘 백성은 지속적인 배교 행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서 자신들의 존속을 위협받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을 모두 정복하지 못했습니다(1장). 여호와는 이스라엘 백성의 불순종과 약속의 땅을 온전히 정복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그들을 책망하셨습니다(2:1~3, 20~22).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으로부터 다른 나라로 포로로 사로잡혀 가는 날이 올 것입니다(18:30).
이스라엘의 부정적 모습
사사기에서 이스라엘은 대체로 부정적인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종종 이방 민족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또한 이스라엘 공동체에는 무질서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지속적으로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끊임없이 언약을 어겼습니다. 그리고 가나안의 우상들을 숭배하며,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했습니다(2:3, 11~13, 17, 19, 3:6, 7, 12, 4:1, 6:1, 10, 8:24~27, 33, 10:6, 13:1, 17:6, 21:25). 따라서 그들은 자신들이 뿌린 죄악의 쓴 열매를 계속해서 거두어야 했습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저버렸지만, 반면에 하나님은 자기의 신실함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끊임없이 여호와에 대한 신앙을 버렸지만, 하나님은 지속적으로 그들을 대적들에게서 구원해 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공로나 회개에 근거해서, 하나님이 구원을 베푸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그들을 불쌍히 여기셔서 자비를 베푸시며 (2:16, 18), 또한 아브라함과 아브라함의 자손에게 약속하신 것을 지키셨기 때문입니다(신 6:10~11. 참조, 창 12:7, 15:7, 18~21, 26:2~3, 35:12).
사사들의 연약함
사사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반복해서 배교 행위를 하는 것을 거의 막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사사들은 자신들의 그릇된 행위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이 그와 같은 행위를 하도록 부추겼습니다. 사사들 가운데 주요 인물들인 기드온(8:24~27)과 입다(11:30~31, 34~40)와 삼손(14~16장)도 스스로 심각하고 중대한 죄를 범했습니다. 오직 여자 사사인 드보라만이 훌륭한 모범을 보여 주었습니다(4~5장).
경건한 왕의 필요성
여호와의 목전에서 올바른 길로 인도받기 위해서,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참조, 17:6, 21:25) 지도자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을 신실하게 의지하는 경건한 왕이 필요했습니다. 처음부터 하나님은 장차 이스라엘 자손에게서 왕들이 나올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창 17:6, 16, 35:11, 49:10). 또한 경건한 왕은 어떤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시하셨습니다(신 17:14~20). 사사기는 경건한 왕이 없던 상황에서, 어떻게 이스라엘 백성이 영적인 무질서와 배교 행위에 빠졌는지 보여 줍니다.
구원사 요약
하나님이 주신 약속의 땅에서 언약을 신실하게 지키는 것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은 자신들이 받은 사명을 성취해야 했습니다. 여호수아는 자신이 죽기 이전에 이스라엘 백성이 이와 같이 행하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에게 성공은 자동적으로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신실한 지도자를 의지하고 따라야 했습니다. 하지만 사사 시대에 대체로 그들에게는 신실하고 경건한 지도자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사사들조차도 이상적인 지도자의 표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사사들을 사용하셔서, 자기의 백성을 보호하시고, 때로는 꾸짖으셨습니다. 또한 사사들의 신앙과 삶을 통해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신실한 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셨습니다(참조, 삼상 1~2장).
문예적 특징
사사기의 형식은 개별적인 '영웅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사사기는 사사들이 통치하고 활동하던 특정한 시기의 이스라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창세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사들은 선한 행위뿐만 아니라, 악한 행위를 보여 주기도 합니다. 사사기에서 사사들은 본받아야 할 이상적인 인물로 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한결같이 부정적인 모습으로만 묘사되지는 않습니다. 영웅에 대한 이야기들과 더불어, 사사기는 사사들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을 언급하는 짧은 단락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락들은 그들의 신상에 대해서 자세하게 소개하지는 않습니다. 한편 잘 알려진 드보라의 노래(5장)는 시로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삼손에 대한 이야기(13~16장)는 어떤 사람의 비극적인 생애를 다루는 문학에 견줄 수 있습니다.
사사기 2:11~23에서 제시되는 형식은 다음과 같이 사사기의 기본적인 줄거리를 소개해 줍니다.
-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악을 행합니다.
- 그래서 하나님은 주변의 이방 민족(국가)이 이스라엘을 정복하고 괴롭히는 것을 허락하십니다.
- 그러자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을 구원해 달라고 하나님에게 부르짖습니다.
- 그러면 하나님은 사사를 보내셔서, 그들을 구원해 주십니다.
- 그리고 이 네가지는 반복적 또는 순환적으로 계속해서 되풀이됩니다.
이와 같은 반복적(순환적)인 형식 이외에도, 사사기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플롯에 따라서 구성되어 있다. 사사기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지 않고, 하나님에게서 멀어져 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에 대한 긴 이야기 안에는 사사들의 영웅적인 업적을 기리는 (짧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비록 사사들이 심각한 결점을 지니고 있었지만, 이 사사들 가운데 네 명은 히브리서에서 믿음의 영웅들을 소개하는 부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참조, 히 11장).
사사기는 그 당시의 상황과 사건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합니다. 왜냐하면 사사기는 삶의 부도덕하고 추악한 측면을 간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사기를 읽으면서, 독자들은 폭력, 성적인 타락, 우상 숭배 및 권력의 남용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에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독자들은 사사기의 이야기에서 신체를 손상시키고 절단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끔찍한 장면도 마주치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악한 행위와 관련해서, 사실상 사사기는 대단히 사악하고 추악한 모습을 그려 줍니다. 사사기는 하나님을 저버린 인간의 본성과 삶에 대해서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밝히기 위해 그와 같은 것을 빠트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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