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 주의 이름 높이며
성경 : 고린도전서 15장 1절-11절
설교 : 부활, 새로운 시작
백신과 면역 반응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거의 관심이 없지만, 예전에는 해마다 겨울철이 다가오면 독감 예방 접종을 하곤 했었습니다.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나면 어떤 증세가 생깁니까? 우리 몸에 약한 감기 바이러스가 들어옴으로 인하여,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은 약한 몸살 증세나 미열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세가 하루나 이틀 정도 계속되다가 사라지고 나면, 우리 몸에는 감기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항체가 생겨나게 됩니다.
아픔의 시간을 겪지만, 그 아픔의 시간을 통하여 더 심한 독감을 이길 수 있는 새로운 항체가 우리 몸에 생겨나게 됩니다.
저도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지난 목요일에 제법 크게 넘어져서, 양쪽 무릎과 오른쪽 팔꿈치, 그리고 왼쪽 팔목이 완전히 쓸렸습니다. 목요일 오전에는 괜찮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쓸린 곳이 아프고 쓰린데다가 '농'이라고 말하는 고름이 흘러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소독을 하고 발라도 엄청나게 농이 흘러내렸는데, 아내가 소독을 지속적으로 해 줘서 어제와 오늘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고름, 농이라고 하는 것은 상처를 통하여 우리 몸에 침투하려는 박테리아나 세균들과 우리 몸의 백혈구가 싸운 결과로 생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 온 몸이 쑤시고 아플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아픔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피부에 새 살이 돋게 됩니다. 제가 일부러 넘어진 것은 아니지만, 쓸려 나간 이후에는 새로운 살이 돋아나기 마련입니다.
넘어진 덕분에 예수님의 육체적인 아픔의 통증의 아주 일부분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과산화수소와 알콜 솜으로 소독을 하는데, 어찌나 아프던지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3층의 책상에 앉아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만일 십자가에 못 박히게 된다면, 아마도 두려움으로 인하여 못 박히기 전에 기절하거나 심장마비로 사망할 지도 모르겠다. 소독하는데도 이 정도의 고통인데, 못에 살이 찢어지는 고통은 상상하기 힘들지 않겠는가?
지난 주간을 고난주간으로 지켰는데, 고난주간 동안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우리는 고난주간 묵상집을 지난 주일에 배포했었는데, 며칠이나 묵상집을 보면서 묵상하거나 혹은 읽어 보셨습니까? 우리 주님은 나를 위해 십자가의 끔찍한 고통을 다 참으셨는데, 나는 주님을 위해 무엇을 드리며 한 주간을 보내셨습니까?
십자가 고통과 구원
우리 주님께서 죄인인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그가 죽으심으로 우리는 구원을 받았고, 그가 살아나심으로 인하여 모든 절망 중에 있던 죄인들이 산 소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지자 이사야는 하나님의 구원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사야 25:9, 그 날에 말하기를 이는 우리의 하나님이시라 우리가 그를 기다렸으니 그가 우리를 구원하시리로다 이는 여호와시라 우리가 그를 기다렸으니 우리는 그의 구원을 기뻐하며 즐거워하리라 할 것이며
마치 무덤 속에서 우리 주님께서 부활의 순간을 기다리셨던 것과 같이,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구원을 바라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부활의 새벽, 우리 주님께서 영광의 부활을 하셨으며 이스라엘 백성들도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부활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구원의 기쁨과 산 소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님의 부활의 과정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주님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간절히 기도하셨으나 제자들은 잠들어 있었습니다. 참으로 외로우셨습니다. 곧이어 가룟인 유다가 주님을 배반함으로써 우리 주님은 마음에 큰 상처를 느끼셨습니다. 그 밤에 우리 주님께서 재판 받으시는 현장에서 베드로는 주님을 세번이나 모른다고 부인하였고 그 소리를 주님도 들으셨습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겠습니까? 채찍과 모욕,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고통을 겪으셨고, 결국 십자가의 상상할 수 없는 아픔 속에서 운명하셨습니다.
이러한 아픔과 고통의 과정이 있은 후, 우리 주님은 영광의 부활을 하셨습니다. 모든 인간들이 믿고 따를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되셨습니다. 주님의 죽음이 있었기에 그분의 부활이 있었고, 그 아픔의 과정 속에서 우리가 구원을 받았습니다.
주님의 부활과 수많은 증인들
사복음서는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에 대해 상세하게, 그리고 각자의 시선에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기록하는 내용들은, 예수님의 시신이 뉘였던 아리마대 사람 요셉의 새 무덤이 비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요한복음 20:6-7, 시몬 베드로는 따라와서 무덤에 들어가 보니 세마포가 놓였고 또 머리를 쌌던 수건은 세마포와 함께 놓이지 않고 딴 곳에 쌌던 대로 놓여 있더라
주님의 시신이 무덤에 없음으로써, 우리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요한은 전하고 있습니다. 안식일이 지난 사이에 우리 주님은 무덤에 영원히 머물러 계시지 않고 말씀하신 대로 3일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아멘!
