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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의 연구와 고민점들 - 왕(창 36:31)

by OTFreak 2020.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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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에는, 역사적으로는 아브라함과 이삭이 만난 적이 없는 블레셋 왕 아비멜렉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아브라함과 이삭의 시대에는, 아직 블레셋 사람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오지 않았을 때이므로, 서로 간에 만남이나 교류가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은, 창세기 36:31에 언급된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는 왕이 있기 전에'라는 부분을 살펴 보려고 합니다.

왕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성경에서는 왕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목차

    구약성경의 연구와 고민점들 - '왕'(창 36:31)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잉여 생산물이 쌓이게 되고 사유 재산이 발달하게 됩니다. 많이 가진 자와 적게 가진 자의 구별이 생기면서부터 계급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계급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청동기 시대에도 '군장'이라는 정치와 종교를 함께 관할하는 지도자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고대 근동의 사회는 사실 그보다도 더 먼저 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들이 있기에, 강력한 군주가 다스리는 도시 국가가 형성되었다는 사실들이 고고학적 발굴들을 통해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성경 연구 과정 가운데 나타나는 합리적인 질문들

     

    시대착오적인 언급

    창 14:14에 나타나는 '단'이라는 지명

     

    구약성경의 연구와 고민점들 - 아브람이 단까지 쫓아가서(창 14:14)

       구약성경은 오랜 세월동안 기록되어져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긴 세월동안 기록되었고, 또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기에는 다소 고개를 갸우뚱해야 하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그만큼 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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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26:1에 나타나는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라는 인물

     

    구약성경의 연구와 고민점들 - 블레셋 왕 아비멜렉에게(창 26:1)

     지난 번에는 아브람이 조카 롯을 구출하기 위하여 사사시대에나 나오는 지명인 '단'까지 추격하였던 점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단'이라는 지명보다는 '라이스'라고 썼다면 훨씬 납득이 갔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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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세기 36:31에 나타나는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는 왕이 있기 전에'

          창세기 36장은 에서의 후손에 대한 족보입니다. 

    에서 곧 에돔의 족보는 이러하니라(창 36:1, 개역개정성경)

          그리고 36:31부터는 에돔의 왕들이 나타납니다.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는 왕이 있기 전에 에돔 땅을 다스리던 왕들은 이러하니라(창 36:31, 개역개정 성경)
    (창 36:31, BHS) וְאֵלֶּה הַמְּלָכִים אֲשֶׁר מָלְכוּ בְּאֶרֶץ אֱדֹום לִפְנֵי מְלָךְ־מֶלֶךְ לִבְנֵי יִשְׂרָאֵל׃

          31절의 이 구절 중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는 왕이 있기 전'이라는 말에 주목해 봅시다. 이 말의 뜻은,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던 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기록한 것입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오경의 저자로 일컬어지는 모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으로서, 이스라엘에 왕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심지어 사무엘 선지자마저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왕을 요구할 때, 마음에 큰 상심을 안고 있었을 정도인데 모세가 미리 이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도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큰 한숨을 내쉬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31절의 이 구절 자체는, 사울이 왕이 되었다는 사실을 목격한 때의 사람이거나 혹은 그 이후의 사람이 31절을 기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사기 21:25에도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 21:25, 개역개정 성경)
    (삿 21:25, BHS) בַּיָּמִים הָהֵם אֵין מֶלֶךְ בְּיִשְׂרָאֵל אִישׁ הַיָּשָׁר בְּעֵינָיו יַעֲשֶׂה׃

     

          이스라엘에 왕이 없다는 사실을 언급했다는 사실은, 이스라엘의 왕을 경험한 누군가의 글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창 36:31과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그리고 창 36:31과 동일하게 기록한 구절이 있습니다. 대상 1:43입니다.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는 왕이 있기 전에 에돔 땅을 다스린 왕은 이러하니라 브올의 아들 벨라니 그의 도성 이름은 딘하바이며(대상 1:43, 개역개정 성경)

          두 구절의 히브리어 성경에는 각각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창 36:31, BHS) וְאֵלֶּה הַמְּלָכִים אֲשֶׁר מָלְכוּ בְּאֶרֶץ אֱדֹום לִפְנֵי מְלָךְ־מֶלֶךְ לִבְנֵי יִשְׂרָאֵל׃
    (대상 1:43, BHS) וְאֵלֶּה הַמְּלָכִים אֲשֶׁר מָלְכוּ בְּאֶרֶץ אֱדֹום לִפְנֵי מְלָךְ־מֶלֶךְ לִבְנֵי יִשְׂרָאֵל בֶּלַע בֶּן־בְּעֹור וְשֵׁם עִירֹו דִּנְהָבָה׃

          히브리어 원어성경에서 위의 붉은색의 부분들이 '이스라엘 자손들을 다스리는 왕이 있기 전에'라는 의미를 지니는 구절입니다.

          여기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창세기 36:31과 역대상 1:43에서는 동일한 어투를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왕에 대한 사사기 21:25의 구절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이 말은 곧 창세기 36:31을 쓴 혹은 수정한 사람은 곧 역대상 1:43을 쓴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동일한 문장과 어투는 곧 동일한 사람으로 의심해 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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