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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삶

[오늘의 삶] 나의 공간에 대한 단상(斷想)

by OTFreak 2020.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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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을 한 이후로, 오전 9시가 되면 두 방이 폐쇄가 된다.

그로 인해, 

나도 모르게 당연시하게 여겼던 

내 집 안에서 

나의 움직임과 소리와 공간의 제약이 생겨나게 된다.



아들 녀석은 

방 입구에는 "출입금지"를 의미하는 "MY” 팻말을 걸어 둔다.

딸은 별 말 하지 않지만, 조용히 내가 문을 닫아 준다.


한 녀석은 학교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진행하고,

다른 녀석은 화면에 각자의 얼굴이 모두 나온 상태로 수업을 한다.

그러니

혹시라도 나의 목소리가 들리게 될까봐,

나로 인해 발생되는 소음 때문에  수업에 방해가 될까봐 

조마조마 하기도 하다.


그나마 나는 나은 편이다.

교회 3층으로 올라가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내는 꼼짝을 못하며 

두 녀석의 눈치 아닌 눈치를 보며 있어야만 한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자기만의 

육신의 공간과 심리적인 공간이 있어야 행복한 법이다.

그러나 그런 행복의 공간이 없어진 지금,

말은 하지 않아도 아내 역시 갑갑할 것이다.


나 역시 내 집에서 내 마음대로 못하니 답답하다.

행동의 제약이 있으니 불편하기도 하다. 

익숙하지 않은 상황인지라 적응도 아직 되지 않았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기만 하다.



오늘 아침에도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숨죽이며 방문을 닫는데,

그 순간 갑자기 마음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내 공간, 내 공간 하는데,

과연 나의 신앙에 있어서의 

육체적인 공간, 내 심리적 공간, 내 생각의 공간의 

주인은 누구일까?


내가 주인이 아니면서

내가 주인인양 자리를 차지하고 

원래 주인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괜히 눈치 보게 만들고  어색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사 43:1, 개역개정)


성경은 내가 하나님의 것이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구속하셨다고 말씀한다.

그러므로 내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간을 내가 빌려 쓰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성전과 우상이 어찌 일치가 되리요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성전이라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들 가운데 거하며 두루 행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

(고후 6:16, 개역개정)


하나님께로부터 빌려 쓰는 내 육신의 공간, 마음의 공간에

우상과 같은 내 것으로 가득 채워 둔다면,

그것이 세입자의 모습일까?


나는 하나님께 대하여는 

세입자일 뿐,

주인이 아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빌려쓰는 

공간과 시간과 인생을

내 것인양 착각하지 말고,

원래 주인이신 하나님의 필요에 맞게  사용하시도록

가만히 놓아 두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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