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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공부

성경 번역, 그 역사와 다양한 역본들 - 3. 히브리어 구약성경 출판의 역사 ⓐ

by OTFreak 2020.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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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지금까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에 대한 개관을 해 보았습니다. 신구약 성경이 한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오늘 우리에게 왔음을 살펴보았고, 그 과정 속에서 변함없이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계심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히브리어 구약성경이 출판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양식으로써 읽혀지게 되는 과정과, 히브리어 구약성경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내용들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성경 번역, 그 역사와 다양한 역본들



       구약성경                                                                                                         

     

    성경 번역, 그 역사와 다양한 역본들 - 1. 구약성경

    목차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성경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러한 면에서, 성경을 읽지 않는다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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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약성경                                                                                                         

     

    성경 번역, 그 역사와 다양한 역본들 - 2. 신약성경

    목차    천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기록자들과 편집자들에게 하나님의 영을 부어 주심으로써 구약성경을 기록하게 하신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구원 사역을 우리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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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브리어 구약성경 출판의 역사                                                                          

       그동안 서구 사회에서는 필사본을 통하여 성경 사본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필사본을 만드는 수량의 한계와 필사하는 속도가 매우 느렸습니다. 또한 비용 역시 많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단점들이 극복된 사건이 바로 '인쇄술의 발전'이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불경을 많이 인쇄하여 널리 전하기 위하여 목판인쇄술이 개발되고 주후 751년에 신라에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찍어 냈습니다. 이후에 금속활자도 개발이 되어 '직시심체요절'이라는 불경을 금속활자로 찍어 내었습니다.

       이후 1450년에는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로 인쇄하는 방법을 개발하였고, 유럽에서도 출판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금속활자 인쇄술 덕분에, 히브리어 구약 성경도 주후 15세기 말~16세기 초에 인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히브리어 성경인 두 번째 랍비 성경

    두 번째 랍비 성경

       1488년에 이탈리아의 손치노라는 곳에서 히브리어 구약성경이 최초로 인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후에 네플, 브레스키아 등에서 이곳에 거주하던 유대인들이 계속해서 구약성경을 인쇄하였습니다.

       이후에 활발하게 구약성경 인쇄작업이 이루어졌는데, 그 대표적인 결과로는 1516년 베니스에서 다니엘 봄베르크가 출판한 '랍비 성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1524-1525년에 역시 베니스에서 '야콥 벤 하임 이븐 아도니아'가 '두 번째 랍비 성경'을 출판하였는데, 이 히브리어 구약성경이 20세기 초까지 가장 대표적인 히브리어 구약 성경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랍비 성경'은 마소라 주기와 본문 비평 장치까지 기록하였지만, 초창기 사본이 아닌 후대에 필사된 사본을 주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원본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성경은, 각 페이지마다 히브리어 본문과 아람어로 쓰인 타르굼이 대조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그 좌우 여백에는 라쉬와 이븐 에즈라의 주석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영국 성서공회의 히브리어 구약 성경

       영국의 성서공회에서는 1866년에 할레비 레터리스가 편집한 '레터리스 히브리어 구약성경'을 출판하였습니다. 이 성경은 '두 번째 랍비 성경'의 본문을 기초로 하여 출판된 성경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30여 년 후인 1894년에는 다비드 긴즈버그가 편집한 '긴즈버그 구약성경'이 영국 성서공회에 의해 출판되었습니다. 이 성경도 마찬가지로 '두 번째 랍비 성경'을 기초로 편집되었으며 이후에 두 차례 교정을 하였습니다. 1908년과 1926년에 일부 개정된 긴즈버그 구약성경 교정본은 한글 성경의 '구역'과 '개역' 성경들의 구약 히브리어 참고본으로 활용되었습니다. 

     

    키텔이 편집한 히브리어 성경

    키텔 히브리어 성경

       영국 성서공회의 활발한 히브리어 구약성경 출판과 함께 루돌프 키텔이 편집한 '히브리어 성경'(Biblia Hebraica)가 1909년에 출판되었습니다. 이 성경 역시 '두 번째 랍비 성경'을 본문으로 삼아 편집하였습니다.

     

    베하에스(BHS) 히브리어 구약성경

    BHS(베하에스) 히브리어 성경

       키텔의 구약성경 이후, 알트(Albrecht Alt)와 아이스펠트(Otto Eissfeldt)는 티베리아스의 마소라 텍스트인 레닌그라드 사본에 비평 주석을 추가하여 일명 '베하에스'(BHS, Biblia Hebraica Stuttgartensia)를 편집하여 출판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성경은 앞서 출판한 키텔의 '히브리어 성경'의 제4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성경학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며, 대부분의 구약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흔히들 1권씩 소장하고 있는 구약성경이 바로 이 성경입니다. 또한 각 민족 언어로 번역된 구약성경의 원문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의 히브리어 성경 중에 가장 정확하다고 기독교인들과 유대교인들 모두가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 성서공회는 현재 4판인 베하에스 다음으로 쿰란 사본들을 추가하여 '비블리아 헤브라이카 퀸타' 전 20권을 편집 중이며, 2004년부터 편집이 완료된 책들은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히브리대학교 구약성경

       서구권에서 히브리어 구약성경을 활발하게 편집하고 출판하는데 자극을 받아, 히브리어 성경을 쓰는 이스라엘의 히브리대학에서도 독자적인 히브리어 성경을 편집하고 있습니다. 1965년부터 지금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명 '히브리대학교 구약성경'(Hebrew University Bible)이 그것입니다. 이 성경은 레닌그라드 사본을 기초로 선택한 베하에스와는 달리 알레포 사본과 관련된 마소라 텍스트를 예언서 부분에 포함하여 편집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히브리어 구약성경                                                             

       흔히 구약성경은 히브리어로 기록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구약성경은 히브리어로 기록되었지만, 시대에 따라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언어로 번역되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유대인들이 세계 각지에 퍼져 있었다는 의미와 함께, 어디에서든 구약성경을 읽으려고 노력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헬라어나 아람어, 라틴어 등으로도 번역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각 언어로 번역된 히브리어 구약성경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타르굼 옹켈로스, 히브리어와 아람어가 혼용되어 쓰여져 있다.

