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로 2 모세의 장인 '이드로'(Jethro, יִתְרוֹ)
'이드로'라는 이름은 히브리어 '예테르'(יֶתֶר)에서 왔는데, 그 뜻은 "풍부하다", "풍성하다", "나머지", "잔여물", "남겨두다"입니다. 구약 성경에 의하면, 이드로는 모세가 애굽에서 도망나왔을 때 모세를 받아 준 미디안 족속의 제사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드로는 모세의 아내가 된 '십보라'의 아버지입니다.
성경 본문에는 이드로의 이름이 9번 등장합니다.
아래 부분은, Elie Wiesel이 1998년 6월에 프랑스어로 쓴 글을 Anne Renner가 'Jethro in the Bible’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하였고, 영어로 번역된 레너의 글을 읽고 의역하면서 정리하였습니다.
성경 본문을 처음 읽었을 때, 이드로는 가족으로서 우리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주는 단순한 사람, 거의 일거양득을 취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애굽인으로 보이는 젊은 도망자 모세를 구해 주고 아직 결혼하지 않은 딸 십보라(출 2:20-21)를 그의 아내로 보냅니다. 그 이후 이제 이드로의 사위가 된 모세가 하나님의 은혜로 애굽에서 해방된 백성을 이끌어 내어 나올 때, 이드로가 모세의 아내 십보라, 그리고 그들의 두 자녀(출 18:5)를 데리고 오게 됩니다.
출 2:20-21 아버지가 딸들에게 이르되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 너희가 어찌하여 그 사람을 버려두고 왔느냐 그를 청하여 음식을 대접하라 하였더라 모세가 그와 동거하기를 기뻐하매 그가 그의 딸 십보라를 모세에게 주었더니
출 18:5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모세의 아들들과 그의 아내와 더불어 광야에 들어와 모세에게 이르니 곧 모세가 하나님의 산에 진 친 곳이라
출애굽 과정에서 모세는 매우 유명해졌고, 이드로가 그에게 통치 방법에 대해 유용한 조언을 해 줍니다(출 18:17-23). 그러나 모세가 새롭게 시작된 이스라엘 민족 가운데 참여할 것을 요청하였지만, 이드로는 미디안(민 10:29-30) 땅에 있는 자신의 가족과 부족에 대한 의무를 설명함으로써 부드럽게 거절합니다.
출 18:17-23 모세의 장인이 그에게 이르되 네가 하는 것이 옳지 못하도다 너와 또 너와 함께 한 이 백성이 필경 기력이 쇠하리니 이 일이 네게 너무 중함이라 네가 혼자 할 수 없으리라 이제 내 말을 들으라 내가 네게 방침을 가르치리니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실지로다 너는 하나님 앞에서 그 백성을 위하여 그 사건들을 하나님께 가져오며 그들에게 율례와 법도를 가르쳐서 마땅히 갈 길과 할 일을 그들에게 보이고 너는 또 온 백성 가운데서 능력 있는 사람들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하며 불의한 이익을 미워하는 자를 살펴서 백성 위에 세워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을 삼아 그들이 때를 따라 백성을 재판하게 하라 큰 일은 모두 네게 가져갈 것이요 작은 일은 모두 그들이 스스로 재판할 것이니 그리하면 그들이 너와 함께 담당할 것인즉 일이 네게 쉬우리라 네가 만일 이 일을 하고 하나님께서도 네게 허락하시면 네가 이 일을 감당하고 이 모든 백성도 자기 곳으로 평안히 가리라
민 10:29 모세가 모세의 장인 미디안 사람 르우엘의 아들 호밥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주마 하신 곳으로 우리가 행진하나니 우리와 동행하자 그리하면 선대하리라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복을 내리리라 하셨느니라 호밥이 그에게 이르되 나는 가지 아니하고 내 고향 내 친족에게로 가리라
이드로는 매우 현명한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태도는 확실히 부드럽고 성실하며 모세가 쉽게 반박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혜가 꼭 필요할 때만 나타납니다. 그는 질문을 받을 때에만 말을 합니다. 그는 하는 일마다 꾀를 부리지 않고 성실하게 감당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위대한 지도자인 모세의 첫 번째 조언자의 지위를 이용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그가 모세를 이용하여 족벌주의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비난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미드라쉬에서는 이드로를 매우 긍정적인 인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모세가 그 앞에 무릎을 꿇을 정도로 존경심을 가지고 그를 대한다면, 이드로는 마땅히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어떤 랍비들은 그의 미덕을 과장하기까지 합니다. 대부분의 랍비들은 이드로가 유대교 신앙으로 개종한 것으로 생각합니다다. 그들은 그를 '게르 쉘 에멭'(Ger shel emet, גר של אמת)이라고 부릅니다. 이 말의 뜻은, '진실한 이방인' '진정한 이방인'이라는 의미입니다. 또 랍비들은 이드로가 지성소 안이나 '쉐케이나(Shekhinah, שכינה)의 날개 위(하나님의 거룩한 임재나 영광을 의미한다)에 있다"라고 말한다. 랍비들은 이드로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라고 설명합니다.
