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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정복에 관한 4가지 주장들

by OTFreak 2020.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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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정복에 관한 4가지 주장들


가나안 정복에 관한 4가지 주장들 - 출애굽과 가나안 정복 경로



1. 들어가며


가나안 정복에 대한 성경의 강조점은 분명합니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를 통하여 가나안 땅에 살고 있던 7족속들을 쫓아 내시고(일부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점령되거나 함께 거주하고) 약속하신 땅을 주셨다'입니다. 여호수아서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철저하게 가나안 땅을 정복한 것 같으나(수 11:6-20), 사사기를 보면 일시에 점령한 것이 아니라 다소 긴 시간 동안 가나안 땅을 서서히 점령해 나간 것으로 표현(삿 1:1-2:5)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성경 내적인 기록에서의 미묘한 차이들과 함께 고고학이 발달하면서 출애굽 사건이나 여리고 정복 사건 등의 연대를 어렴풋이 측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고고학적 연구를 통한 연대와 성경의 기사의 연대의 차이나 사건의 내용의 차이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차이들을 설명하기 위하여 학자들은 가나안 정복에 관한 4가지 주장들을 해 오고 있습니다.


가나안 정복에 관한 4가지 주장들



2. 가나안 정복에 관한 4가지 주장들


첫째, 가나안 땅을 정복하였다(Conquest Model)


이 주장을 한 대표적인 학자들은 올브라이트(William F. Albright)와 그의 계보를 잇는 존 브라이트(John Bright)입니다.

이들은 여호수아 1장부터 12장까지 기록된 가나안 정복 기사를 기초로 하여, 하나님께서 세우신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지휘하여 순식간에 가나안 땅을 정복하였다고 주장합니다. 신명기서와 여호수아서의 내용을 보면, 모세의 지도 아래에서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시내 광야를 거치고 요단 동편 땅을 지나오면서 모압 평야에서 가나안 땅 정복을 위한 최종 준비를 합니다. 그 사이에 지도자 모세가 죽고 여호수아가 뒤를 이어 이스라엘을 인도하게 되는데, 그 첫 사건이 요단강을 건너는 사건이었고 이어서 여리고 성을 정복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또 아이성을 정복하고 기브온과 화친을 맺은 후에 가나안 땅의 중부 지역을 점령하고 남부 지역을 점령한 후 북부 지역을 점령한 것으로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정복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각 지파들이 땅을 분배 받고 그 땅에서 정착하여 살게 됩니다.

이러한 성경의 내용들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하여, '가나안 정복'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고고학을 사용합니다. 특히 올브라이트는 열왕기상 6:1을 근거로 하여, 출애굽의 연도를 거꾸로 되짚었으며 주전 약 1,446년에 출애굽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솔로몬이 왕 위에 오른 때가 주전 970년이고, 성전 건축을 4년 후에 시작하였으므로, 주전 966년 + 출애굽 한지 480년 = 주전 1446년 이 됩니다).

하지만 1938년부터 1940년까지 넬슨 글루엑(Nelson Glueck)이 트랜스 요르단 지역을 조사하였고, 그 조사 결과 주전 13세기까지는 사람이 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발표를 함으로써, 정복 연대를 주전 13세기(주전 1,250년 경)으로 수정하게 됩니다.

이후에 이스라엘의 고고학자이자 부수상 출신의 이가엘 야딘(Yigael Yadin)이 1955년부터 1958년까지 텔 하솔을 발굴하였으며, 이 발굴을 통하여 주전 13세기 정도에 이스라엘 민족이 짧은 기간 내에 가나안 땅의 도시국가들을 파괴했다는 주장을 하면서, '가나안 땅 정복'이라는 성경의 기사에 뒷받침하게 됩니다.



둘째, 가나안 땅의 외부에서 이주하였다(Peaceful infiltration Model)


가나안 땅에서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초기 정착지를 보면, 그 이전의 청동기 시대에 사람들이 전혀 살지 않았거나 혹은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았던 도시국가들의 외곽 지역에 살았던 흔적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알트(Albrecht Alt)나 노트(Martin Noth)같은 학자들은,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전쟁을 통하여 정복한 것이 아니라, 이미 살고 있던 가나안 사람들의 도시 외곽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점차적으로 이주하여 살게 되었다라고 주장합니다.

