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솔로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또 기도할 때 축복의 의미로 '솔로몬의 지혜'에 대해 언급할 때도 있습니다. 유대인의 전승에 의하면, 솔로몬은 동식물과도 대화할 정도로 지혜로웠다고 합니다.
이처럼 지혜의 왕이었던 솔로몬도, 그의 삶이 진행되면서 서서히 지혜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왜 이런 일이 그에게 일어났을까요?
오늘 내용은, 솔로몬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겪게 되는 어쩔 수 없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이가 들 수록 지혜로워진다는 말은 옛말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인생은 말년으로 향해 갈수록 더욱 지혜가 옅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인생의 황혼에 왜 이런 일이 생겨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인생의 황혼으로 가면서 더욱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목차
솔로몬, 약해져 가는 지혜
성경 읽기 • 왕상 1-11장: 잠 1-3장, 10-11장 아 1-8장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솔로몬
다윗과 밧세바 사이에서 태어난 솔로몬은 하나님에 의해 다윗의 뒤를 잇는 왕으로 선택받았습니다(왕상 1:39). 왕위에 오를 때 약관 20세에 지나지 않았지만, 통치 초기에 '지혜' 를 구한 그의 기도는 그를 구별된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솔로몬은 부와 성공과 권력을 구하는 대신 명철을 구하였습니다.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왕상 3:9)
하나님은 이 기도에 무척 만족해 하셨습니다. 이후 솔로몬은 이스라엘이 알고 있는 왕들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왕이 되었고,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부요하고 번창케 한 왕이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다윗의 통치 시절에 이미 넓은 영토를 갖게 되었는데, 솔로몬은 더 나아가 주변의 많은 나라들과 외교 관계를 맺음으로써 강한 군대를 유지했고, 주요 무역로를 장악하여 부를 축적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그 일대에서 가장 존경받는 통치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성전과 자신을 위해 사치스러운 왕궁과 예루살렘 성벽 등을 건축했으며, 주요 성읍들을 요새화했습니다. 무한한 재능을 가진 듯이 보이는 솔로몬은 탁월한 지성까지 갖추고 있어서, 각종 동식물의 목록을 작성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또한 그는 수많은 잠언과 노래를 짓기도 했습니다(4:32).
부유함과 타락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솔로몬의 온전한 마음과 그의 영적인 국가 지도력은 그가 다양한 건축 공사에 관여하고 또 부를 축적하면서 무수한 이방 여인들을 아내로 맞이한 탓으로 평판이 나빠지게 되면서 점점 시들어 가기 시작하게 됩니다. 솔로몬은 성공을 통한 정욕을 다스리지 못해 애초에 하나님을 향해 샘솟던 사랑은 이 땅의 여인들에 의해 흐지부지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솔로몬은 지혜로 유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의 축적과 생산성 및 외교 관계 등에 몰두하는 바람에 더 이상 마음과 영과 뜻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솔로몬은 거대한 건축 공사들을 마무리하기 위하여 세금을 올렸으며, 무수한 이스라엘 사람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병거들과 기병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라도 성읍들을 건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왕들이 금을 많이 모으거나 말과 병기를 늘려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신 17:16-17). 그는 정욕에 이끌려 수많은 이방 여인들과 결혼함으로써 하나님의 율법을 위반하고 말았습니다.
“너희는 그들과 서로 통혼하지 말며 그들도 너희와 서로 통혼하게 하지 말라 그들이 반드시 너희의 마음을 돌려 그들의 신들을 따르게 하리라”(왕상 11:2).
솔로몬의 권력욕은 마치 자신에게 하나님의 율법을 어길 자격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죄의 결과에 무감각해진 사람처럼 말입니다. 하나님은 솔로몬이 타락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그의 다음 세대에 벌을 내리겠다고 다짐하셨습니다(11:12). 솔로몬의 삶은 처음의 영화롭고 활기찬 모습을 잃은 채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인생이 헛되다고 말하다
그는 음울한 사람으로 변해 버렸으며, 마침내는 우리 인간이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하고, 그분의 계명들을 지켜야 하며,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참된 기쁨을 찾을 수 있다고 고백했습니다(전 2:26; 12:13). 솔로몬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그가 정욕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놓친 첫 번째 사람도 아니요, 맨 마지막 사림도 아닙니다.
