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은 니산월(유대력으로 1월) 14일로 지키는 이스라엘의 주요절기입니다. 원래는 유월절의 어린양을 제물로 잡던 첫날 저녁만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이후에로 7일에서 21일로 긴 시간 동안 축제를 즐기기도 해 왔습니다.
히브리어로 페싸흐(פסח)인데, 이 말의 의미는 '넘어가다'이며, 영어로는 패쓰오버(Passover)라고 합니다. 이 날은 해방의 축제기간이며 애굽의 노예생활에서 이스라엘의 구원을 기념하는 자유의 축제로서 유대인의 생활 속에 의미 깊은 3대 순례절기 축제 중 가장 큰 축제이자 가정이 중심이 되는 축제입니다.
유월절은 이스라엘을 애굽의 종살이에서 해방하여 자유와 구원을 허락하신 출애굽의 사건을 기억하며 하나님께 감사하고 영광을 돌리며 찬양하는 이스라엘의 민족적-국가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을 애굽의 속박에서 구원하실 때에 이스라엘의 집을 “넘어가시고, 보호하셨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기도 합니다.
출애굽기의 유월절 규례
출애굽기의 유월절 규례를 보면 아빕월 10일에 흠 없고 일 년 된 수양이나 숫염소를 식구 수만큼 14일까지 간직하였다가 해가 질 때에 그것을 잡고 그 피를 집의 문설주와 인방에 바릅니다. 그리고 밤에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지팡이를 잡고 고기를 불에 구워 무교병과 쓴나물을 함께 급히 먹습니다. 또 그날 누룩을 집에서 14일 해질 때까지는 다 제하고 7일 동안 무교병(마짜 혹은 복수로 마쫏, מצה או מצות)만을 먹습니다. 후에 이 예식이 무슨 뜻이냐고 자녀가 물으면,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을 치실 때에 애굽에 있는 이스라엘 자손의 집은 뛰어 넘으셔서 구원하신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출애굽기 12:14, 너희는 이 날을 기념하여 여호와의 절기를 삼아 영원한 규례로 대대로 지킬지니라
출애굽기 12:24, 너희는 이 일을 규례로 삼아 너희와 너희 자손이 영원히 지킬 것이니
그 날에는 첫째 아들은 금식해야 하며, 14일 전날 밤에 누룩을 찾아 다음날 아침에 한 장소에 모아 불태웁니다. 누룩을 제거한다는 것은 이스라엘을 거룩한 백성으로 부르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순전함과 거룩해짐을 상징하는 의식입니다.
유월절 만찬, 쎄데르
히브리어로 ‘쎄데르’(סדר)라고 부르는 유월절 만찬은 장시간 동안 복잡한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만큼 유월절의 절기 준수의 최고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식사는 양고기, 삶은 달걀, 쓴나물, 파슬리나 샐러리 혹은 양상추, 소금물, 하로셋 등 여섯 가지 특별한 음식들이 준비됩니다. 먼저, 부모가 그들의 자녀들을 축복하고 가족이 테이블에 둘러앉습니다.
어머니는 초를 켜면서 온 가족의 축복의 기원을 합니다.
인도자는 축복기도문을 낭송하고 각 사람의 잔에 포도주를 부어줍니다(성별: Sanctification, 코르반 페싸흐, קרבן פסח).
인도자는 손을 씻은 다음 음식을 분배한다(손씻음: Washing the hands, 네틸랏 야다임, נטילת ידיים, '원래 의미는 손을 높이 든다'임).
인도자는 녹색채소를 들어 소금물에 담갔다가 가족 중 작은 아이에게 줍니다.
인도자가 땅의 열매를 주신 분께 감사의 말을 하고 녹색 채소를 먹습니다.
인도자가 가난의 떡을 의미하는 접시에서 마짜(무교병, מצה)를 들어 둘로 쪼갭니다.
마짜의 큰 부분은 나중에 사용하도록 냅킨에 싸고, 작은 부분은 방 어느 곳에 숨깁니다. 그러면 자녀들은 ‘보물찾기’를 하듯이 숨겨진 마짜를 찾습니다. 이 숨겨진 조각을 ‘아피코만’(אפיקומן)이라고 하는데 이는 ‘후식’을 의미합니다.