이들 학자들은,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주는 매우 평화적이고 오랜 시간을 걸쳐 서서히 진행되었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므로 성경에 나오는 모세 오경과 가나안 정복에 관한 이야기(족장들의 이야기, 출애굽 이야기, 광야의 이야기, 정복과 관련된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알트의 경우에는, 이스라엘 민족은 목초지를 찾아 떠돌아 다니다가 남쪽의 광야 지대에서부터 중부의 고원 지대로 서서히 정착하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민족과 가나안 도시국가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고 결국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도시국가들을 정복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노트는, 이스라엘의 역사는 지파들 간의 동맹으로부터 시작하였는데, 이 지파들은 같은 민족이 아니라 여호와 신앙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들 역시 알트의 주장처럼, 목초지를 찾아 떠돌아 다니다가 가나안 땅에 정착하였다고 주장합니다.



셋째, 가나안 땅 내부의 농노로 일하던 이들이 반란을 일으켰다(Peasant revolt Model)


가나안에 이미 형성되어 있던 도시국가들은, 전사들과 관료들로 구성된 계급 조직사회였습니다. 이들 상위 계층들은 농민과 목자들로 구성된 일반 대중들에게 엄청난 세금을 거뒀으며, 이 과정에서 일반 백성들이 자신들의 모든 소유들을 빼앗기고 결국 소작농이나 농노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인류의 역사 가운데 세계 어느 곳에서나 동일하게 발생했던 현상들입니다.

바로 이러한 인간 사회의 역사적 과정을 기초로 하여, 조지 멘덴홀(George Mendenhall)이나 노르만 고트발트(Norman K. Gottwald)같은 학자들은, 가나안 땅의 농민들과 소작농으로 전락한 농노들이 지배층에 대하여 반란을 일으켰다라고 설명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농노들의 반란 운동을 통한 전쟁이 있었고, 지리적으로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지배 계층에 대하여 지리적으로 낮은 지대에 거주하던 농노들이 반란을 일으켜 평등한 사회를 추구하였다는 주장입니다. 

이 말은 곧 대다수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반란을 일으킨 가나안 땅의 농노 출신이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DNA 검사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과 가나안 백성들의 DNA가 매우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와 연결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관련된 글, "유대인들과 아랍인들은 가나안인들의 후손이다" 바로가기



넷째, 여러 민족들이 서서히 하나로 융합되어 가다(Gradual emergence model)


출애굽을 한 사람들은 장정만 60만명이라는 성경의 기사와는 달리, 실제로 약 2천명~3천명 정도가 출애굽하였으며, 이들이 긴 여정 끝에 가나안 땅에 도착하게 되었으며, 가나안 땅에 도착한 출애굽 경험을 한 무리들과 가나안 땅에 있던 기존의 가나안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살고 융합되면서 "이스라엘"이라는 큰 하나의 민족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서로 다른 출신의 민족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구심점은 '여호와 신앙'이었고, 혈연 공동체라기보다는 신앙 공동체가 이스라엘이라고 주장합니다. 현재 이스라엘 역시 혈연적으로는 다양한 피가 섞인 국가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대교라는 중심적인 신앙 아래 모두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로 모여 살며 공동체 의식을 가지는 것을 보면, 이 이론에 대한 현대적인 근거도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가나안 정복에 관한 4가지 주장들 - 텔 하솔 상부사진



3. 결론


학자들의 정복 전쟁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론이 더 우세한지 또 어떤 주장이 더 설득력 있는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신앙인들의 정복 전쟁은 이미 약 3,400여년 전에 끝이 났습니다. 바로 여호수아의 시대에 말입니다. 성경이 담고 있는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그의 위대하심, 그리고 자비로우심을 하나님께서는 이미 정복 전쟁을 통하여 충분히 이스라엘 백성들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성도들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하나님은 권능의 여호와이시며 세상은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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