나는 많은 우상을 섬겼소. 내가 섬기지 않은 신은 없소. 그러나 이스라엘의 하나님과 비교할 수 있는 존재는 이 땅에 없소.
자신의 가치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이드로는 에서에 비교될 수 있습니다. 비록 에서는 야곱의 친형제였지만, 이방인인 이드로가 에서보다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더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았습니다.
더 나아가, 미드라쉬에서 적어도 두 경우에서 이드로는 모세보다 더 존경스러운 존재로 인정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첫째, 이드로가 자기 딸 십보라를 모세와 결혼을 시키면서, 이드로가 모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내 딸이 너의 아내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너의 첫째 아들은 우상을 숭배하는 자로 바쳐질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모세가 이드로의 이 말을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드로가 자신의 신앙에 대해서는 모세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가진 것보다도 훨씬 더 충성스러워 보인다는 점입니다.
둘째,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 있을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어떻게 먹이셨으며, 또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들을 애굽 땅에서 그들을 구원해 내셨는가에 대한 사실을 이드로는 성실히 믿었다는 사실입니다.
랍비 파포스의 한 페이지 짜리 주석에 의하면, 이 구절은 모세와 또 그와 함께 있던 60만명의 남녀 모두에 대한 비판으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은혜를 모르는 존재로 보여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모든 설명들 때문에 비록 이드로를 폄하할 사람은 없겠지만, 이드로로 인하여 어떤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회의적인 생각을 생겨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회의적인 생각이 그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균형 있게 맞추는 방법일까요? 성경에는 완벽한 사람은 없다라고 말씀합니다. 인간은 완벽하게 선할 수도 없으며 또한 절대적으로 악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몇몇 현명한 지혜자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드로의 친밀한 감정 이면에 존재하는 진짜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에게 주신 것은 토라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이스라엘 자손이 자신들의 대적인 아말렉 민족 전체를 철저히 패배시켰기 때문이었을까요? 바꿔 말해서, 이드로가 다른 민족을 두러워 떨게하는 강력한 능력의 하나님을 사랑했거나 혹은 두려워하였기 때문일까요? 성경에 "봐야하드 이트로"(וַיִּחַדְּ יִתְרֹו)(출 18:9, 이드로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큰 은혜를 베푸사 애굽 사람의 손에서 구원하심을 기뻐하여)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께서 이스라엘에게 보여 주신 선한 일들로 인하여 "이드로는 기뻐하였다"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봐야하드(*) 이트로"는 또한 "그의 살이 공포로 떨렸으며 소름이 돋았다"라고 쉽게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 봐야하드(וַיִּחַדְּ)라는 단어는 아람어 '키두딤'(חידודים)이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는데, 그 의미는 '까칠까칠하다'입니다. 어느 유대인 성경 주석에는 이드로가 기쁨을 너무나도 지나치게 억누르다보니 소름이 돋았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중세 유대인 주석가인 라쉬(Rashi)는 '이스라엘 민족에 대해서는 이드로가 행복함을 느꼈지만, 애굽인들의 불행한 운명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소름이 돋았다' 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에 대한 일반적인 느낌은, 그가 훨씬 선하다 입니다. 심지어 모세가 자기와 함께 있길 원한다는 모세의 초대를 거절하였을 때, 이드로는 완벽한 이유를 설명하였다 라고 미드라쉬에서는 설명합니다.
"나는 내 민족에게 돌아가서 토라를 연구하여 내 민족들을 모두 개종 시키겠다"
지혜자들은 이 이야기로부터 현실적이고도 매우 시기적절한 교훈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어떤 한 사람이 와서 자신을 개종시켜 달라고 요청을 할 때, 우리는 그를 그냥 멀리 보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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