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설교문은 누가복음 4:14-30절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나사렛 사람들의 불신과 배척을 통해 우리 안에 숨겨진 익숙함, 편견, 배척의 문제를 조명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권능으로 변화된 삶을 살도록 안내합니다. 2025년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묵상과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누가복음 4장 14절-30절, 익숙함에서 벗어나십시오
1. 익숙함의 덫
우리는 친한 사람에게는 편하게 말을 하곤 합니다. 친하기에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것은 특권이며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친하다는 이유로 예의를 벗어나서는 안됩니다. 흔히 말하는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고향인 나사렛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해 너무나도 익숙하고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서 “요셉의 아들이 아니냐?”라고 반응합니다. 그 결과, 그들은 예수님의 능력을 경험하지 못했고, 복음의 은혜로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너무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도 때로는 복음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 익숙한 존재에 대해서 편견을 쉽게 가지기 때문입니다. 마치 나사렛 사람들이 예수님을 ‘요셉의 아들’로만 규정하고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2. 나사렛 사람들의 세 가지 문제점
오늘 본문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나사렛 사람들의 불신입니다. 예수님은 고향 나사렛에서 회당에서 말씀을 가르치셨고, 사람들은 그의 은혜로운 말씀에 놀라워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곧 “이 사람이 요셉의 아들이 아니냐”며 예수님을 배척합니다. 그들에게는 익숙함이라는 덫이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너무 잘 안다고 생각했기에, 그 안에 담긴 메시아의 권능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나사렛 사람들의 또 다른 문제는 선입견과 편견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목수의 아들’이라는 사회적 신분으로 규정하고, 그 이상의 존재로 인정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출신 배경, 학벌, 직업 등 겉으로 보이는 조건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와 메시지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문 속에서 예수님이 겪으신 또 다른 고통은 고향 사람들의 배척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가르치고 구원하고자 나사렛을 찾았지만, 오히려 멸시와 공격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낭떠러지에서 밀쳐 떨어뜨리려고까지 했습니다. 아끼는 나사렛 사람들로부터 받는 거절로 인하여 예수님은 마음에 얼마나 큰 고통을 경험하셨을까요? 예수님은 인간적인 외로움과 슬픔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배척 속에서 사명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3. 2025년, 여전한 불신, 편견, 배척의 그림자
나사렛 사람들의 불신, 선입견, 배척은 2025년 현재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문제들입니다.
첫째, 익숙함으로 인한 불신은 교회 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교회에 다닌 사람일수록, 혹은 목회자의 가족일수록 오히려 복음에 대해 무뎌지고 형식적인 신앙생활에 머무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일 듣는 말씀, 익숙한 예배, 편안한 공동체 속에서 복음의 능력을 잊고 살아가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둘째, 사회적 편견과 차별은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학력, 재력, 성별, 인종, 출신 지역 등 다양한 기준으로 사람들을 나누고 차별하는 행태는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특히 온라인 공간에서는 익명성에 숨어 더욱 쉽게 혐오와 차별 발언을 쏟아냅니다. 이러한 일들로 인하여 우리의 사회 공동체의 건강성이 무너지고, 개인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기고 맙니다.
셋째, 공동체 내부의 배척과 갈등 또한 심각한 문제입니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 교회 공동체 안에서조차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배척하며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의견 차이나 가치관의 충돌이 있을 때, 서로를 존중하고 대화하기보다는 비난하고 공격하며 관계를 단절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들은 결국 사회 전체의 분열과 불신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맙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는 정치적, 이념적 갈등으로 인해 더욱 깊게 분열되어 있습니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고 상대를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모습은 나사렛 사람들이 예수님을 배척했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있습니다.
4. 배척을 넘어 사명의 길로, 순종하는 자에게 임하는 은혜
나사렛 사람들의 불신과 배척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본문 30절은 “예수께서 그들 가운데로 지나서 가시니라”라고 기록합니다. 이러한 주님의 모습은 예수님께서 인간적인 분노나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초월적인 평정심을 유지하셨음을 뜻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배척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나 물리적으로 갇히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사명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엘리야와 엘리사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가 이방인에게까지 확장되고 주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는 나사렛 사람들의 좁은 민족주의적 시각을 깨뜨리고, 하나님의 구원이 온 세상 모든 사람을 향하고 있음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특정 집단이나 자격 조건을 갖춘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순종하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나사렛 사람들은 자신들의 익숙함과 선입견에 갇혀 하나님의 은혜를 거부했지만, 사렙다 과부와 나아만 장군은 겸손하게 순종함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오늘날 우리 역시 익숙함, 편견, 배척과 같은 문제에 직면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처럼 초월적인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믿으며 사명의 길을 걸어가야만 합니다. 우리는 좁은 시각과 편견을 버리고, 하나님의 은혜가 모든 사람에게 향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겸손하게 순종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을 우리 힘으로는 결코 할 수 없습니다. 오직 성령님의 임재하심과 은혜로만 가능합니다.
5. 하나님의 권능을 의지하여 변화된 삶으로 나아가라
2025년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익숙함으로 인한 불신, 사회적 편견과 차별, 공동체 내부의 배척과 갈등들은 우리 인간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우며, 너무나도 뿌리가 깊은 문제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권능을 믿습니다. 하나님은 닫힌 마음을 여시고, 굳어진 생각을 바꾸시고, 깨어진 관계를 회복시키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권능을 의지하며 변화된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 첫째, 익숙함에서 벗어나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오래된 신앙생활, 익숙한 환경 속에서도 복음의 능력을 잊지 않고, 매일 새롭게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해야 합니다.
- 둘째, 편견과 차별을 버리고 사랑으로 사람들을 대해야 합니다. 겉모습이나 배경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귀한 존재로 존중해야 합니다. 특히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웃에게 먼저 다가가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 셋째, 배척과 갈등을 극복하고 화해와 연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서로 다른 의견과 가치관을 존중하고, 대화와 소통을 통해 오해를 풀고 갈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특히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됨을 추구하며, 사랑으로 서로를 용납하고 섬겨야 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변화된 자세를 가지고 하나님의 권능을 의지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나사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배척했지만, 우리는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제자가 되어,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럴 때 말씀이 우리 삶 속에서 응하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함께 하는 기도
사랑하는 주님, 오늘 누가복음 말씀을 통해 우리 안에 있는 불신과 편견, 배척의 마음을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나사렛 사람들처럼 익숙함에 갇히고, 선입견에 사로잡혀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 주시고, 변화된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하시어, 하나님의 권능을 의지하며 사랑과 화해를 이루어 가는 삶을 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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