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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삶

그에게 뒷걸음치며 멀리떨어지려 했던 나

by OTFreak 2020.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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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뒷걸음치며 멀리떨어지려 했던 나

 

 

 

그에게 뒷걸음치며 멀리떨어지려 했던 나

 

 

 

 

이른 새벽, 우리를 기다리는 노숙자들이 이제는 너무 친근하고 혹시 늦게까지 안 오는 사람은 은근히 걱정이 된다. 급식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노숙자들과 우리들은 한 마음 한 식구가 되어서 예배를 드린다.

 

비록 길거리에서 드려지는 예배이지만 찬양과 말씀이 선포되며 신령과 진정으로 드려진다. 그들이 기도하는 모습이 얼마나 진지한지 눈물이 난다.

 

우리는 부모님께 드리는 마음으로 떡국을 준비했다. 그랬더니 예배를 마치고 떡국 한 그릇씩을 받아 든 그들이 연신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맛있는 떡국은 난생 처음이야!”

 

어떤 이는 떡국을 앞에 놓고 한 입 먹지도 못하고 눈물만 뚝뚝 흘리기도 했다. 수염에 콧물이 얼어붙은 채로 이가 다 빠진 채로 우리를 쳐다보며 최고로 맛있다고 칭찬하며 웃어준다. 그들을 보면 나는 너무 행복해서 어린아이가 된다.

 

 

 
저자 : 유정옥 | 출판사 : 소중한 사람들
판매가 : 10,000원9,000원 (10.0%, 1,000↓)
아침 일찍 경찰 병원에 갔다. ♣ 그 곳에는 폐가 굳어지는 희귀병으로 3년간 병상에서 투병생활을 하는 전직 경찰이었던 한 성도가 있다. ♣ 죽음을 눈앞에 둔 그를 위하여 나는 1000일 동안 매일 글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 그는 내 약속을 받으며 최소한 1000일 간은 사랑하는 그의 가족 곁에, 내 곁에 견딜 수 없는 병의 고통을 참으면서라도 살아 줄 것을 다짐한 셈 이다.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줄수 있다면나는 글을 쓰다가 쓰다가 죽어도 좋으리라. 내가 글을 써서 혹여 그의 생명이 단 하루라도 연장될 수 있다면 1000일이 아니라 내 삶을 다하는 그 순간까지 나는 쓰고 또 쓸것이다. ♣ 그들을 위해서라면... 인생의 어…[더보기▶]

 

 

 

그런데 나는 그에게서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의 손이 닿지 않도록 몸을 잔뜩 움츠리고 건성으로 대답만 했다.

 

그는 세 번을 연거푸 그렇게 호소했으나 그때마다 나는 그에게서 더 멀리 떨어지려 했다. 조금 있으려니까 목사님이 물건을 차에 싣기 위해 지하도에서 올라 오셨다.

 

그러자 목사님에게 다가간 그는 조금 전에 나에게 한 행동을 그대로 반복했다. 목사님은 조금의 거리낌없이 그의 눈에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었다. 목사님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주체할 수 없이 뜨거운 회개의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그동안 노숙자들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어서, 다루기가 힘든 사람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또 나는 여자이고, 그들은 험악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통솔할 수 없다고 단정했다. 나는 그들과 섞일 수 없다고 간격을 두고 있었던 것이다.

 

‘아! 저것이 바로 몇 년째 노숙자 사역을 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었구나. 진정으로 저들을 긍휼히 여기는 심정이 목사님에게 가득했구나. 저 모습이 나와 다른 점이야….’

 

그에게 뒷걸음치며 멀리 떨어지려 했던 나의 발걸음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그 사람을 도저히 쳐다볼 수 없었다.

 

 

 

그에게 뒷걸음치며 멀리떨어지려 했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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