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서는 수신자나 회중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아 종종 ‘범교회적 서신’ (Catholic Letter)으로 불린다. 특정한 청중을 언급하는 바울 서신과는 달리, 야고보서와 같은 범교회적 서신들은 적용 면에 있어 보다 일반적인 반면 저자, 연대 그리고 첫 수신자들에 관한 것은 정확히 알 수 없다. 이 서신들은 일찍부터 여러 종파 안에서 사용되어 왔다. 후에 나온 저작들 가운데 발견되는 인용문들은 이 서신들이 이른 시기부터 널리 인정받는 권위 있는 문서들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야고보는 누구인가?
야고보서는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 야고보”라고 저자에 대하여 설명한다(약 1:1). 저자 자신이 더 이상의 묘사나 추가적 진술을 하지 않음을 통해 그가 당시 잘 알려진 인물이었고 교회 안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사람이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복음서에서는 야고보라는 이름을 가진, 예수님과 관련된 네 사람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세베대의 아들이며 요한의 형제인 야고보(마 10:2),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마 10:3), 마리아와 글로바의 아들들 가운데 손아래인 야고보(막 15:40; 16:1; 요 19:25) 그리고 예수님의 형제 야고보가(막 6:3) 있었다. 교회의 전승은 이 서신을 예수님의 형제 야고보가 쓴 것으로 보는데 무게를 두었다. 아마도 이것은 저자 자신이 개인적인 추가 진술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야고보서는 기록될 당시의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당시 사람들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는다. 단지 저자 자신의 이름과 아브라함(약 2:21, 23), 이삭(2:21), 라합(2:25), 욥(5:11), 엘리야(5:17-18) 같은 구약의 존경받는 인물들과 익명의 '주의 이름으로 말한 선지자들'만(5:10) 소개할 뿐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명백하게 언급하는 곳은 거의 없는 반면(1:1; 2:1) '주' 라는 호칭은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이 호칭은 때로 하나님께 대한 언급과 함께 사용되며(4:10; 5:4, 10-11), 때로 예수님께 대한 언급과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1:1, 12;2:1; 5:7-8, 14). 야고보서는 다분히 유대적 배경을 갖고 있으나 본질적으로 기독교적이며, 유대인 그리스도인들과 이방 그리스도인 모두를 향해 호소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를 분명히 나타낸다. 저자는 개인의 영적 발전과 함께 생명력 있는 회중들의 삶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예루살렘 교회에서 야고보가 차지하고 있는 지도자적 위치는 그의 권위있는 저작 태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에 변화된(고전 15:7은 우리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야고보에게 나타나셨다고 전해 준다) 야고보는 사도행전이 보여 주는 바와 같이(행 12:17; 15:13-21) 당시 초대교회 안에서 상당히 책임 있는 위치에 올랐다. 갈라디아서 2:9은 야고보, 베드로 그리고 요한을 '기둥' 같은 지도자로 묘사하고 있다. 이 야고보는 AD 62년에 죽었는데 산헤드린 공회 회원들의 음모에 의해 희생되었다. 저자는 구약 사상과 지혜 문서들 그리고 예수님의 교훈 전승에 대해 수준 높은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약 3:1). 이 서신의 많은 교훈들은 산상수훈에 소개하는 것과 같은 예수님의 교훈 전승과 직접적인 병행 관계를 이루거나 그것에 대하여 언급한다(예를 들어, 약 1:2 / 마 5:11-12; 눅 6:22-23. 약 1:4 / 마 5:48, 약 1:5 / 마 7:7, 약 1:17 / 마 7:11, 약 1:22 / 마 7:24).
야고보서의 저자는 기독교적 신앙과 삶에 모두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 그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단지 듣기만 하는 자가 아니라 말씀을 행하는 자'(1:22)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을(약 1:27) 나타내는 삶을 통해 완전한 헌신을 강조한다.
기독교적인 삶의 규칙
세 편의 짧은 설교를 중심으로 구성된(2:1-13; 2:14-26; 3:1-12) 야고보서는 그리스도인의 최상의 삶의 모습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한 규칙(rules)들을 언급하고 있기에 외관상으로는 불연속적인 주제들을 연속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주제들은 유혹에 대한 적절한 이해와 신속한 대처(1:1, 12-14), 행함이 있는 믿음의 필수 불가결성(1:3, 6; 2:14, 17-18, 20, 22, 24 26; 5:15), 경건한 지혜에 대한 의존(1:5; 3:13, 15, 17), 인내의 필요성(5:7-8, 10-11) 그리고 기도(5:13-18)에 대한 것들이다.
서신의 나머지 부분은 지혜의 말, 분명한 주장 그리고 권면으로 채워져 있다. 많은 권면들이 명령형으로 강하게 표현되고 있으나 실제로 이 서신은 감동적인 교훈과 격려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동기 유발과 기대감을 자극하기 위해 '주의 재림' 에 대한 약속을 거론하면서 전심으로 의로운 삶을 살 것을 강조한다.
야고보서는 성도 간의 교제에서 사회적 계층 간의 파벌 조성을 피하라고 모든 사람에게 강력하게 호소한다(1:9-11; 2:1-9). 또한 사회적 계층이 신자들 상호간에 관계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거나 그것을 결정하는 요소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야고보는 부자들에게 권위주의적 태도를 지양하고 모든 신자를 동등하게 여기라고 주장한다. 또한 '교회'의 장로들은 (5:14)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 돌봄을 실천하는 자로서 도움을 베푸는 직분임을 강조한다. 야고보서는 이러한 교제와 나눔의 규칙을 따르는 삶을 살도록 권면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이 서신은 신자들에게 기독교적 신앙의 삶을 위한 교훈적 통찰들을 제공하며 이러한 삶을 내면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교적 짧은 서신이라 할지라도 야고보서는 얇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이 서신은 듣고 행할 것에 대한 그리고 아는 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1:22-25) 학습서다. 이 서신은 신자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삶의 공통된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최선의 삶을 사는데 필요한 지혜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또한 그렇게 실천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이 서신은 개인의 종교적 성실성, 영적 성숙을 강조하고, 인간관계에서의 이기주의를 배격하며, 교회와 세상에서 어떻게 책임있게 살 것인지에 관하여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 제임스 얼 매시(James Earl Massey)
야고보서 연대기
- AD 30년 : 그리스도의 승천, 오순절 성령강림, 스데반의 순교
- AD 32년 : 사울의 다메섹 회심
- AD 47-48년 : 바울의 1차 선교 여행
- AD 50-52년 : 바울의 2차 선교 여행
- AD 53-58년 : 바울의 3차 선교 여행
- AD 58년 : 바울의 체포
- AD 61년 : 바울의 로마 투옥
- AD 62년 : 주의 형제 야고보의 순교
- AD 64년 : 네로의 박해
- AD 67년 : 바울의 순교
- AD 70년 : 예루살렘 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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