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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공부/이스라엘 성지순례

[성지순례] 욤 하쇼아(יום השואה, Holocaust, 홀로코스트)

by OTFreak 2020.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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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홀로코스트? 재앙의 날?   

  오는 4월 21일(화)은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슬픔의 날이며 아픔의 날입니다. 정확히는, 20일(월) 저녁 해가 지기시작하면서부터 21일(화) 해가 질 때까지입니다.

  흔히 말하는 "홀로코스트" 기억의 날입니다. 그런데 '홀로코스트'라는 말은 사실 유대인들이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홀로코스트'라는 단어는 그리스어의 '전체' 혹은 '동물'를 뜻하는 'holos'와 '불에 타다'는 뜻의 'kaustos'의 합성어이기 때문입니다. 600만 유대인들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소각장에서 강제적으로 동물처럼 불태워졌다는 아픈 과거를 나타내는 단어이기에, 유대인 입장에서는 불쾌한 단어일 수 있습니다. 히틀러를 비롯한 나치 정권과 그 부역자들이 유대인들을 제물 삼아 불태웠다는 속설도 전해질 정도로 유대인들에게는 뼈아픈 사건입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이 날을 "욤 하쇼아"(יומ השואה), "재앙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아픈 과거, 어쩌면 떠올리기조차 싫을 수 있는 이 날을 기억하며 자녀들에게 가르칩니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재앙이 우리에게 찾아 오지 않도록 하자는 다짐을 합니다.

  이 날에는 우리나라가 과거 6.25전쟁을 통해 아픔을 당한 날을 기념하여 현충일에 1분간 순국선열을 기억하며 묵념을 하듯이, 유대인들도 긴 사이렌 소리와 함께 이 날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러므로 "유대인들 600만명이 불태워진 날"이라는 의미의 "홀로코스트"보다는, "그들의 재앙의 날"이라는 "욤 하쇼아"라는 표현이 유대인들에게는 그나마 덜 아프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유대인들을 제외한 다른 나라 사람들과 우리에게는 "홀로코스트"가 더 익숙한 것은 사실이며 이스라엘에서도 "홀로코스트"라고 말할 때가 많습니다.

 

(2019년 욤 하쇼아 기억의 날 기념일 행사가 야드 바쉠에서 있었습니다)

 

 

에인케렘의 야드 바쉠

 

   2. 아우슈비츠? 야드 바쉠?   

  우리는 또한 유대인 600만 대학살 사건 혹은 홀로코스트(욤 하쇼아)를 이야기할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Auschwitz concentration camp)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말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유대인 뿐만 아니라 폴란드 양심수나 나치에 저항하는 사람들과 집시들도 많이 희생되었습니다. 1995년 1월 18일자 뉴스위크 기사에서는, 400만명이 아우슈비츠에서 희생되었다는 통계는 과장된 이야기이며 실제로는 110만~150만의 여러 민족들이 희생 당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뉴스위크 95년 1월 18일 자 기사 내용 보기

  * 구글맵에서 '아우슈비츠' 바로가기

  그러므로 아우슈비츠가 제일 잘 알려졌을 뿐, 유대인들이 강제로 수용되어 있었던 수용소는 당시 유럽의 여러 지역이었습니다. 아래의 그림에서 노란색의 '다윗의 별' 표시가 되어 있는 지역이 모두 유대인들만 수용되었거나 혹은 유대인들도 같이 수용되었던 수용소였습니다.(위키피디아에서 지도를 가져 왔습니다. 위키피디아 바로가기)

유대인들이 수용된 수용소나 폐쇄적인 주거지를 "게토"(Ghetto)라고 부릅니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도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있습니다. 바로 "야드 바쉠"(יד ושם, Yad VaShem)입니다. "야드 바쉠"은 예루살렘의 헤르쯜 산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에는 '에인 케렘'(עין כרם, Ein Kerem)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이 동네는 몇 번 가본 '카르마(Karma)'라는 음식점도 있고 "세례요한"과 관련된 교회들도 있습니다.

  해마다 유대인들은 이 곳 '야드 바쉠'에서 욤 하쇼아, 홀로코스트 기념식을 합니다. '야드 바쉠'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관련된 유품 뿐만 아니라, 유럽 전 지역에 흩어져 있었던 유대인들의 수용소의 단면과 그들의 유품과 생존자들의 증언 등이 상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는 '야드 바쉠'이 유대인들의 욤 하쇼아, 홀로코스트를 기념을 대표하는 기념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 4월 20일 저녁에도 야드 바쉠에서 추모 행사가 있습니다.

  

  * 야드 바쉠 홈페이지 바로가기

  * 구글맵에서 야드 바쉠 바로가기

 

 

  3. "야드 바쉠"이란?

  이스라엘에 가족과 있을 때, 아이들과 함께 야드 바쉠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취학 아동이었던 두 녀석은 박물관 건물 내부에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뛰어 다니며 소란스럽게 하거나, 다소 충격적인 장면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면, "야드 바쉠"이란 무슨 말일까요?

  먼저 '야드 바쉠'은 히브리어의 '손'을 뜻하는 '야드(יד)'와 '그 이름'을 뜻하는 '바쉠(ושם)'이 합해진 이름입니다. 직역하면, '손과 그 이름' 정도가 되겠지요. 

  성경에는, 이사야 56장 5절에 "야드 바쉠"이란 구절이 나옵니다. 

וְנָתַתִּ֨י לָהֶ֜ם בְּבֵיתִ֤י וּבְחֹֽומֹתַי֙ יָ֣ד וָשֵׁ֔ם טֹ֖וב מִבָּנִ֣ים וּמִבָּנֹ֑ות שֵׁ֤ם עֹולָם֙ אֶתֶּן־ לֹ֔ו אֲשֶׁ֖ר לֹ֥א יִכָּרֵֽת׃ (BHS)

내가 내 집에서, 내 성 안에서 아들이나 딸보다 나은 기념물과 이름을 그들에게 주며 영원한 이름을 주어 끊어지지 아니하게 할 것이며 (개역개정)

내가 내 성전과 성벽 안에서 그들의 이름과 명성이 기억되도록 하겠다. 그것이 그들에게는 자녀를 두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다. 내가 그들에게 영원한 이름을 주어 영원토록 잊혀지지 않도록 하겠다.(쉬운성경)

  개역개정 성경에서는 "야드"를 "기념물"로 번역하고 있으며, 쉬운성경에서는 "명성"으로 번역하였습니다. 영어 성경(Holman Christian Standard Bible)에서는 "Memorial"(기념물)로 번역을 했습니다.

  결국 '야드 바쉠'이란, 단순히 말하자면 "기념물과 그 속에 담긴 이름"으로 의역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유대인들의 아픔의 역사의 기념물이자 희생 당한 이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야드 바쉠 박물관 건물의 마지막 방에는 희생자들의 사진이 천장에 붙여져 있다.

 

   4.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유대인들은 그들 민족의 큰 아픔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아픔을 기억하고 후세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왜 그러한 현실이 발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를 고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는 그들의 이야기는, 오늘 우리에게도 중요한 깨달음이 됩니다. 과거를 잊지 않고 과거의 아픔을 미래를 위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와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으로 '죄 용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완전하지 못하여 범죄에 노출되고 순식간에 죄를 짓기도 합니다. 따라서, 항상 나 자신을 살피고 죄에 대하여 연약한 나의 모습을 경계해야 합니다. 죄 용서함을 받았음을 기억하고, 앞으로 언제든지 말씀과 기도로부터 멀어지면 또다시 동일한 죄를 지을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나의 연약함을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그 사랑을 잊지 않고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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