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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삶

Terminator와 Salvation

by OTFreak 2009.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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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minator와 Salvation

 

  성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의 구원자로 설명되고 있다(마 1:21). 그래서 예수는 물리적인 구원이 아니라, 영적이고 내면적이며 영원한 구원을 위해 이 땅에 오셨다.
  그러나 세상의 권세(사단의 세력)는 인간을 영원한 파멸로 이끌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하며, 이러한 가운데 세상의 권세에 패배하거나 타협하는 이들은 '야훼의 심판의 날'(욜 2:31~32, 계 4장 이하)에 엄중한 공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이 성경의 요지이다.



  "Terminator4 Salvation" 역시 어떻게 보면 성경과 비슷한 구도로 나아간다. 기계와 인간의 전쟁에서, 인간을 끝내려는 Terminator를 지속적으로 개량하여 보낸다. 또한 그에 맞서서 인류를 구원할 유일한(?) 희망인 "Salvation" 존 코너가 등장한다. 간단하게 보면 성경의 구도와 비슷하지만(매트릭스도 비슷한 구조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구원자에 대한 묘사에서 성경과는 매우 큰 차이점을 드러낸다. 오히려 성경을 교묘히 이용하여 좀더 폭넓은 공감대를 유도하려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먼저, 영화 속의 Salvation을 제거하면 인류에게는 미래가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Terminator는 3탄까지 지속적으로 과거로 보내졌다. 과거에서 미리 존 코너나 사라 코너(존 코너의 어머니)를 제거하려고 시도함으로써 미래의 존 코너의 존재를 없애려고 한다. 그 과정 가운데 주변의 도움을 주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심지어는 또 다른 종류의 Terminator를 보내어 존 코너를 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의 예수 그리스도는 결코 다른 인간의 존재로 인하여 생명을 부지받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분은 인간과는 전적으로 다른 존재로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오신 분이지 결코 인간에게 도움을 받음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분이 아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마커스의 심장을 존 코너가 이식 받음으로 생명을 다시 연장하게 되는 부분이 나오는데, 예수 그리스도에게는 이러한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영화에서 Salvation인 존 코너의 존재 자체가 Terminator에 비해 매우 허약하게 묘사가 되어 있다. 그는 총을 써도 Terminator에게 이길 수가 없다. 또한 Terminator 앞에서는 정말 쉽게 무너지고 있다. 결국 마커스의 도움으로 살아남게 되지만, 그 순간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Terminator4 Salvation"에서 진정한 Salvation은 누구일까? 존 코너? 마커스? 혼동이 된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분명하게도,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의 왕권과 하늘의 왕권을 가진 자로 묘사되고 있다. 그에게는 모든 권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다(마 26:53). 그는 가지고 있으나 목적을 위해 잠시 참으신 분이었다. 하지만 존 코너는 어떠한가? 그의 최선을 다하지만 결코 Terminator를 당해낼 수 없는 존재이다.


  마지막으로, 존 코너의 아버지가 될 카일 리스를 생각해 보자. 과연 그는 영화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가? 마커스와 존 코너에게서 도움을 받아 배우고 살아 남는 존재에 불과해 보인다. 물론 아직까지 더 성장하지 않았고, 마지막 장면에서 존 코너가 그에게 저항군의 상징인 옷을 주긴 하였지만, 과연 그는 존 코너의 아버지인데도 불구하고 존 코너와의 연령 차이를 보이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이다.
  카일 리스는 존 코너의 아버지이다. 그런데 2018년에서 존 코너는 카일 리스보다 나이도 많고 모든 면에서 월등한 차이가 난다. 그런데 2018년 속에서 존 코너는 카일 리스는 아들이다. 이것 참 복잡한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존 코너는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어린 카일 리스에게 아버지라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영화 한 편 보고 왠 비판이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그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보는 자가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바라보며 생각해야만 알 수가 있을 것이다. 그저 액션 영화 한 편 봤다고 생각만 해 버린다면,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제작한 작가와 감독의 노고를 치하하지 않는 행동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영화 속의 2018년이 실제 우리의 2018년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제 약 10년 정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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