    타르굼 - 아람어

       주전 586년, 바벨론의 네부카드네자르에 의하여 예루살렘이 점령되고 유대인들은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 가거나 세계 각지로 흩어지게 됩니다. 이 당시의 통용어는 예수님 시대까지 사용되었던 아람어였습니다. 히브리어와 아람어는 형제 언어라 할 수 있으며 유사한 언어였습니다. 포로기 이후에 히브리어 구약성경을 아람어만을 아는 후대에게 설명하고 가르칠 필요가 생겨났고, 결국 아람어로 구약성경을 번역하기에 이릅니다. 

       아람어로 번역된 구약성경을 '타르굼'(תרגום)이라고 부릅니다. 히브리어로 '타르굼'이란 '번역'(translation)이란 뜻이니, 번역 성경의 이름으로도 아주 직관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타르굼만의 특징이 있다면, 하나의 일관성을 가지고 차례대로 아람어로 번역한 성경이 아니라, 그때 그 때 필요에 따라 필요한 부분만을 번역한 아람어 성경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통일된 구약성경 번역본이 아니라, '아람어 번역본들'(타르구밈, תרגומים)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하다고 봅니다.

     

    헬라어로 쓰여진 구약성경인 '칠십인역 구약성경'

    칠십인역 구약성경 - 헬라어

       앗수르와 바벨론을 이어, 주전 4세기경에는 알렉산더 대왕이 지중해 주변을 비롯한 넓은 지역을 점령하여 대제국을 형성하게 됩니다. 군사적으로 지리적으로 하나의 헬라 제국을 건설함과 동시에, 알렉산더의 정복전쟁은 곳곳에 헬라 문화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헬라 문화가 각 나라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중심점 역할을 하였고, 유대인들 역시 헬라 문화에 젖어들게 됩니다. 전승에 의하면, '유대인들이 히브리어로 말하지 않고 헬라어로 말하여, 자녀들 중에는 히브리어를 못하는 자녀들도 많았다'라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였습니다. 왜냐하면, 유대인들은 전쟁의 패배와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심판의 결과로, 디아스포라 즉 세계 각지에 흩어져 유대인 공동체를 형성하며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흩어져 생활하는 그곳 언어와 풍습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며 살다 보니, 히브리어와 성경을 서서히 잊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위기감을 느낀 유대인들 중에 일부는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와 언어,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성경을 지켜 나갈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필요에 의하여, 당시 가장 큰 디아스포라가 형성되어 있던 알렉산드리아의 유대인들은 구약 성경을 헬라어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는 여러 전승들이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는 주전 3세기부터 시작하여 주전 4세기경까지 계속해서 번역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세오경인 토라(תורה)가 제일 먼저 헬라어로 번역되었고, 그다음에 예언서인 느비임(נביאים)과 성문서인 크투빔(כתובים)이 모두 헬라어로 번역이 되었습니다. 이로써 약 100여 년의 기간 동안 히브리어 구약 성경을 당대의 통용어인 헬라어로 번역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헬라어 구약성경인 칠십인경 구약성경이 번역됨으로써, 디아스포라 유대인들뿐 아니라 헬라세계 역시 구약성경을 접하게 되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껏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성경은 유대인들 중의 일부에게만 허용된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통용어인 헬라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구약성경을 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 헬라 제국의 몰락과 함께 칠십인경 구약성경의 중요성도 많이 줄어 동방정교회에서만 사용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구약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칠십인경 구약성경은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는 성경임이 분명합니다.

     

    구약성경의 사마리아 오경 - 사마리아 문자로 쓰여져 있다.

    사마리아 오경 - 사마리아 문자

       1947년부터 발견되기 시작했던 쿰란 사본들 가운데에는, 사마리아인들에게 중요한 '사마리아 오경'의 기초가 되는 것으로 평가되는 사본들(pre-Samaritan Texts)이 발견되었습니다. 사마리아 오경의 원형에 가까운 이 문서들은 이후 '사마리아 오경'(תורה שומרינית)으로 알려진 문서와도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학자들은 쿰란에서 발견된 사마리아 오경의 원형 본에 일정한 수정을 하여 사마리아 오경을 완성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마리아 오경의 특징이라 한다면, 먼저 쓰인 언어가 사마리아 문자로 기록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의 마소라 텍스트를 기초로 하여, 예루살렘이 아닌 사마리아를 중심으로 만들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수정한 부분들이 보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수정 부분은, 예수님과 수가 성의 한 여인과의 대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으로 알려진 이 여인은 예수님께 누가복음 4:20에서 이렇게 질문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는데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 하더이다(눅 4:20, 개역개정 성경)

       '이 산'이 바로 사마리아 산이며, 사마리아인들은 예루살렘이 아니라 사마리아 산이 예배의 중심지라는 사마리아 오경을 믿고 있었음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어서 다른 언어로 된 번역본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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