우리 주님께서 부활하신 이후에는 독특한 일이 벌어집니다. 어떤 일입니까? 예수님을 따라 다녔던 제자들이나 여인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요한복음 20장 15절에는, 예수님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여인인 막달라 마리아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서는 "동산지기"인 줄 알았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누가복음 24장 16절에는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예수님과 오랜 시간 이야기하며 동행하였지만 예수님을 알아 보지 못했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난과 죽음 이후 부활하신 우리 주님은 새로운 모습, 영광의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불가능이 없는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하신 것입니다. 본문 4절부터 8절까지 우리 함께 천천히 읽어 보겠습니다.
고린도전서 15:4-8, 장사 지낸 바 되셨다가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사 게바에게 보이시고 후에 열두 제자에게와 그 후에 오백여 형제에게 일시에 보이셨나니 그 중에 지금까지 대다수는 살아 있고 어떤 사람은 잠들었으며 그 후에 야고보에게 보이셨으며 그 후에 모든 사도에게와 맨 나중에 만삭되지 못하여 난 자 같은 내게도 보이셨느니라
부활하신 영광의 주님은 사도들과 수많은 성도들에게 친히 영광의 모습으로 보이셨습니다. 주님께서 다시 살아나셨음을 직접 보이셨습니다. 그분의 부활은 영혼의 부활이 아니라, 육신을 입으시고 부활하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못 자국을 만져 보라고도 하셨으며, 음식을 드시기도 하셨습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모습과 형체로 부활하셨습니다.
바울에게도 보이신 부활의 주님
바울은 앞서 읽었던 8절을 통하여, 부활하신 주님께서 자신에게도 나타나셨다고 고백합니다. 다메섹까지 그리스도인들을 붙잡으러 급히 쫒아가던 바울은, 길에서 영광 가운데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의 눈이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지만 부활의 주님은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삶은 새롭게 변화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을 잡으러 다니던 삶에서 그리스도를 전하는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과정에 바울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마치 백신 주사를 맞고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것처럼, 교회 안에서 바울을 경계하는 일들로 인하여 따돌림을 당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바울은 이방인의 사도로서 복음을 이방인들에게 전하였고, 그의 수고와 헌신을 통하여 오늘 우리도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부활을 뜻하는 헬라어는 "아나스타시스"(ἀνάστασις)입니다. 이 말은 '일어난다' 혹은 '세운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말은 누웠던 상태에서 일어난다는 뜻으로, 상태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전과는 다른 존재로의 변화를 말합니다. 상처가 아물며 새 살이 돋듯이, 우리 주님의 십자가 죽으심 이후 새로운 모습의 영광의 부활을 하신 것처럼, 성도들도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 속에서 부활을 경험해야만 합니다. 물론 그 과정 중에는 신앙의 고난과 아픔, 그리고 고통을 겪어 나가야만 합니다만 그 모든 고난을 이겨낸 후, 우리 주님과 같이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
주님의 부활을 목격하지 못했을 때는 제자들 역시 두려워 숨었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이나 로마군에게 붙잡혀 가서 예수님처럼 자신들도 죽을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이후, 제자들은 새롭게 변화하였습니다. 그들은 담대하게 문을 열고 뛰쳐 나와 "예수께서 부활하셨다!"라고 외쳤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후, 생각과 삶의 부활을 경험하고 새롭게 변화된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부활하심을 통하여 새로운 구원의 길이 되셨습니다.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가지시고 모든 세상을 통치하시는 만왕의 왕으로의 권위로 다시 오실 것입니다. 그분의 죽으심과 부활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시작입니다. 주님의 뒤를 따르는 제자된 우리들도, 우리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의 옛 본성을 못 박고 죽어야만 합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썩어질 때 열매를 맺는 것처럼, 우리가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성을 못 박고 죽을 때 너무나도 큰 고통과 두려움이 우리를 짓누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과거를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써 죽음을 경험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로 다시 부활하게 될 것입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는 "새로운 피조물"로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됩니다. 2021년 부활주일을 보내면서, 우리도 예수님처럼 새로운 시작을 이어 나갑시다. 어떻게 새로운 시작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까? 주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말씀을 다시 기억하고 지킴으로써 새로운 시작을 이어 나갈 수 있습니다. 어떤 말씀입니까?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하나님을 사랑하기, 그리고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기. 이것이 바로 우리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싶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못하는 나의 욕심이 있습니까? 이 사람만큼은 절대로 사랑할 수 없다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습니까? 우리가 주님의 십자가에 동참하고 또한 주와 함께 부활하였다면, 이 말씀을 지키기 위하여 더욱 수고하여야 할 것입니다.
부활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우리도 우리의 삶에서 주님의 부활을 경험하며 사랑의 말씀으로 새로운 시작을 해 나가길 바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