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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신학적 논쟁의 주제들 - 7. 주일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by OTFreak 2020.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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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신학적 논쟁의 주제들 - 7. 주일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7. 주일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주일 예배 및 여러 종류의 예배에 모이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때, 주일 예배를 지키는 것에 대해, 다시 말해 주일성수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주일 성수란?


  주일성수란 글자 그대로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의 교회들은 엄격한 청교도 전통을 지닌 미국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아 예로부터 주일 성수를 대단히 강조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는 주일에 음식을 사 먹거나 공부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이런 주일 성수 개념이 상당히 약화되었습니다. 자녀가 주일에 공부하는 것을 장려하거나 심지어 학원에 가기 위해 예배에 빠지는 것을 용납하는 성도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공부해서 일단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이 정하신 주일 성수는 인간이 고안한 자유 개념에 의해 오늘날 무참히 짓밟히고 있습니다. 예배당에서 쉬는 동안 거리낌없이 스마트폰을 보고, 주변 식당이나 카페에서 당회나 소그룹 모임을 갖는 것에 아무런 부담도 느끼지 않습니다. 주일은 아예 쇼핑하는 날로 자리를 잡았을 정도입니다. 이제 주일은 성도들에게 더 이상 거룩한 날이 아닙니다. 주일 성수는 그저 주일 예배 출석 정도로 그 개념이 현저히 축소되었습니다.




(2) 주일을 거룩하게 지켜야 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성경에 나와 있나요?


  주일 성수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일이 무엇인지, 거룩하게 지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러자면 십계명 중 제4계명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주일 성수는 제4계명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안식년이나 희년과 같은 구약의 절기와 동일한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십계명은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보편적인 법이므로 그중 하나인 제4계명도 오늘날 성도들이 계속 지켜야 합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는 명령을 “살인하지 말라”나 “도둑질하지 말라”는 명령과 동일하게 존중해야 합니다. 주님의 부활과 성령의 오심으로 구약의 안식일은 신약의 주일로 바뀌었습니다. 주님의 오심과 성령의 오심이 시간에도 영향을 준 것이지요.




(3) 주일을 어떻게 해야 거룩하게 지킬 수 있을까요? 설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예배만 드려야 하는 건가요?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자기 일을 쉬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6일 동안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평소에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주일에 쉴 수 없으니까요. 교회 역시 성도들이 주일에 쉴 수 있도록 주일에 너무 많은 프로그램이나 모임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당장은 교회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도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어기는 것입니다.

  주일에 자기 일을 쉬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공적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가정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으나 성도가 주일에 정해진 장소에서 모이는 것은 주님이 명하신 일입니다. 그래야 하나님 나라가 계속 번성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하나님은 하루를 정하여 구별하도록 하셨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모든 성도가 주일뿐 아니라 매일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이지만, 그 일은 주님이 재림하신 후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예전에는 주일 성수 하면 “~하지 말라”는 데 지나치게 강조점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주일에는 예배나 종교 활동만 할 수 있었지요. 그러나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주일 성수를 그렇게 이해하지 않았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따르면(21장 8항) 주일이어도 불가피한 일, 예를 들어 가축에게 사료를 먹이는 일 등은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 신앙고백서는 주일에 자비 사역을 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쉽게 말해, 주일 예배 후 고아원 등을 방문하여 소외된 이웃을 돌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일은 어쩌면 오늘날 주일 성수에서 가장 등한시되는 부분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어렸을 때에는 그런 일조차 주일이 아닌 평일에 해야 한다고 잘못 배웠더랬지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일은 일하는 날로 바뀌었습니다. 성도들이 주일에 식당 가고, 쇼핑하고, 차에 기름을 채우면 채울수록 주일은 더욱더 일하는 날로 바뀔 것입니다. 누군가는 주일에 식당을 운영해야 하고, 가게를 열어야 하고, 주유소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일 성수는 우리뿐 아니라 우리 이웃(종이나 나그네)도 쉬게 만들 것을 요구합니다. 성도들이 먼저 주일 성수 명령을 잘 지킬 때, 사회 또한 점차 안식을 누리는 사회로 바뀌어 갈 것입니다.






출처 ------------------------------

이성호. (2018). 다짜고짜 질문으로 시작하는 성도생활백과: 교리편 (초판, pp. 194–198). 서울시 서초구 바우뫼로 156, 402호: 좋은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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