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 5장 설교.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내부의 탐욕과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느헤미야는 하나님을 경외함과 자기 권리 포기를 통해 공동체의 거룩함을 회복합니다. 형제를 착취하지 않고 자신의 녹을 포기한 느헤미야의 리더십은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 합니다. 참된 부흥은 건물(성벽)이 아닌 관계의 회복에 있음을 깨닫고, 십자가 사랑을 실천하는 성도의 삶을 제시합니다.

느헤미야 5장 1절-19절, 두려움으로 형제를 사랑하라
서론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정복 전쟁을 치를 때의 일입니다. 여리고라는 거대한 성벽은 하나님의 방법으로 무너졌습니다. 그러나 그 직후, 아주 작은 성 아이성 전투에서 이스라엘은 처참하게 패배합니다. 원인은 외부의 강력한 적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내부의 죄, 아간 한 사람의 탐욕 때문이었습니다. 아간은 전리품에 눈이 멀어 하나님의 명령을 어겼고, 이 내부의 죄는 공동체 전체의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느헤미야 5장 1절-19절의 상황도 이와 유사합니다. 느헤미야와 백성들은 예루살렘 성벽 재건이라는 거대한 외부 과업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산발랏과 도비야 같은 외부의 적들이 끊임없이 위협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성벽 공사를 멈추게 할 뻔한 치명적인 위기는 성벽 밖이 아닌 성벽 안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동족 간의 착취와 탐욕의 문제였습니다. 외부의 공격보다 무서운 것은 내부의 분열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내부의 적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깨닫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배경과 본문의 내용
느헤미야 4장이 외부의 조롱과 무력 도발에 대한 방어였다면, 5장은 내부에서 발생한 경제적 위기와 갈등을 다룹니다. 당시 예루살렘은 흉년으로 식량이 부족했고, 페르시아 왕에게 바쳐야 할 세금은 과중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부유한 귀족들과 민장들은 가난한 형제들에게 돈과 양식을 빌려주며 높은 이자를 받았고, 심지어 그들의 밭과 포도원을 저당 잡고 자녀들을 종으로 삼았습니다.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고, 성벽 재건의 동력은 상실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에 느헤미야는 ‘하나님을 경외함’을 근거로 귀족들을 꾸짖고 개혁을 단행합니다. 또한 자신도 총독의 녹을 받지 않음으로 솔선수범의 본을 보입니다. 본문은 이 과정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 거룩한 분노와 형제 사랑의 회복
먼저 6절과 7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느헤미야 5:6-7, 내가 백성의 부르짖음과 이런 말을 듣고 크게 노하였으나 깊이 생각하고 귀족들과 민장들을 꾸짖어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각기 형제에게 높은 이자를 취하는도다 하고 대회를 열고 그들을 쳐서
느헤미야는 동족을 착취하는 지도자들에게 크게 분노하며 꾸짖습니다. 여기서 ‘높은 이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원어적 뉘앙스는 ‘물다(מַשָּׁא, 맛샤)’라는 단어와 연관이 있습니다. 즉, 형제에게 이자를 받는 행위가 마치 독사가 사람을 물어 뜯는 것처럼 형제의 삶을 파괴한다는 뜻입니다. 율법(레위기 25:35-37)은 가난한 형제에게 이자를 받지 말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법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했습니다. 성경의 다른 곳에서도 이런 탐욕을 경계합니다. 아모스 선지자는 “신 한 켤레를 받고 가난한 자를 팔며”(암 2:6)라고 당시의 사회상을 고발했습니다. 경제적 이득을 위해 사람의 가치를 짓밟는 것은 하나님이 가장 미워하시는 죄악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약탈적 대출’이나 과도한 임대료 인상으로 이웃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기사들을 종종 접합니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역시 탐욕이 낳은 비극이었습니다. 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집을 빼앗는 구조는, 느헤미야 시대에 밭을 빼앗는 귀족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습니다. 교회와 성도는 세상의 경제 논리가 아닌, 형제 사랑의 논리를 따라야 합니다. 내 이익이 형제의 눈물이 된다면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걷는 인생
이어서, 9절도 함께 읽겠습니다.
