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44:18-34 희생,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힘

본문은 유다의 헌신적인 태도로 인하여 가족 공동체의 깨어졌던 관계가 서서히 회복되어 가는 과정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아버지 야곱을 위한 유다의 간청은, 모든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희생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 찬송가 449장 예수 따라가며

▒ 성 경 창세기 44:18-34

▒ 제 목 희생,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힘

1. 세상 속에서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지 않으셨다면, 우리는 구원의 은혜를 누리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 분의 희생적인 사랑이 우리를 살렸으며,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과 같이 많은 세상의 의인들이 자기 생명을 버려가면서까지 다른 이들을 살렸다는 기사들을 보게 됩니다.

훈련 중에 자신을 희생하여 동료들을 살린 군인의 이야기나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어르신을 구하고 자신은 생명을 잃은 사람의 이야기들이 가끔 신문에 기사화 되곤 합니다. 이들이 희생하여 살린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지만, 그들의 희생은 신문 내용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게 됩니다.

이처럼 희생은 다른 이들의 생명을 살릴 뿐 아니라, 공동체를 회복시키고 다른 이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아름다운 일입니다.

2. 본문에서

(1) 유다의 희생

가나안으로 돌아가던 요셉의 형들과 베냐민은, 다시 요셉에게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베냐민의 자루에서 요셉의 잔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요셉이 일부로 꾸민 일이긴 하지만, 그런 사실을 모르는 형들은 두려움에 떨며 요셉의 앞으로 왔습니다.

요셉은 잔이 발견된 베냐민만 종이 될 것이라고 말하였고, 이러한 요셉의 말에 오늘 본문에서는 유다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정탐꾼으로 낙인이 찍혔다가 9명만 돌아갔을 때, 자신들의 자루에 곡식 값이 그대로 들어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요셉이 잔치까지 베풀어 주며 보냈는데, 과정은 어떠하든 결과적으로 베냐민의 자루에서 요셉의 은잔이 나왔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누구도 나설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유다는 용기 내어 요셉 앞에서 지금의 상황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2) 아버지를 생각하는 유다

유다가 이렇게 용기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아버지 야곱에 대한 깊은 효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본문에서 유다는 아버지를 여러 번 언급합니다. 아버지가 특별히 사랑하는 두 아들 중 하나는 오래 전에 잃어버렸고, 아버지 나이 107세에 얻은 막내는 아버지 생명과 같은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내 주께 아뢰되 우리에게 아버지가 있으니 노인이요 또 그가 노년에 얻은 아들 청년이 있으니 그의 형은 죽고 그의 어머니가 남긴 것은 그뿐이므로 그의 아버지가 그를 사랑하나이다 하였더니(창세기 44:20, 개역개정 성경)

베냐민은 가장 사랑하는 아내 라헬이 죽으면서 낳은 아들이니, 아버지 야곱에게 있어서 생명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 막내를 애굽 땅에서 데려가지 못하면 아버지의 생명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유다는 요셉에게 간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생명과 아이의 생명이 서로 하나로 묶여 있거늘 이제 내가 주의 종 우리 아버지에게 돌아갈 때에 아이가 우리와 함께 가지 아니하면 아버지가 아이의 없음을 보고 죽으리니 이같이 되면 종들이 주의 종 우리 아버지가 흰 머리로 슬퍼하며 스올로 내려가게 함이니이다(창세기 44:30-31, 개역개정 성경)

이와 같은 말들을 통하여, 만일 베냐민을 데려가지 못하면, 아버지 야곱에게 영원히 죄를 짓고 불효하게 될 것임을 거듭 강조함으로써, 요셉의 마음을 크게 감동시키게 됩니다. 유다는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효심을 자극하였고, 특히 타국 땅에 온 지 20년이 넘은 요셉에게는 아버지 야곱을 걱정하는 유다의 이 말들이 큰 감동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45장에 들어가면서 요셉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게 됩니다.

(3) 가족을 위한 유다의 희생

요셉에게 간청을 하였던 유다의 말들은, 지금의 상황에 대한 변명을 늘어 놓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과정으로 잔이 베냐민의 자루에 들어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요셉에게 용서를 구하고 자신이 베냐민의 벌을 대신 받겠다는 희생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제 주의 종으로 그 아이를 대신하여 머물러 있어 내 주의 종이 되게 하시고 그 아이는 그의 형제들과 함께 올려 보내소서(창세기 44:33, 개역개정 성경)

이전에 애굽으로 베냐민을 데리고 출발할 때 약속한 대로, 자신이 담보가 되는 희생을 통해 아버지를 살리고 가족을 구하려고 한 것입니다. 20여년 전, 요셉을 미디안 상인에게 팔 때에는 슬퍼하던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유다는(창 37장), 그 이후 창세기 38장에서 두 아들을 잃고 난 이후 아버지의 마음을 깊이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늙은 아버지의 마음을 다시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 자신이 모든 짐을 떠안은 것입니다.

(4) 누구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가

사람 사이에 생겨나는 갈등은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습니다. 베냐민이 종이 되어야 하는 가족의 위기 속에서 유다의 희생이 가족을 구원해 낼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가정의 문제도 누군가의 희생이 없이는 해결되지 못합니다.

희생이 없으면 해결도 없고 평화도 없습니다. 인간 사회의 얽히고 설킨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위대한 방법은 자기 희생입니다. 그리고 희생한 자에게는 가장 큰 축복이 주어지게 됩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한복음 15:13, 개역개정 성경)

우리가 속해 있는 공동체에 어떤 문제와 어려움들이 있습니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내가 희생하는 것이 아닐까요? 내가 어떻게 하면 우리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내가 더 기도하고 내가 더 수고하며 희생할 때,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습니다.

3. 나가면서

과거와는 달리 성숙한 모습으로 스스로의 희생을 자처하는 유다 덕분에 요셉의 마음은 감동을 받게 됩니다. 아버지를 향한 유다의 깊은 효심은, 그가 얼마나 희생적인 사람으로 바뀌었는가를 잘 보여 줍니다.

문제 해결은 내가 먼저 나서는 용기와 자신을 희생하려는 사랑에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나도 공동체의 위기와 문제를 만났을 때 도망가거나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유다와 같이 담대한 용기를 가지고 희생함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지금 우리의 위기는 나의 용기와 희생적 사랑으로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습니다. 내가 바로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길 바랍니다.

4. 기도

하나님, 베냐민이 종이될 상황과 아버지 야곱이 슬퍼할 것을 염려한 유다는 용기와 희생적 사랑으로 요셉에게 간청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오늘 내가 속한 가정이나 교회, 직장이나 지역 사회 속에도 여러 가지 종류의 문제와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누구 하나 해결하려 하지 않고 모른 척 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위해 내가 용기를 내고 희생하여 하나씩 해결해 나가게 도와 주옵소서. 내가 먼저 헌신적으로 문제들을 대할 때, 함께 할 동역자들을 붙여 주시고 내가 속한 공동체를 하나로 연합시킬 수 있도록 지혜와 성령의 감동도 주옵소서.

오늘 하루, 내가 주님의 도구로 쓰임 받기 원합니다. 나를 화해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5. 중보기도

유다와 같이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며 희생할 수 있는 사랑을 주옵소서.
지금의 코로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 교회가 먼저 새벽을 깨우며 기도하게 하소서. 우리가 회복의 마중물이 되게 하옵소서.
나라와 민족의 회복을 위해 기도합니다. 우리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와 문화가 복음 가운데 회복되게 하시며, 우리 민족이 복음으로 하나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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