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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가 주장하는 이사야 52:13-53:12의 '그'와 '다리우스 대왕'의 연결에 대한 고찰

by OTFreak 2020.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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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가 주장하는 이사야 52:13-53:12의 '그'와 '다리우스 대왕'의 연결에 대한 고찰

 

 

페르시아 제국의 영토(출처:구글 이미지)


   들어가며

   본문인 이사야 52:13-53:12은 '하나님의 종'에 대한 노래라 불리는 본문이다. 이사야서를 세 부분으로 나눌 때에는 '제2이사야'가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부분은 '메시야'에 대한 예언으로도 유명한 본문이다.

   이 본문을 다루는데 있어서, 본문의 '그'(He, הוא)에 대한 정체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다. 전통적인 해석은, '그'가 이사야 자신이나 혹은 모세, 스룹바벨, 여호야긴 등과 같은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유명 인물이라고 말한다. 또 '그'를 그룹으로 이해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스라엘 백성 공동체 혹은 이스라엘 백성 내에서도 경건한 한 무리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WBC 주석 이사야(하)의 저자인 존 와츠(John D.W. Watts)는 본문의 '그'를 페르시아의 위대한 왕이었던 '다리우스 대왕'으로 보고서 본문의 주석을 정리하였다. 그래서 본문에 나타난 '그'가 과연 다리우스 대왕인지에 대한 역사적 사건과 성경 본문을 근거로 추적을 해 보고 하나님의 종이자 메시야의 정체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그'의 정체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

   1. '그'는 '공동체'이다

   유대 랍비들이나 두디(Karl Budde), 도더라인(J, C. Doderlein), 슈스터(C. G, Schuster) 등은, 본문의 '그'를 공동체인 이스라엘 전체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스라엘을 양으로 비유한 에스겔 37장이나 시편 44:22나 이사야 49:1-6 등에서 그러한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스라엘 민족이 이스라엘 민족을 위해 고통을 받는다는 논리가 설득력이 없다.

 

   2. '그'는 '이스라엘의 경건한 소규모 무리'이다

   파울루스(H, E, G, Paulus)는, 이스라엘의 민족 중에 하나님께 경건하게 예배하는 일부분의 소규모 무리가 '그'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의 경건한 소규모의 무리는, 나머지 이스라엘 백성들의 악행 때문에 고난을 당하고 나라가 멸망되었기 때문이다.

   본문 속에는 이스라엘을 두 그룹(경건한 소수, 그리고 나머지 이스라엘)으로 나눈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3. '그'는 '역사적인 인물들 중의 하나'이다

   둠(Duhm)은 '그'를 역사적인 인물인, 이사야, 히스기야, 요시야, 예레미야, 에스겔, 욥, 모세, 여호야긴, 고레스, 세스바살, 스룹바벨, 느헤미야 등에서 찾으려 하였다. 그 중에 이사야 선지자나 예레미야, 여호야긴이나 모세 등을 강력한 후보로 생각하였지만, 본문의 형태는 '미래시점의 완료형'으로 보아야 한다고 로울리(H. H. Rowley)나 노스(C. R. North) 등이 주장함으로써 설득력이 떨어진다.

 

   4. '그'는 메시야이다.

   요나단의 타르굼의 이사야 52:13은 '보라, 나의 종, 메시야....'로 기록되어 '메시야'라는 단어가 BHS와는 달리 추가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초기 기독교에서는 메시야와 예수 그리스도를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였었다. 

   이 해석에 대해서는, 고난 받는 메시야와 다윗의 후손으로서 왕으로 오시는 메시야 사이의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로 논쟁이 있어왔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관련해서 해석해 볼 때는, 고난 받는 메시야와 왕으로 오시는 메시야 사이의 이미지를 해소할 수는 있다.

다리우스 대왕(출처:구글 이미지)



   '그'의 정체에 대한 왓츠의 새로운 해석 - '다리우스 대왕'

   다른 해석이나 주석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내용이지만, 존 왓츠는 'WBC 주석 이사야(하)'에서 '그'를 아예 '다리우스 대왕'으로 상정하고 주석하였다.

왓츠의 WBC주석 이사야(하)의 일부분

   "그"가 다리우스 대왕이라는 명확한 언급이 성경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다니엘 9장을 근거로 '고난 받는 종'을 "다리우스"로 연결지을 수 있으며, 2차 성전의 완공이 다리우스 때에 있었다는 사실로 추론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구약성경에는 두 명의 다리우스가 나오는데, 일반적으로 에스라서나 다니엘서와 관련된 다리우스는 '다리우스 대왕'(혹은 다리우스 1세)이다. 다른 '다리우스'는 '메데 다리우스'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다리우스와 성전 완공, 그리고 이스라엘의 상황 등에 대한 역사적인 연대 등을 살펴볼 때, 왓츠의 주장에 대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고레스와 다리우스

   성경의 고레스 왕은 역사적으로는 '키루스 2세'이며 , 그가 바벨론을 정복하였을 때 바벨론의 노예로 있었던 유대인들을 풀어 주었고 그들의 성전을 짓도록 허락하였던 인물이다. 그 이후, 성경에 나오는 '다리오'(다리우스) 왕 때에 중단되었던 성전 건축이 재개되고, 결국 2차성전(스룹바벨 성전)이 완공된다. 그래서 포로 시작부터 성전 완공까지 70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성취되었다고 일반적으로 표현한다. 이 때가 다리우스 6년(B.C.516년)이므로, B.C.586년 솔로몬 성전 파괴 이후 정확히 70년이다.

