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17장 1절-15절, 당신의 집, 하나님의 집 - 매일성경 큐티 10분 새벽설교
다윗은 하나님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히려 다윗을 위하여 영원한 집 즉 왕조를 세우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인 역대상 17:1-15의 말씀은 인간의 열심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은혜, 진정한 성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의 집'이 아닌 '하나님의 집'으로 세워지는 과정에 대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역대상 17장 1절-15절, 당신의 집, 하나님의 집
1. 열심이 너무 앞서갈 때
제가 아는 한 청년이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여자친구 첫 생일에 감동을 주고 싶어서 몇 주 동안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했답니다. 최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명품 가방을 준비하고, 친구들을 총동원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생일날, 여자친구는 조용히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습니다. 청년의 엄청난 계획은 오히려 부담이 되었던 것입니다. 선한 의도였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열심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의 다윗 왕이 딱 그랬습니다. 하나님을 너무 사랑해서, 최고의 집을 지어드리고 싶었던 그의 마음이 너무 앞서 버린 것입니다.
2. 다윗의 마음속 결핍과 문제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한껏 안정되고 번영을 누리는 다윗 왕을 만납니다. 그는 전쟁에서 승리했고, 나라는 평안하며, 자신은 백향목으로 지은 웅장한 궁궐에 거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그 순간, 다윗의 마음에 한 가지 불편함이 찾아옵니다.
다윗이 그의 궁전에 거주할 때에 다윗이 선지자 나단에게 이르되 나는 백향목 궁에 거주하거늘 여호와의 언약궤는 휘장 아래에 있도다 (역대상 17:1)
이것이 바로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다윗의 마음속에는 깊은 결핍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불균형'에서 오는 영적인 고통이었습니다. 자신은 이렇게 호화로운 집에 사는데, 온 우주의 왕이신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언약궤는 초라한 천막에 있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과 감정은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사랑과 경외심에서 비롯된 마음이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최고의 것을 드리고 싶었고, 자신의 안락함이 오히려 죄송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선지자 나단에게 하나님의 집, 즉 성전을 짓고 싶다는 위대한 계획을 털어놓습니다. 이 계획은 누가 봐도 칭찬받아 마땅한, 위대한 믿음의 표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거룩한 열심 속에는 인간적인 관점이라는 미세한 문제가 숨어 있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을 자신이 만든 ‘집’이라는 공간에 모시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자신의 기준으로, 자신의 능력으로 높이려 했던 것입니다.
3. 오늘, 우리 안의 성전 건축 프로젝트
다윗의 이야기는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과 놀랍도록 닮아있습니다. 우리 역시 신앙생활을 하면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건축'하려는 열망에 사로잡힐 때가 많습니다. 더 큰 교회 건물, 더 많은 성도 수, 더 화려하고 성공적인 사역의 결과물들을 하나님을 위한 '성전'이라 생각하며 열심을 냅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봉사하고 헌금하고 전도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거야." "우리 교회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부흥을 이루어야 해." 이러한 생각들은 다윗처럼 선한 동기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윗과 같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성공과 거대한 규모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나의 헌신과 노력, 나의 성공 스토리가 곧 하나님의 일이라고 동일시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쉽게 지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낙심합니다. 내가 계획한 '성전 건축'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마치 하나님이 나를 버리신 것처럼 좌절감에 빠집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그 '성전'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증명하고,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기를 바라는 무의식적인 욕망에 이끌릴 때가 많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신앙의 결핍이며 고통입니다.
4. "내가 너를 위하여 집을 세우리라"
다윗의 위대한 계획을 들은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나단을 통해 전혀 예상치 못한 말씀을 주십니다. 그것은 'NO'였습니다. "너는 내가 거할 집을 건축하지 말라"(4절). 하지만 하나님의 거절은 단순히 거절의 의미를 담은 반대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응답은 비교할 수 없이 더 크고 놀라운 계획, 즉 하나님의 은혜를 드러내는 반전의 시작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전에 내가 사사에게 명령하여 내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때와 같지 아니하게 하고 또 네 모든 대적으로 네게 복종하게 하리라 또 네게 이르노니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한 왕조를 세울지라 (역대상 17:10)
하나님은 사람이 만든 어떤 건물에도 갇히실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다윗의 계획을 뒤집어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집을 세우고"라고 말입니다. 인간 다윗이 하나님을 위해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인간 다윗을 위해 집을 세우시겠다는 것입니다. 이 ‘집’은 건물이 아니라, 영원히 견고할 다윗의 가문과 왕조, 즉 ‘다윗 언약’을 의미합니다.
다윗의 열심과 노력을 받으시는 대신, 하나님은 일방적인 은혜와 축복을 부어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식을 발견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행위나 업적을 필요로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연약함과 한계를 뛰어넘어,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능력으로 당신의 뜻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5. 진정한 성전이신 예수 그리스도
그런데,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약속하신 영원한 집, 영원한 왕국의 약속은 누구를 통해 성취되었습니까? 바로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자신이 바로 참된 성전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요 2:19). 예수님은 돌과 나무로 지은 건물 성전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가리켜 말씀하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심으로, 예수님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막힌 담을 허시고 우리 자신이 하나님을 만나는 거룩한 성전이 되게 하셨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을 위한 물리적인 집을 짓고 싶어 했지만, 하나님은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집, 즉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 교회의 머릿돌이 되시며, 주춧돌이 되십니다. 다윗의 열심은 ‘하나님을 위한 나의 집’에 머물렀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집’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났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모든 신앙의 행위와 열심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야 합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기 때문입니다.
6. 이제는 우리가 하나님의 집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혹시 다윗처럼 하나님을 위해 무언가 위대한 일을 계획하고 계십니까? 혹은 나의 부족함 때문에, 내가 드리는 것이 너무 초라해서 낙심하고 계십니까? 오늘 하나님은 우리에게 동일하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나를 위해 집을 짓지 않아도 된다. 내가 너를 나의 집으로 삼을 것이다."
하나님의 권능은 우리가 쌓아 올린 성공의 탑 위에서가 아니라, 우리의 연약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할 때 가장 능력있게 나타납니다. 이제 우리의 자세는 바뀌어야 합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건축하려는 시도를 멈추고, 감사함으로 이미 우리를 자신의 집으로 삼아주신 하나님의 은혜 안에 거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집을 짓는 건축가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라는 반석 위에 세워져 가는 ‘살아있는 돌’(벧전 2:5)입니다. 우리의 삶의 목적은 내 이름으로 된 멋진 건물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님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거룩한 성전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나의 열심이 아닌 하나님의 열심이, 나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약속이 우리를 통해 이루어질 것을 믿고 평안과 감격으로 주님을 섬기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7. 함께 하는 기도
사랑의 하나님, 나의 열심으로 하나님의 집을 지으려 했던 교만을 용서하소서. 이제는 주님이 나를 위해 예비하신 영원한 집,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하게 하소서. 나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를 신뢰하며, 성령 안에서 살아있는 성전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를 통해 주님의 영광만 드러나길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