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설교는 오늘의 매일성경 묵상 본문인 시편 116:12-117:2 말씀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우리의 감사와 그 감사가 하나님 나라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다룹니다. 하나님의 구원하심에 대한 개인의 감사가 어떻게 공동체적 예배가 되고, 나아가 모든 민족이 함께하는 보편적 예배로 발전하는지를 살펴봅니다.
시편 116편 12절-117편 2절, 주님의 은혜, 우리의 감사,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
서론
우리는 삶 속에서 수많은 은혜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 은혜의 크기가 너무나 커서 어떻게 감사를 표현해야 할지 망설이게 됩니다. 시편 기자는 죽음의 위험에서 구원받은 후 "내가 주께 받은 모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까?"라는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이는 마치 구약의 야곱이 밧단아람에서 20년간의 도피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나님의 은혜를 되새기며 드린 기도와 닮아 있습니다. 야곱은 "내가 내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나이다"(창세기 32:10)라고 고백하며, 자신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인정하고 그 은혜에 합당한 감사를 드리고자 했습니다.
본론
시편 기자의 고민은 단순한 감사 이상의 깊은 신학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구원하심과 그에 대한 우리의 응답, 나아가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우리의 예배와 섬김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보여줍니다. 특별히 본문은 개인적 감사가 어떻게 공동체적 예배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 모든 민족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보편적 예배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는 이 본문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우리의 감사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감사가 어떻게 하나님 나라의 확장으로 이어지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본론 1 : 유한한 인간의 무한한 감사 - '아쉬브'(אָשִׁיב)의 신학적 의미
본문에 나타난 핵심적 갈등은 "내가 주께 받은 모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까?"(시편 116:12)라는 구절에서 드러납니다. 여기서 '보답하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 '아쉬브'(אָשִׁיב)는 '돌려드리다', '되돌아가다'라는 의미를 가진 '슈브'(שׁוּב)의 활용형입니다. 이 단어는 단순히 물질적 보답을 넘어서는 깊은 신학적 의미를 내포합니다. 이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언약적 신실함으로의 회귀를 의미합니다.
시편 기자는 죽음의 위험에서 구원받은 큰 은혜를 경험했지만, 그에 걸맞은 보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고뇌합니다. 이는 단순히 감사 예물의 크기나 형태에 대한 고민이 아닙니다. 절대적이고 완전한 하나님의 구원과 은혜 앞에서 유한하고 불완전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실존적 고뇌입니다. 특히 시편 기자는 자신이 하나님의 종이며, 하나님의 여종의 아들이라고 고백합니다. 이는 자신의 전 존재가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미 하나님의 것인 자신이 하나님께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요? 이것이 시편 기자의 깊은 고민이었습니다.
본론 2 : 현대인의 은혜 갚음 딜레마 - 성공과 신앙의 균형
이러한 갈등은 오늘날 우리의 삶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크리스천들이 직장이나 사회에서 받은 축복과 은혜를 어떻게 하나님께 돌려드릴 것인가의 문제로 고민할 때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성공적인 직장생활로 물질적 축복을 받은 크리스천이 그 축복을 어떻게 하나님께 돌려드릴지, 단순히 십일조나 헌금의 형태로만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더 근본적인 삶의 변화와 헌신이 필요한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는 특히 현대 사회에서 더욱 복잡한 문제가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받은 은사와 재능으로 세상에서 성공을 이루지만, 그 성공이 때로는 우리를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예배와 기도의 시간이 줄어들고, 물질적 풍요로움이 영적 풍요로움을 대체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시편 기자처럼 "내가 주께 받은 모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까?"라는 질문 앞에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이는 시편 기자의 고민과 본질적으로 같은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하심과 해결하심
본문에서 하나님은 이러한 갈등을 예배의 자리로 인도하심으로써 해결하십니다. "내가 여호와의 모든 백성 앞에서 나의 서원을 여호와께 갚으리로다"(시편 116:14)라는 구절에서 보듯이, 하나님은 개인적 감사를 넘어 공동체적 예배로 인도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불완전한 감사조차도 받으시고, 그것을 통해 더 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이루어 가십니다.
결론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은혜 갚음의 갈등을 해결하는 길은 공동체적 예배와 선교적 섬김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개인적 감사를 공동체적 예배로, 나아가 모든 민족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선교적 차원으로 확장시키십니다. 이것이 바로 시편 117편이 모든 민족에게 여호와를 찬양하라고 선포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이제 구체적인 결단이 필요합니다. 첫째, 우리가 받은 은혜를 매일 기억하고 감사일기를 작성하며 그것을 예배의 제목으로 삼아야 합니다. 둘째, 우리의 감사를 교회 공동체와 나누고, 서로의 감사가 함께 어우러져 더 큰 찬양이 되게 해야 합니다. 셋째, 우리의 감사를 선교적 섬김으로 표현하여, 아직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웃들이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가장 적절한 응답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작은 감사가 모여 교회 공동체를 세우고, 그 교회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며, 마침내 모든 민족이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감사의 제사를 계속 드려야 할 것입니다.
함께 하는 기도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우리에게 구원의 은혜를 베풀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작은 감사가 교회 공동체를 통해 더 큰 찬양이 되게 하시고, 그 찬양이 모든 민족에게 전해져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게 하옵소서. 우리의 삶이 감사의 예배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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