인도자는 마짜의 큰 부분을 들고 말합니다. “이 떡은 우리의 조상들이 먹었던 고난의 떡이다”.
이 식사 중 가장 중요한 사항은 출애굽 사건을 재현하여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가장 어린아이는 네 가지 질문을 합니다.
- 왜 오늘 밤에 우리는 마짜를 먹습니까?
- 왜 오늘 밤에 우리는 쓴 나물을 먹습니까?
- 왜 오늘 밤에 우리는 쓴 나물을 소금물에 두 번 찍어 먹습니까?
- 왜 오늘 밤에 우리는 비스듬히 기대어 먹습니까?
이 질문에 대해 인도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며 경험했던 일들을 이야기로 재현합니다. 인도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날 때 급하게 무교병을 먹었던 사실과 이집트에서의 노예생활의 고통을 잊지 않기 위해 쓴나물과 달걀을 먹는 것임을 이야기합니다.
이집트에서 흘린 눈물을 기억하기 위해 파슬리를 소금물에 찍어먹고, 이제는 뒤에 기대어 먹어도 될 만큼의 여유와 기쁨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뒤에 기대어 편히 음식을 먹는 것임을 이야기합니다.
또한 하로셋(חרושת)을 먹으며 노예 생활 중 진흙으로 벽돌 굽기를 하던 것을 기억하며, 포도주를 먹으며 노예생활에서 탈출해 자유와 해방을 맞게 된 기쁨을 기억하는 것임을 설명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은 열 가지 재앙에 관한 이야기를 재현할 때 입니다. 이 때 식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다함께 약간의 포도주를 입에 머금고 있다가 재앙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준비된 그릇에 뱉어냅니다. 과거의 사건이 유월절 식사를 통해 현재의 유대인들에게 늘 새로운 출애굽으로 경험되고 있는 것입니다.
모두 잔을 들고 한 목소리로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할렐(찬송, Hallel, הלל)을 부를 수 있도록 모든 이적과 기사로 보호하신 하나님께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감사해야만 합니다.” 라고 말한 후 잔을 내려놓습니다. 그 후 할렐의 첫 부분인 시편 113-114편을 낭송하고 다시 잔을 들어 지나온 과거에 감사하고, 축복의 말을 합니다. 그리고는 두 번째 포도주를 각 사람의 잔에 붓습니다.
인도자는 다시 손을 씻고(손씻음: Washing the hands), 쪼개지 않은 두 개의 무교병에 감사를 말하고(축복: Blessing for bread), 무교병을 쪼개어 모두에게 나누어 줍니다.
그리고 두 번의 축복의 말을 하고 난 후에 무교병을 먹습니다(나눔: the Mitzvah of Matzah).
고생을 상징하는 쓴 나물은 하로셋에 담갔다가 먹고(쓴나물: The bitter herbs), 무교병에 끼워서 샌드위치처럼 먹습니다(아울러 먹음: Hillel's Sandwich).
유월절의 메인 메뉴인 어린양을 먹기 위한 축복문이 낭송되면 유월절의 식사가 시작됩니다(잘 준비된 식사: The well-spread table). 양고기는 반드시 석류나무 가지에 끼워 화덕에 구워야 합니다. 식사가 거의 끝날 때쯤, 식사 전에 숨겨놓은 조각을 찾아내어 먹습니다(숨겨진 것: The hidden).
식사 후에 가족은 잔을 들어 축복합니다. 그리고 현재에 감사하는 세 번째 잔, ‘구원의 잔’이 채워서 함께 마십니다(식사 후 감사: The Grace after meal).
가족은 잔을 들어 축복한 후 ‘엘리야의 잔’이라고 부르는 네 번째 잔을 받습니다(찬양:Psalms of pralse).
각자 식사를 마치면 지붕에 올라가 할렐의 마지막인 시인 시편 115-118편을 음송한 후 마지막 부분의 찬송을 부릅니다(추가된 노래들:Optional songs).
유월절 쎄데르(סדר פסח)는 중요한 가정 교육의 현장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과 이스라엘 백성과 하나님의 관계를 집안의 어른이 아이들에게 직접 식사 과정을 통하여 설명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따라서 가정에서의 신앙교육과 예절교육은 우리의 신앙을 이어가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