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아홉 가지 일을 잘 처리해도 한 가지 일을 실수했을 때, 그 사람에 대해 야박하게 평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껏 열심히 수고하여 좋은 결과를 가져왔지만, 단 한 번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고 함부로 평가하고 비난하는 지도자도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하겠지요.
집 안 일을 하면서도 지금껏 잘 해 왔었는데,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하루 쉬고자 하면, 집 안 일도 도와 주지 않는다며 구박을 합니다. 그러면, 남편의 마음은 무너집니다.
지금껏 열심히 하다가 오늘 하루 쉬는 건데...
이런 경우에 쓰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이사난열(易事難說) 입니다.
쉬울 이(易) / 일 사(事) / 어려울 난(難) / 기뻐할 열(說)
*기뻐할 열(說)은 "말씀 설"이기도 하지만, "기뻐할 열"로 쓰이기도 합니다.
이 말의 뜻은, "일하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 입니다. 즉, 누군가를 위해 일을 돕고 일을 하지만, 그 사람을 기쁘게 하기는 너무 어렵다는 것이지요.
논어(論語)의 자로(子路) 편에, 공자가 가르친 말인 '이사난열'은 '군자는 섬기기가 쉬워도 기쁘게 하기가 어렵다'라고 가르칠 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반대로 '소인은 섬기기는 어려워도 기쁘게 하기가 쉽다'라고 가르쳤습니다.
말 뜻을 가만히 생각해 보니, 군자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는 진심이 필요하고, 소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는 뇌물이 필요한 것이다 라는 뜻으로 이해 되었습니다.
군자를 단순히 뇌물이나 아양을 떨며 기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단순히 일만 잘 한다고 하여 군자를 기쁘게 할 수도 없습니다. 일의 진실성과 성실함이 동반될 때, 군자의 마음을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소인과 일하기는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성격이 급하고 체계적이지 못하고 감정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뇌물과 아양을 통하여 소인의 감정만 맞춰주면, 일과는 상관없이 기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사무엘하 12장에는,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를 빼앗고 우리야를 살해한 다윗을 나단 선지자가 책망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다윗에게 왕의 자리와 함께 모든 것을 주셨는데, 무엇이 부족하여 살인과 간음을 행하였느냐고 책망하십니다. 사무엘하 12장 8절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 주인의 집을 네게 주고 네 주인의 아내들을 네 품에 두고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을 네게 맡겼느니라 만일 그것이 부족하였을 것 같으면 내가 네게 이것 저것을 더 주었으리라(사무엘 하 12:8, 개역개정)
부족함이 없으신 하나님은 다윗 왕에게 무엇이든지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이처럼 모든 것을 가지신 하나님을 섬기고 특히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뇌물"일까요?
"진실함"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이 부족한 것이 무엇이며, 필요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모든 것의 주인이신데 말입니다.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 그리고 그분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서는, "내 마음 중심의 진실함"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윗을 왕으로 세우실 때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중심"이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사무엘상 16:7, 개역개정)
막내 아들로서 양을 치던 다윗이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서 그의 중심을 기뻐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생각해 보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은 너무나도 쉬우면서도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마음 중심과 진실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 기쁘시게 하지만, 그 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진실함을 유지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처음 사랑을 지켜 나가기가 어려운 것처럼, 하나님 앞에서 나의 진실함도 지켜 나가기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나의 연약함까지도 아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민망히 여겨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한 걸음씩 주께 더 낮은 마음으로, 진실한 마음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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