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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공부

성경 번역, 그 역사와 다양한 역본들 - 1. 구약성경

by OTFreak 2020.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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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성경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러한 면에서, 성경을 읽지 않는다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하루에 1구절이라도 성경을 읽어 가려고 노력하고, 어떤 이들은 말씀묵상집을 구입하여 매일 착실하게 성경을 읽고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저 역시 매일성경을 매일 묵상하고 또 새벽기도회에는 묵상한 그 내용으로 설교 말씀을 전합니다. 그러다보니, 말씀 묵상이 매일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새벽기도회 후에 제일 먼저 하는 일도 내일의 묵상 본문을 살펴 보는 것이 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떨어질 수 없이 매일 읽고 묵상하는 성경은 어떻게 지금의 우리 손에까지 오게 된 것일까요? 흔히 구약 성경은 히브리어로, 신약 성경은 헬라어(그리스어)로 기록이 되었었는데, 지금 우리가 보고 읽는 성경은 한글성경입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히브리어 성경이 한글 성경으로, 또 헬라어 성경이 한글 성경으로 우리 손에까지 오게 된 것일까요?

       또 한글 성경에도 개역성경, 개역개정성경, 공동번역, 새번역성경, 쉬운성경, 우리말성경 등등의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이 종류에 대해서 궁금해 하신 적 있으신가요?

    배경 사진은 알레포 사본(Codex Aleppo)

     

    성경 번역, 그 역사와 다양한 역본들

         이제부터 한글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쓰인 성경이 오늘 우리의 손에 들어와 읽혀지기까지의 번역의 역사 과정을 살펴보고, 그 과정 속에서 생겨난 여러 번역본의 종류들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성경에는 "다양한 사본"들이 존재한다.

         성경 번역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서 먼저 우리가 생각해야만 하는 사실은, 한글 성경을 있게 한 성경들에도 다양한 사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사본이란, 원본을 배껴 쓴 것을 말합니다. 문제는 사본이 생겨나는 과정을 통하여, 조금씩 그 내용이 달라지는 경우들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게임 중에, 네 명이 서로 마주보지 않고 귀에는 큰 소리의 음악이 나오는 헤드폰을 쓰고서 서 있는 게임이 있었습니다. 첫번째 사람에게 행동이나 흉내를 내어 키워드를 설명하고 나면, 첫번째 사람이 두번째 사람에게 자신이 이해한 키워드를 행동이나 흉내를 통해 전달하고, 마지막 사람이 키워드가 무엇인지 맞추는 게임인데, 생각보다 이 게임에서 처음의 키워드를 맞추는 일이 어려웠음을 본 적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거치다보면 원래의 내용이 바뀌고, 전달하는 사람의 생각과 논리가 포함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의도적이지 않았다 할지라도 은연 중에 생겨나는 오류입니다. 상경 사본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는 사본들의 오류로 인하여, 처음의 원본과는 다른 내용이 탄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원본에 가장 가까운 내용을 가진 사본을 찾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록된 연대가 길고 오래된 구약성경이 원본에 가까운 사본을 찾는 일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사본들이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구약성경과 그 사본들

         학자들에 따라 다른 주장을 하지만 천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록되고 편집되어 온 구약성경은 그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사본들이 존재합니다.

       

      파피루스에 쓰여진 사본들

         파피루스는 주로 이집트에서 종이 대용으로 사용하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집트 지역에서는 파피루스에 구약 성경을 기록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파피루스 사본 이전에는 양가죽이나 양피지에 쓴 사본도 일부 존재하긴 했지만, 구약성경을 기록하기 위하여 양피지나 양가죽을 가공하는 일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수정하기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파피루스는 제조하기도 편했고 이집트에서는 대량으로 생산까지 가능했기에, 구약성경을 기록하기에는 최적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피루스에 쓰여진 구약성경 사본은 수백 개나 되며, 시기적으로도 칠십인경이 만들어지던 때부터 주후 600 년대의 것도 발견됩니다.

         수백 개의 파피루스 사본들 중에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사본은, 1902년 이집트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체스터 비티 파피루스'(Chester Beatty Papyri)입니다. 이 파피루스 사본은 주후 100년대에서 300년대 사이로 추정하고 있으며, 다양한 신약 성경의 단편들과 구약의 9권의 단편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9개의 구약 단편들은, 창세기와 민수기, 신명기, 이사야와 예레미야, 에스겔과 다니엘, 에스더 그리고 전도서 등입니다. 전체가 아니라 각 책들의 일부분이 단편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체스터 비티 파피루스는, 쿰란사본 혹은 사해사본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가장 오래된 구약본문이 담긴 자료로 평가 되었습니다.

      창세기 21:5-17, 21:17-30 파피루스 사본. 히브리어가 아니라 헬라어로 기록되어 있다.