유다 사람의 장로들이 선지자 학개와 잇도의 손자 스가랴의 권면을 따랐으므로 성전 건축하는 일이 형통한지라 이스라엘 하나님의 명령과 바사 왕 고레스와 다리오와 아닥사스다의 조서를 따라 성전을 건축하며 일을 끝내되(에스라 6:14, 개역개정)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바벨론에서 칠십 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성취하여 너희를 이 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예레미야 29:10, 개역개정)

 

   고레스와 다리우스가 유대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성전 건축을 허락하고 완공하도록 지원했다는 점이다.

   또, 다니엘서에는 다리우스가 '기름 부음을 받은 자-메시야'로 표현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메대 족속 아하수에로의 아들 다리오가 갈대아 나라 왕으로 세움을 받던 첫 해  곧 그 통치 원년에 나 다니엘이 책을 통해 여호와께서 말씀으로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알려 주신 그 연수를 깨달았나니 곧 예루살렘의 황폐함이 칠십 년만에 그치리라 하신 것이니라(다니엘 9:1-2, 개역개정)
네 백성과 네 거룩한 성을 위하여 일흔 이레를 기한으로 정하였나니 허물이 그치며 죄가 끝나며 죄악이 용서되며 영원한 의가 드러나며 환상과 예언이 응하며 또 지극히 거룩한 이가 기름 부음을 받으리라 그러므로 너는 깨달아 알지니라 예루살렘을 중건하라는 영이 날 때부터 기름 부음을 받은 자 곧 왕이 일어나기까지 일곱 이레와 예순두 이레가 지날 것이요 그 곤란한 동안에 성이 중건되어 광장과 거리가 세워질 것이며 예순두 이레 후에 기름 부음을 받은 자가 끊어져 없어질 것이며 장차 한 왕의 백성이 와서 그 성읍과 성소를 무너뜨리려니와 그의 마지막은 홍수에 휩쓸림 같을 것이며 또 끝까지 전쟁이 있으리니 황폐할 것이 작정되었느니라(다니엘 9:24-26, 개역개정)

 

영화 '300:제국의 부활' 중 '다리우스'(출처:구글 이미지)

 

  역사적 다리우스

  재미 있는 사실은, 다리우스 1세는 훌륭한 군사전략가라기보다는 '훌륭한 행정가'였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스키타이인들과의 전쟁에서 패배하였고, 그리스와의 전쟁(그리스-페르시아 전쟁)에서 3번이나 패배했기 때문이다. 3차 페르시아 전쟁에서는 다리우스가 전사하고 그 아들이 크세르크세스(아하수에로)가 전쟁을 이어갔지만 결국 패배했다(영화 '300:제국의 부활'에서, 배 위에서 화살을 맞아 죽는 왕이 다리우스 대왕이다).

   

   연대기적 고찰

   제2이사야서를 40~55장까지로 분류를 하고, 제2이사야서의 저작자를 바벨론에 거주하고 있던 유대인 포로 중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제2이사야서 중 52:13-53:12 부분은 예언에 대한 말씀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다리우스 대왕의 생애는 B.C.550년~B.C.486년이고, 제2이사야서는 일반적으로 B.C.586년-B.C.538년까지의 약 50여년 간의 바벨론 포로 상황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전 건축은 B.C.518년이므로 제2이사야서의 저자는 성전 건축을 보지도 못했다라고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앞서서 언급한 로울리나 노스가 주장한 대로, 본문이 완료형태를 지닌 "미래사건의 완료"라고 한다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사건을 예언자의 관점에서는 이미 이루어진 사건으로 기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실은 유대인들이 바벨론 포로 생활 가운데 고통을 당하고 있지만, 장차 위대한 왕이 나타나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게 할 것이고 포로의 생활을 끝내게 할 것이라는 미래의 희망을 담은 예언을 완료형을 통하여 좀더 확신 있게 기록했다고 할 수 있다.

   다리우스가 바벨론을 멸망시키고 수도로 입성할 때 수많은 유대인들이 그를 환영하고 축복하였다는 기록 역시 유대인들이 다리우스는 메시야로 추앙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다리우스가 2차성전 건축을 완공할 당시의 왕이고 성전 중심의 생활 회복을 꿈꾸는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그 사건은 '메시야'라고 이해할 수 있다. 또 여러 큰 전쟁에서의 대패는 '그'에게 있어서 고난으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왓츠가 주장한 '그'가 '다리우스'라는 내용이 설득력이 있다. 



   결론

   WBC 주석 이사야(하)의 저자인 '존 와츠'는 직접적으로 메시야가 다리우스 왕이라고 단정을 짓고 이사야 52:13-53:12를 주석하였다. 미래사건의 완료라는 시점으로 본다면, 다리우스가 걸어 왔던 길은 전쟁 패배로 인한 고난의 길이기도 하며 전장에서 전사하였다는 사실 역시 메시야의 죽음과 유사하다. 무엇보다 그의 지원 아래 2차성전이 완공되었다는 사실은, 포로기의 유대인들에게 있어서는 분명 메시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완수하였다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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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 이사야 40-66장에 나타난 종의 교회론적 해석, 신학지남(2017.9, 9-36), 신학지남사

황선우, 이사야 52:13-53:12의 '종'의 정체', 신학지남(2012.12. 70-84), 신학지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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