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9장 1절-34절, 족보 속에서 찾는 신앙 정체성 - 매일성경 큐티 10분 새벽설교
이스라엘의 족보 속에 담긴 영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이 오늘의 매일성경 큐티 본문인 역대상 9:1-34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믿음의 연속성이 족보에 담겨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소속감과 내일에 대한 소망을 붙드는 삶을 족보에서 찾을 수 있음을 설교문을 통하여 제시합니다.
역대상 9장 1절-34절, 족보 속에서 찾는 신앙 정체성
서론
여러분들은 혹시 오래된 가족 앨범을 보거나, 할아버지 할머니께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아, 내가 이런 이야기의 한 부분이구나' 하고 느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의 어린 시절부터 오늘날까지의 모습들을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아이들과 함께 지내 왔던 일들을 떠올리고 사건들을 생각하며 추억에 잠기곤 합니다. 집안의 족보나 과거의 사진들을 통해서도 그 속에서 지금의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왠지 모를 든든함도 느끼곤 합니다.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아는 것은 생각보다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줍니다.
본론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역대상 9장은 어쩌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본문입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기 때문이죠. 1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온 이스라엘이 그 계보대로 계수되어 그들은 이스라엘 왕조실록에 기록되니라 유다가 범죄함으로 말미암아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갔더니 (역대상 9:1)
이 명단 속에는 당시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바벨론 포로 생활에서 막 돌아온 직후였습니다. 모든 것이 파괴되고, 공동체는 흩어졌으며, 미래는 불투명했습니다. 마치 큰 폭풍을 만난 배처럼, 그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했습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께서는 이 "족보"를 다시 기록하게 하십니다.
1. 정체성 선언문인 족보
이것은 단순한 이름 목록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정체성 선언문"과 같았습니다.
첫째로, 이 족보는 그들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후손이며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아무리 힘든 시간을 통과했어도, 그들의 뿌리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너희는 우연히 존재하는 자들이 아니다. 너희는 하나님의 위대한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과 같았습니다.
둘째로, "다 종족의 가문의 우두머리들"이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족보는 흩어졌던 공동체를 다시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습니다. 각 가문의 정통성을 인정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다시금 질서 있고 통합된 신앙 공동체를 세우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었죠. 분열과 혼란을 넘어 '우리'라는 의식을 회복시키는 작업이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심지어 혈통적으로는 이방인이었던 "느디님 사람들"까지 이 명단에 포함되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들의 공동체는 단순히 피로 맺어진 것을 넘어, 하나님을 향한 "신앙"으로 결속된, 더욱 포용적이고 넓은 공동체를 지향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중요한 것은 혈통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헌신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이 족보 기록은 과거의 신실하신 하나님, 현재의 혼란 속에서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 그리고 미래를 향한 희망을 약속하시는 하나님을 연결하는 "신앙의 다리"였습니다. 그들에게 이 족보는 살아있는 유산이었고,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의 반석이었습니다.
2. 우리의 영적인 정체성
그렇다면 이 오래된 족보 이야기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 중 대부분은 역대상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물리적인 족보를 통해 아브라함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도 영광스러운 "영적 족보"가 있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아브라함의 영적 후손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세상은 여러분에게 수많은 이름표를 붙이려고 할 겁니다. 직업, 재산, 외모, 능력... 하지만 그것들은 변하고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여러분의 진짜 정체성은 "나는 하나님의 자녀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로 값 주고 산 존재다. 나는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다!"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흔들리지 않는 영적 족보입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여러분이 삶의 문제 앞에서 낙심될 때,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 미래가 캄캄하게 보일 때, 이 영적 족보를 펼쳐보는 겁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야. 나에게는 나를 사랑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늘 아버지가 계셔. 그리고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걸어간 그 길 위에 나도 서 있어!" 이 사실이 얼마나 큰 위로와 용기를 주는지 모릅니다.
여러분이 느끼는 혼란, 불안감, 정체성의 위기 앞에서, 오늘 이 말씀이 여러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새겨지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위대한 이야기의 소중한 한 부분입니다.
결론
성도 여러분! 우리 교회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배경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 한 몸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영적 족보를 확인시켜 주고, 서로의 존재를 격려하며 함께 이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공동체입니다. 우리가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고, 섬길 때, 우리는 이 위대한 신앙의 유산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과거 믿음의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우리도 다음 세대에게 이 아름다운 믿음의 이야기를 물려줄 책임이 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여러분 각자의 삶 속에 하나님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발견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이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위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 내려갈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우리의 신앙 정체성은 결코 희미해지거나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영원하신 하나님께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견고한 반석 위에 서서, 담대하게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함께 하는 기도
신실하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본문의 족보를 통하여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려 했던 것처럼, 우리 역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하여 나의 영적인 정체성을 확인하고 깨닫게 하소서.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절대적인 신앙이, 오늘 나에게도 이어지며 우리의 자손들에게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복을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