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 사무엘상 내용 요약 ⓐ, 설교를 위한 자료

포로기 또는 그 무렵에(BC 약 600-500년) 무명의 한 저자 혹은 다수의 저자가 편찬한 사무엘 상하는, 하나님의 백성이 그들의 생각을 고집하여 지파 동맹에서 왕정시대로 가는 과도기의 모습을 그려 내고 있습니다. 시무엘 서는 현대 성경에서는 두 개의 개별적인 책들로 나뉘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고 두루마리의 길이 때문입니다.
사무엘서 자료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사본인 ‘쿰란:(Qumran)에서 발견된 사해사본(Dead Sea Scrolls)에서도 이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 마소라(Masoretic) 텍스트도 미찬가지인데, 이 경우에는 사무엘상 28:24를 사무엘서의 중간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09-1. 사무엘상 내용 요약 ⓐ, 설교를 위한 자료

사무엘상하는 여호수아, 사사기, 열왕기상, 열왕기하와 더불어 학자들이 ‘신명기적 역사서’(Deuteronomistic History)라고 부르는 구약성경의 큰 묶음 가운데 일부입니다. 신명기적 역사서라는 이름은 이 역사서들이 다섯 권의 ‘모세의 책들’ 가운데 마지막인 신명기와 관련이 있어서 붙여진 것입니다. 신명기에서 모세는 자신이 죽기 직전에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건너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그들에게 마지막 설교를 합니다. 신명기는 애굽을 떠난 직후에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시내산 언약(출 20-23장)을 증보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언약은(“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처럼) 조건이 없고, 이스라엘이 따라야 할 단순한 명령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신명기 법은 많이 다릅니다. 공동체가 하나님의 토라{율법)를 준수하는 것에 명백한 조건이 붙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토라를 따르고 하나님의 모든 법령과 명령 그리고 법규에 주의를 기울이면, 그들은 풍요, 안전, 위로를 보장받을 것입니다(예를 들면, 신명기 28:1-14; 29: 11-16).
   이와 반대로, 하나님이 분부하신 것을 행하지 않고 하나님이 지시하신 것들을 따르지 않으면, 그때에는 중한 심판이 내릴 것이고 결국은 죽음, 파괴 그리고 유배를 당할 것입니다{신 28:15-68). 이스라엘이 언약을 벗어나 살면 심지어 이스라엘이 밟고 있는 땅마저도 식량을 생산해 내지 못할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미 드러난 대로 이스라엘은 신명기에서 주어진 명령대로 행하지 않았습니다. 신명기적 역사서는 이스라엘이 독립국가로서 그 위상을 드높이기 시작하던 때부터 훗날 국가가 해체되기까지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사무엘상은 이러한 성공과 실패의 커다란 이야기의 한 부분입니다.

한나의 기도

사무엘상은 임신하지 못하는 한 여인의 비통한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이것은 성경에서 오랜 역사를 갖는 하나의 이야기 유형입니다(창 18장; 삿 13장). 한나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자녀가 많은 것을 내세워 항상 한나를 비웃는 그녀의 적수 브닌나에게(삼상 1:6) 조금도 주눅 들지 않았습니다.
   한나는 어떤 아이를 낳든지 하나님께 바쳐서 그룹 성소에서 봉사하게 하겠다고 서원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주님이 그녀의 태를 열어 주셨습니다. 이와 같은 불임 여인의 이야기는 고대로부터 이어온 문학적인 특색, 곧 영웅적 인물의 기적적인 출생(예를 들어, 모세나 앗수르의 위대한 군대 지도자인 사르곤의 출생)과 맥을 같이 합니다. 한나가 낳아서 성소에 바친 사무엘은 자신이 맡은 종교적 책임이라는 복잡한 황 속에서 방황하지 않고, 이스라옐 최후이자 최고의 사사로 성장합니다.

