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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공부/성경 사전

출애굽기 20장 1절-17절 '열 개의 말씀들'(십계명)에 관한 3가지 질문들, 성경사전

by OTFreak 2021.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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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말하는 '십계명'에 대하여 특별한 의문점을 가지지 않고 성경을 읽어 갈 수도 있겠지만, 의문점을 가지고 바라본다면 계속해서 질문들이 생겨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출애굽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해방되는 이야기인데 그 속에 '십계명'(열 개의 말씀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전체 흐름에 맞지 않아 인위적으로 삽입된 것처럼 보입니다. 또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숫자 '7'이나 '12' 혹은 '40' 등은 의미가 있게 사용되는데 반해 "10"이라는 숫자는 생소한 것이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열 개의 계명들'(십계명)이 과연 이스라엘 백성들의 종교 생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간략하게 요약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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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20장 1절-17절, 열 개의 말씀들(아쎄렛 드바림, עשרת דברים, 십계명)


  십계명은 히브리어 성경에 '아쎄렛 드바림'(עשרת דברים)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히브리어 '에세르'(עשר)는 숫자 "10"을 의미하며 '아쎄렛'은 그 연계형입니다. 그리고 '드바림'(דברים)은 말씀을 뜻하는 히브리어 단어인 '다바르'(דבר)의 '복수형'입니다. 그래서 아쎄렛 드바림을 직역한다면 "열 개의 말씀들"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 구절은 모세오경 즉 토라의 핵심이자 구약성경 전체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열 개의 말씀들" 즉 십계명은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여 하나님의 성품을 나타내는 내용들의 시작이자 핵심 구절입니다. 열 개의 말씀들(십계명)을 중심으로 "언약"에 관한 조항들을 21장-23장까지 묶을 수 있습니다.

 

1. '열 개의 말씀들'(십계명)과 출애굽기의 관계는 무엇일까?

   이스라엘의 법률 조항들은 오래 전부터 "명령형"과 "조건형"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명령형" 법률 조항들은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절대적인 조항들입니다. 그리고 "조건형" 법률 조항들은 '만약에' 혹은 '~할 때'라는 단서가 반드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건형" 법률 조항의 경우에는 이스라엘 외의 고대 근동의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법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법률의 경우에는, 최초의 판례나 결정된 원칙이 이후의 판결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눈을 상하게 한 자는 자신의 눈도 상하게 해야 한다'라는 법률과 같습니다. 정해진 원칙은 이후에는 법률 조항과 같은 영향력을 가지게 되어, 비슷한 사례의 경우에 비슷한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외의 고대 근동 지역에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명령형"의 법률 조항은, 명령의 이유를 밝히지 않고 예외나 다른 주장들을 허용하지 않는 매우 엄격한 '사막법'(desert law)입니다. 그러므로 열 개의 말씀들은 원래 완전한 설명은 없이 단순하게 "하지 말라"와 "하라" 등의 문구로 쓰여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일부의 극단적인 비평주의 학자들은 이야기의 흐름을 끊고 시내산 신학과 그 이후의 언약 수립의 과정을 삽입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출애굽의 역사와 시내산 신학과 계명의 수립이 출애굽기 전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건들인 것은 분명합니다. 출애굽기는 하나님께서 출애굽의 역사와 계명들을 통하여 자신을 정확하게 드러내시는 과정에 대한 성경입니다. 특히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언약은, 위대한 왕이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신하로 받아 들이는 "종주권 조약"에 따른 용어들이 나타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또 열 개의 말씀들은 애굽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출애굽기 전체 주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출애굽기 20장 2절의 '열 개의 말씀들'(십계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인다면, 이 구절들 전체는 구원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구원을 명령하실 권리를 가지고 계신 이유는 하나님께 보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시기 때문입니다.

 

2. 왜 하필 말씀들이 "열 개"가 되었을까?

   "열 개의 말씀들"(십계명)의 번호를 매기는 문제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특별히 숫자 "10"에 맞추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대부분의 인류 문명들에서는 '십진법'이 보편적이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인간의 손가락이 10개라는 의미에서 숫자를 세기 쉽도록 하기 위해 "열 개"로 말씀들을 요약했다고 하는 소수의 주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히브리인들에게 있어서 숫자 "10"이 특별한 거룩함이나 중요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실 초기 히브리인들에게 있어서는 숫자 "10"보다는 "12"가 더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의 삶의 근간인 지파가 12개였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따라서, "10"이 히브리인들에게 중요한 숫자였다면, 12지파 자체가 매우 독창적인 체제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정확하게 왜 하필 열 개의 말씀들(십계명)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3. 이스라엘 종교 생활 속에서 차지하는 '열 개의 말씀들'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그렇다면 과연 이스라엘의 체계적인 종교생활에 있어서 "열 개의 말씀들"(십계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해마다 지켜야 하는 중요한 유월절 행사는 분명히 성경에 기록되어 있고, 하나님께서도 반드시 지키라고 명령을 하셨습니다. 구약 성경에서는 유월절을 지키는가에 따라 왕을 평가하기도 하였습니다.

   유월절과는 달리, 열 개의 말씀들은 과연 언제 낭송이 되었을까요? 분명히 암송에 적합한 형태로 편집이 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이스라엘이 매년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언약"을 갱신하는 절기인 유월절을 지켰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그 언약의 조건으로 주어진 "열 개의 말씀들"(십계명)이 당연히 낭송되었다고 보는 것이 적합할 것입니다.

   가나안 정복 후 세겜에서의 언약 갱신(수 8:30-35)이나 여호수아가 죽기 직전 세겜에서 행했던 언약 갱신(수 24장) 그리고 후기 왕들의 통치 하에서 있었던 언약 갱신(왕하 23:1-3)의 경우에 열 개의 말씀들(십계명) 낭독은 필수적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같은 언약 갱신의 자리나 국가적인 절기 행사에서만 열 개의 말씀들이 낭송되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모든 이스라엘 민족들이 언제든지 이 열 개의 말씀들을 삶의 자리에서 낭송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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