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방황합니다. 오늘 본문인 역대상 1:1-54는 이러한 정체성과 삶의 의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족보에 담긴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특별한 계획이 있음을 본문을 통해 깨닫고 새벽예배설교문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역대상 1장 1절-54절, 이름에 담긴 의미, 하나님의 신실하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새벽에 하나님 앞에 나오신 여러분, 오늘 우리가 펼쳐 든 역대상 1장은 아담에서부터 시작되는 수많은 이름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성경을 읽다가 가장 빨리 넘기고 싶은 페이지일지도 모릅니다. 현대 사회의 익명성과 분주함 속에서, 이 고대의 이름들이 과연 나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이름들의 행렬이야말로 오늘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질문, “나는 누구인가? 내 삶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하나님의 답변을 담고 있다고 믿습니다.
1. 하나님의 신실한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이름들
먼저, 이 족보는 원래 청중이었던 포로기 이후 이스라엘 백성에게 절실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국가를 잃고 정체성의 위기 속에서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기억하시는가? 그분의 약속은 유효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이때 역대기의 저자는 아담으로부터 시작하여 아브라함과 야곱의 후손들로 이어지는 인류 역사의 족보를 제시하며, 마치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입니다.
그런데, 이 족보는 단순히 이름들은 죽~ 나열한 것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하나님의 성품과 사역이 아로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 첫째, 하나님의 신실하심(Faithfulness)입니다. 수많은 세대가 흘러도, 인간의 실패와 배반 속에서도 하나님은 언약을 잊지 않으시고 자신의 백성을 통해 구속사를 이어가십니다.
- 둘째, 하나님의 주권(Sovereignty)입니다. 이 모든 역사는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세밀한 계획과 목적 안에서 움직입니다. 하나님은 질서의 하나님이시며, 모든 이름과 생애를 그분의 큰 그림 안에 두십니다. 아담, 셋, 에노스… 노아, 셈, 아브라함, 이삭, 야곱(이스라엘)… 이 이름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끊임없이 돌보셨고 관심을 가지셨다는 사실의 증거입니다. 야곱이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받듯(창 32장), 하나님은 때로 개인의 삶에 개입하셔서 새로운 정체성과 목적을 부여하십니다. 아브람이 ‘아브라함’이 되어 믿음의 조상이 된 것처럼 말입니다.
2. 나의 이름은 어디에 있습니까
오늘날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너는 네가 성취한 만큼 가치 있다”, “네 이름은 네가 만들어가는 것이다”라는 세상의 소리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성공과 명예, SNS의 ‘좋아요’ 수가 곧 나의 가치인 양 여겨지는 문화 속에서, 많은 이들이 불안과 소외감을 느낍니다. “내 이름이 과연 중요한가? 이 거대한 세상 속에서 나는 그저 또 하나의 무명 씨는 아닐까?” 역대상 1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에게 강조하며 교훈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세상은 우리를 숫자로 취급할지 몰라도, 하나님께는 단 하나의 이름도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3.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는 참된 이름
그런데, 성도 여러분! 오늘 본문에 나열되어 있는 다양하고도 많은 이름들의 기록들은 궁극적으로 한 분을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역대상 1장의 모든 이름과 이야기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 하거나 주님이 오실 길을 예비했듯이, 우리의 진정한 정체성과 이름의 의미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온전히 발견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족보에 기록된 이스라엘의 역사를 완성하시고, 동시에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 즉 교회의 머리가 되셨습니다. 시몬이 ‘베드로’(반석)라는 새 이름을 받고 교회의 기초가 되었듯(마 16장),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는 더 이상 죄의 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라는 영광스러운 새 이름을 받게 됩니다(요 1:12). 우리의 이름은 세상의 성공 여부가 아니라, 하늘 아버지의 사랑받는 자녀로 불린다는 사실에서 그 영원한 가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라합이나 룻과 같이 이방인이었던 사람들도 믿음으로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이야기에 동참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4. 나의 이름으로 오늘을 살아갑시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역대상 1장의 수많은 이름을 통해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섭니다. “나는 나의 이름을, 나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 우리의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정체성의 전쟁이 벌어집니다. 세상은 성공, 소유, 인기, 외모와 같은 일시적이고 흔들리는 기준들로 우리의 이름값을 매기려 합니다. 마치 그것이 우리의 존재 전부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그 모든 것은 안개와 같아서,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는 것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도전하십니다. 세상이 주는 일시적인 명함, 쉽게 바래고 찢어질 수 있는 이름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사랑으로 불러주시는 그 이름, 그 변치 않는 정체성 위에 당신의 삶을 견고히 세우라고 말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면 어떻겠습니까?
첫째, 굳건히 믿으십시오. 나의 진정한 가치와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은 나의 능력이나 부족함, 세상의 성공이나 실패, 사람들의 칭찬이나 비난에 달리지 않음을 믿으십시오. 나의 가치와 정체성은 오직 나를 창조하시고, 나를 위해 아들까지 내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는 내 사랑하는 자녀요, 내 기뻐하는 자라”고 선언하신 그 변함없는 사랑과 은혜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신뢰하십시오. 세상의 소리는 너무나 커서, 때로는 이 진리가 희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구원, 그로 인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반석과 같은 진리입니다. 이 진리 위에 여러분의 모든 것을 건축하십시오.
둘째, 그 믿음 안에서 새로운 존재가 되십시오. 이 진리를 믿는 믿음 안에서 우리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존재 자체를 변화시키는 은혜를 경험 하십시오. 더 이상 세상의 기준에 춤추며 불안과 교만에 휩쓸리는 대신, 이미 하나님 안에서 존귀하고 완전한 존재임을 알고 깊은 영적 평안과 자유를 누리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 평안으로부터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깊은 감사, 그리고 나 자신과 타인을 하나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진실한 겸손을 삶의 중심 태도로 삼아 가꾸어 가십시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새로운 피조물 된’ 모습입니다.
셋째, 구체적으로 행동하십시오. 이 믿음과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정체성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도록 거룩하게 오늘을 살아가십시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 “나는 세상의 OOO(자신의 이름)이기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 OOO(자신의 이름)이다!”라고 나의 이름을 넣어 힘차게 선포하며 하루를 시작하십시오. 그 고백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하루 동안 내리는 크고 작은 선택과 만나는 모든 관계 속에서 당신의 말과 행동을 인도하는 분명한 나침반이 되게 하십시오. 예를 들어, 직장에서 부당한 평가나 오해에 직면할 때, 혹은 가정에서 어려운 갈등을 겪을 때, 세상의 방식으로 즉각 반응하기보다 ‘나는 하나님의 존귀한 자녀이기에 이 상황을 지혜와 사랑으로 다르게 대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한 걸음 물러서서 기도하며 반응해 보십시오. 이것이 바로 그 정체성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구체적인 모습이며, 세상을 향한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기억하십시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은 하나님께 보석처럼 소중합니다. 그 이름이 단지 기억되는 것을 넘어, 이 어둡고 혼란스러운 세상에 그리스도의 따뜻한 사랑과 살아있는 은혜, 흔들리지 않는 소망을 흘려보내는 능력의 통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하여 많은 이들이 우리의 삶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자녀 되는 특권을 누리게 되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5. 함께 하는 기도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오늘 본문에 기록된 여러 이름들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신실한 계획 안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믿습니다. 세상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신 참된 이름과 정체성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에게 믿음을 주시고 용기를 주셔서,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매일 증거 하며 살아가는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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