느헤미야 5:9, 내가 또 이르기를 너희의 소행이 좋지 못하도다 우리의 대적 이방 사람의 비방을 생각하고 우리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운데 행할 것이 아니냐
느헤미야가 제시한 해결책의 핵심은 ‘하나님 경외(יָרֵא, 야레)’입니다. 이 경외심은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을 인식하고 그 앞에서 두렵고 떨림으로 자신의 행동을 조율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느헤미야는 자신이 먼저 이자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며(10절), 지도자들에게도 이방인의 비방 거리가 되지 않도록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빚을 탕감하고 전당 잡은 것을 돌려주라고 명령합니다.
솔로몬 왕 이후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갈라진 원인 중 하나도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이 백성들의 멍에를 가볍게 해달라는 요청을 무시하고 더 무겁게 했기 때문입니다(왕상 12장). 반면, 느헤미야는 권력이 있었음에도 하나님을 경외했기에 백성을 압제하지 않았습니다.
한때 신문 지면을 장식했던 어떤 기업 회장의 ‘갑질 논란’은 그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식하지 않았기에 발생한 사건이었습니다. 반면, 미국의 유명한 치킨 프랜차이즈 ‘칙필레(Chick-fil-A)’의 창업자 트루엣 캐시는 주일 성수를 위해 일요일 영업을 포기하면서도 직원을 가족처럼 대우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닭을 파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청지기 직분을 감당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경외하는 자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윤리적 기준은 세상의 법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이어야 합니다.

셋째, 짐을 대신 지는 십자가의 리더십
설교의 핵심 주제는 결국 ‘자기 권리의 포기’와 ‘대속적 사랑’입니다. 느헤미야는 12년 동안 총독으로서 마땅히 누릴 수 있는 ‘녹(월급과 식비)’을 받지 않았습니다(14-15절). 이전 총독들은 백성을 압제하여 양식과 포도주를 빼앗았지만, 느헤미야는 “나는 하나님을 경외하므로 이같이 행하지 아니하고”(15절)라고 고백합니다. 그는 자신의 배를 불리는 대신 성벽 재건에 힘을 쏟았고, 자신의 상에서 수많은 사람을 먹였습니다.
이러한 느헤미야의 모습은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자입니다. 예수님은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셨습니다(빌 2:6-7).
고린도후서 8:9,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이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부요하게 하려 하심이라
느헤미야가 백성들의 빚을 탕감하고 자신의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공동체를 살려냈듯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생명을 십자가에 내어주심으로 우리의 죄의 빚을 탕감하시고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부요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놀라운 은혜를 빚진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또한 삶의 현장에서 나의 정당한 권리라 할지라도, 형제를 실족하게 하거나 공동체에 짐이 된다면 기꺼이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십자가를 따르는 삶입니다.
이번 한 주간, 내가 가정이나 직장, 교회에서 마땅히 주장할 수 있는 권리(휴식, 자존심, 인정받음 등) 중 하나를 선택하여,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포기하고 섬기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결론
오늘 본문은 성벽 재건이라는 외적 과업보다 무너진 공동체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더 시급함을 보여줍니다.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것은 외부의 적 산발랏이 아니라, 내부의 탐욕과 이기심이었습니다. 느헤미야는 이 위기 앞에서 ‘하나님을 경외함’을 해답으로 제시했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을 때, 우리는 형제를 착취의 대상이 아닌 사랑의 대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느헤미야는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며 백성의 짐을 덜어주었습니다. 이것은 우리를 위해 하늘 보좌를 버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성벽은 돌로만 쌓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의 짐을 나누어지는 사랑과 희생으로 쌓아져 갑니다. 오늘 하루, 나의 이익보다 형제의 아픔을 먼저 돌아보며,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실천하는 거룩한 성벽 건축가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느헤미야의 외침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우리 안에 나도 모르게 자리 잡은 탐욕과 이기심을 회개합니다. 형제의 아픔을 외면한 채 나의 이익만을 좇았던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회복하여, 정직하고 거룩하게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신 것처럼, 우리도 권리를 포기하고 이웃을 섬기며 사랑의 공동체를 세우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할 기도
- 공동체 안의 이기심을 버리고 십자가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하소서.
-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세상의 방식이 아닌 정직한 삶을 살게 하소서.
- 나의 권리를 포기하고 형제의 짐을 나누어 지는 제자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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