초기 교회 지도자들은 이 정욕의 위험성을 확실히 깨달았기에 수세기 동안 그것의 영향력을 제한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들을 모색했습니다. 리처드 포스터(Richard Foster)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항상 '가난'과 '정절'과 '순종의 맹세들에 관심을 기울였다. 왜 하필이면 이 세 가지의 특별한 맹세들인가? ... 어느 날엔가 나는 이것들이 인생의 세 가지 커다란 윤리적인 쟁점들, 곧 '돈'과 '섹스'와 '권력' 등에 응답할만한 덕목들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들은 우리가 일생 동안 맞서 싸워야 할 중요한 주제들이다.”
'가난'은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이상의 어떤 것이며, '정절'은 결혼한 자들이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그리고 '순종'은 자체적으로 굴러가는 공동체 안에 사는 자들에게는 때때로 모호한 헌신으로 나타날 뿐입니다. 포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간단히 말해서 내 답은 이렇다. 돈 문제에 대한 답으로 우리는 단순하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하고, 성관계 문제에 대한 답으로는 정절을 지키며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권력 문제에 대한 답으로 우리는 섬기며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기 사랑인가, 하나님 사랑인가
다윗 통치의 절정기에 태어난 솔로몬은 확실히 단순성의 원리를 알지 못했습니다. 다윗은 한 번 정절에 어긋난 행동을 하여 밧세바와 결혼해야 했습니다. 한편 솔로몬은 무수한 이방 여인들과 결혼함으로써 많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솔로몬이 자기 백성을 위하여 행한 섬김은 남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세워 놓으신 이 세 가지 이상적인 생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살 때 우리 인생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보다는 결국 자기 사랑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솔로몬은 다윗이 소유한 정적인 하나님의 사랑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다윗과는 크게 다 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솔로몬은 자신이 공경하는 하나님을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전혀 취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솔로몬이 선택한 길, 곧 우리의 생활 문화를 보건대 우리도 가기 쉬운 그 길을 과연 일생 동안 피해 갈 수 있을까요? 우리는 순간순간 선택하며 살아갑니다. 이 선택들이 우리와 우리 주님 사이에 있는 관계의 깊이를 결정하게 됨을 잊지 마십시오.
포스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단순함과 정절과 섬김의 맹세들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항상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다. 그것들은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는 본을 보이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들이다. 그것은 우리가 영적인 삶의 깊이를 탐구하면서 세상 속에서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게 되는 출발점에 해당한다"(The Challenge of the Disciplined Life).
묵상 & 적용 1
성공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당신에게 있어서 이 세 영역, 곧 돈과 성과 권력 가운데 어느 것이 가장 분명하게 성공을 규정하합니까? 이 영역들 가운데 어떤 것이 당신에게 가장 큰 유혹으로 다가오고 있습니까?
묵상 & 적용 2
포스터는 권력에 대한 열망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선한 일을 즐기는 것만으로는 결코 만족해하지 않는다. 그렇다. 우리는 최고의 지위를 얻어야 만족한다. 소유해야 하고 모아야 하고 정복해야 한다. 권력과 관련된 죄는 피조된 존재로서의 본분을 넘어서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신들이 되고 싶어 한다".
권력에 대한 열망은 당신의 삶 가운데 어느 부분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진다고 생각하십니까?
묵상 & 적용 3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지혜와 부와 명예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 선물들을 주신 하나님보다는 그 선물들에 더 집착했습니다. 뛰어난 지혜를 소유하고도 잘못된 선택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에게 어떠한 선물을 주셨습니까? 당신에게 온갖 선물들을 주시는 하나님께 잠시 초점을 맞추되, 그분께 영광과 존귀와 찬양을 돌리도록 합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