       

      쿰란사본(사해사본)

         오늘날 이스라엘의 사해 서편에는 쿰란이라는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이 곳에는 흔히 말하는 쿰란사본(사해사본)이 발견된 11개의 동굴들 중 제4번 동굴과 쿰란공동체가 살았던 유적들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쿰란사본은 1946년 11월에 베두인 목동에 의해 처음 발견이 되었으며, 그 이후 고고학자인 수케닉(Sukenkk)이 그 사본을 구입하였습니다. 그 이후 계속적인 발굴과정을 통하여 11개의 동굴들이 발견되었고, 이 동굴들에서 앙피지 두루마리에 싸인 구약성경의 사본들과 쿰란공동체의 규율 등이 적인 양피지들과 성전문서 등이 발견되었습니다.

         학자들이 탄소측정법과 글씨체 분석 등을 통하여 쿰란사본이 주전 2세기부터 주후 1세기 사이에 기록되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특히 이사야서는 최대 주전 335년 경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쿰란사본은, 성서히브리어와 쿰란공동체만의 독특한 히브리어, 그리고 미쉬나 히브리어 등으로 기록되었으며, 일부 문서들은 아람어와 코이네 헬라어(일종의 표준어 개념으로, 공식적인 용도와 기록용으로 사용된 헬라어)로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쿰란사본에는 구약성경 중 유일하게 '에스더서'만 기록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의 여러 추측 가운데 하나는, 에스더서에는 '하나님' 혹은 '여호와'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매우 엄격하고 금욕주의적인 유대교공동체였던 쿰란공동체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존재하는 구약성경의 여러 사본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사본으로 생각해 볼 수 있으며, 히브리어 마소라 텍스트보다도 천년이나 앞선 사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천여년 전의 히브리어와 구약성경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구약 본문이 확정되기 이전의 본문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에, 구약성경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매우 큰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국립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쿰란사본 중 "이사야서"



      마소라 텍스트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구약성경의 기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본입니다. 마소라 텍스트의 가장 오래된 것은 주후 895년에 모쉐 벤 아쉐르(Moses ben Asher)가 기록한 '카이로 예언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후에 '페테르스부르크 예언서'와 가장 유명한 마소라 텍스트는 '알레포 코덱스'(Aleppo Codex) 등이 마소라 텍스트에 포함이 됩니다.

         '마소라'(מסורה, Masorah)라는 말 자체는 "엄격한 전통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아마도 히브리어 구약 본문을 정확하게 발음하고 읽는 것을 위한 학자들의 모임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구약성경을 완벽하게 보존하기 위하여 철저한 준비를 하여 히브리어 자음으로 쓰여진 구약성경의 표준인 마소라 텍스트를 기록하였습니다. 

         문제는, 이 마소라 텍스트가 히브리어 자음만으로 쓰여져 있다는 것입니다. 원래부터 히브리어에는 모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가면서, 마소라 텍스트를 읽는 발음 등의 변화를 우려하여 티베리아스의 마소라 학자인 벤 아쉐르와 그의 집안이 모음부호를 삽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마소라 텍스트는 '카이로 사본'(codex Cairensis)와 '알레포 사본'(Codex Aleppo) 그리고 레닌그라드 사본(Codex Leningradensis)으로 크게 구분을 합니다. 이 세 개의 사본들 중에는, 카이로 사본이 가장 오래되었을 것으로 추정을 하며, 세 사본들 모두 벤 아쉐르 가문이 수정을 하거나 편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사본들을 기초로 하여, 1906년에는 루돌프 키텔(Rudolf Kittel)이 벤 하임(Ben Chayyim)의 랍비 성경을 기초로 하여 히브리어 구약성경의 본문에 비평 장치를 달게 됩니다. 이 성경이 키텔의 이름을 붙여서 출판된 BHK(Biblica Hebraica Kittel)입니다.

         그 이후에 1937년에 레닌그라드 사본을 기초로 하여 한권의 히브리어 구약성경을 출판하게 됩니다. 이 구약성경이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되는 히브리어 구약성경인 '베하에스'(BHS, Biblica Hebraica Stuttgartensia)입니다. 목회자라면 책장에 한 권씩은 꽂혀 있는 히브리어 구약성경일 것입니다.

      레닌그라드 사본. 히브리어 모음이 찍혀 있음을 볼 수 있다.

       

      그 외의 사본들

         위에서 언급한 중요한 구약성경 사본들 외에도 많은 사본들이 존재합니다. 영국박물관 사본이나 카이로 예언서, 로이클리아나 사본이나 리스본 사본 등이 있습니다.

       

      나가면서

         지금까지 구약성경 사본들 중에 중요한 몇 가지만 살펴보았습니다. 구약성경은 한 순간에 쓰여진 것이 아니라 긴 세월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거쳐서 완성된 것입니다. 그렇다고해서, 구약성경이 문학의 창작물로 분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위대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조금 더 정확하게 기록하고자 했던 많은 학자들과 성경을 사랑했던 믿음의 선배들의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다는 의미입니다. 여전히 구약성경의 중심에 흐르는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사랑, 그리고 심판하심은 구약성경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며 결코 바꿀 수 없는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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