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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삶

아픔도 우선 순위가 있다.

by OTFreak 2019.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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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월요일. 정말 오랜만에 축구 모임에 나갔다.

  월요일은 쉬는 날이고, 마침 그 날에 축구 모임이 있음을 알았다. 대구 지역의 몇몇 목사님들께서 10여년 넘게 이어가고 있는 모임이었다. 귀한 모임에 합석할 기회가 생겨서 기쁨으로 갔었다.
  하지만 정말 오랜만이어서인지, 열심히 축구를 하고서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 다리가 후들, 허리가 뻐근하다. 런닝 머신 20여분 뛰는 것과는 정말 천지차이이다.

  암튼, 축구 후 아침 식사를 같이 하였다. 그런데 집에 오자마다 천장이 빙빙 돌고 땅이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것이 아닌가?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고 아내도 말하고, 뱃속도 매우 불편하였다.

  똑바로도 눕지 못하고 옆으로도 눕지 못한 채, 엎드려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한참은 지나고 정확히 기억도 안 나는데, 내 손가락에 이런 흔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

[ 왼쪽 엄지 손가락에 1개, 오른쪽 엄지 손가락에는 무려 3개의 흔적이 있다 ]

  어지럽고 뱃속이 불편한 고통이 우선이었던지, 아내가 손가락을 따는지도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따자하오" 하선생이신 아내의 실력 덕분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을 차리고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평소에 주사 바늘에 대한 공포가 있고 날카로운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었다. 손가락을 따는 것도 무서웠다. 하지만 내가 정신이 없고 아프다 보니, 작은 바늘의 공포는 느낄 수조차 없었다.

  그렇다! 

  아픔에도 우선 순위가 있다. 큰 아픔은 작은 아픔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죄도 이와 같다. 

  큰 죄로 인해 작은 죄는 죄로 느껴지지 않는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되는 것과 같다.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는 성경의 말씀이 더 깊이 다가오는 월요일이었다.

  거룩한 삶은, 작은 죄까지도 부끄러워하고 겸손하고도 깊은 회개를 이어 나가는 삶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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