   2장에 나오는 한나의 기도는, 변두리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보기에는 운명을 바꾸는데 초점을 맞춘 위대한 성경 본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멀리 내쳐졌던 자들이 식탁에 자리를 잡을 것이고, 오랫동안 대접받던 사람들은 내쫓김을 당할 것입니다.
   이러한 유형의 수사는 후대 성경 예언의 본질적인 특징이 됩니다. 대체로 선지자들은 하나님이 사회, 경제 그리고 정치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신다고 말합니다(사 61:1-4; 62:1-5; 암 9:11-15; 미 4:6-13). 예수님의 가르침에서도 그러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마 5장).

사사 사무엘 이야기

   사무엘 이야기는 언약궤를 중심으로 상황을 풀어 나갑니다. 언약궤를 블레셋에게 빼앗겼을 때, 이스라엘은 신학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예기치 못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3장 사무엘의 '소명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첫째, 그의 독실한 어머니처럼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께 귀 기울이며, 그가 들은 것, 곧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바를 기꺼이 행하려는 소년 사무엘의 신앙을 보여 줍니다. 그가 자라서 깊은 신앙과 확고한 지도력을 갖춘 인물이 될 것입니다.
   둘째, 당시 대제사장인 엘리 집안의 지도력이 종국에 이르렀다는 것과 그 자리에 나이 든 제사장과 그의 후손들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들은 이 작은 소년을 대신 세우리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셋째, 언약궤를 빼앗긴 사건 앞에 사무엘의 소명 이야기를 배치한 것은 하나님의 임재(언약궤)가 이스라엘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과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아울러 하나님이 새로운 지도자의 능력 있는 손에 백성을 맡겨 두셨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려 줍니다.
   그래서 사무엘의 사명 이야기는 비록 하나님의 임재(언약궤)가 이스라엘 지경 밖에 머무르는 기간이 오래일지라도 하나님이 나중에 사무엘을 통해서 이스라엘과 다시 만나실 것을 미리 보여 줍니다.

   사무엘상 4-6장에 나오는 '언약궤 이야기'는 하나님이 비록 블레셋 사람들에 의해 붙잡히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유롭고 주권적인 하나님이 그분의 주권적인 자유를 유지하시기 위해서 이스라엘로부터 어떤 도움도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이스라엘 안에서든 이스라엘 밖에서든, 하나님이 어떤 형태로든 통제당하지 않으시고 또 그렇게 되기를 원치도 않으신다는 강력한 교훈을 이스라엘에게 보여 줍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어떤 것이든 그들에게 유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언약궤를 보란 듯이 끌어내서, 언약궤의 신적 거주자(하나님)에게 신호를 보내면 자신들의 바람대로 그분이 들어주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임재는 결코 그런 방식으로 다루어질 수 없었습니다. 재난의 시초에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힘이 블레셋 신들의 힘에 제압당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면서 언약궤를 어떻게 빼앗겼는지 설명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블레셋 신 다곤이 5장에서 졸지에 일을 당하는 것과 처음에는 언약궤를 승전 기념품으로 원했다가 나중에는 그것을 짐스럽게 여기는 블레셋의 우스꽝스러운 태도는 하나님의 능력이 적진에도 미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 줍니다.

   언약궤 이야기의 다른 편에는 사무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사무엘은 실질적인 마지막 사사로서 그의 아들들도 사사로 세워졌지만(삼상 8:1) 사사로서의 역할에 실패했습니다. 사무엘은 사울과 더불어 시작할 왕권 통치 때까지의 역할을 맡은 전환 시대의 인물입니다.
   사무엘은 시내산에서 받은 율법, 곧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님과 직접적으로 연결해 주는 언약 제도를 준수하는 것이 백성이 번영하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삼상 8장).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다른 나라들처럼' 되려는 자신들의 욕구에만 사로잡혀서 사무엘의 경고를 소홀히 여겼습니다. 왕을 세우는 이 새로운 조치는 이스라엘의 신학과 정치에서 단순히 왕정과 군대 그리고 그들을 다스릴 관료 조직을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계층 사회에서 보다 일반적인 국제적 기준을 선호함으로써 히브리 공동체의 독특한 정신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여호와와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과 깊은 관계를 맺으시며 위기의 시기에만 사사들을 사용하시는 대신, 이제 여호와는 왕들을 통해서 이스라엘을 다루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